'방출 3번' 10년 만에 고향팀 온 한화 포수 김종민

서산=심혜진 기자 / 입력 : 2019.01.2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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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사진=한화 이글스

돌고 돌아 고향팀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세 팀에서 모두 방출 설움을 겪었고, 독립구단도 거쳤다. 트레이드도 한 차례 있었다. 한화 포수 김종민(33) 이야기다.

대전고-단국대 졸업 후 2009년 히어로즈 육성 선수로 프로에 들어간 김종민은 1년 만에 방출됐다. 군 복무 후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에서 활동하다 2014시즌을 앞두고 KT에 입단, 두 번째 프로팀 유니폼을 입었다.


2015년 1군에 데뷔, 2016년 1군 78경기 타율 0.244, 20타점을 기록하며 잠깐 빛을 봤다. 그러나 이마저도 짧았다. 또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2017년 6월 투수 강장산과 1대1 트레이드로 NC로 이적했다. 하지만 지난해 1군 6경기 출장에 그친 뒤 또다시 방출 통보를 받았다.

낙심하고 있던 차에 한화 관계자의 전화를 받았다. 집을 정리하러 경남 창원으로 내려가던 버스 안에서였다. 그렇게 고향팀 한화와 인연을 맺게 됐다. 이후 교육리그를 다녀왔고, 현재는 서산전용훈련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최근 서산에서 만난 김종민은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이다. 어렸을 때부터 대전에서 생활했고, 대전 야구장에 놀러 가 송진우, 강인권 코치님들의 사인을 받으러 다녔던 내가 이렇게 코치와 선수로 만났다는 것이 정말 감회가 새롭다"고 감격해 했다.


딱 10년 전에도 그랬다. 김종민은 "대학 졸업 후 히어로즈에서 신고 테스트를 받고 합격 연락을 받았을 때와 똑같은 느낌이었다. 그 느낌을 다시 느껴서 좋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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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우여곡절 끝에 온 고향팀이다. 힘든 시기를 겪어 오는 동안 배운 점도 있다고 했다. 바로 '멘탈 관리'다.

그 배경에는 이동욱 NC 감독이 있었다. 김종민은 "예전에는 2군만 내려가도 '아, 끝났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NC에서는 3군까지 떨어졌다. 그 때 이동욱 (당시) 코치께서 많은 동기부여를 해주셨다"며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르니 포기하지 말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결국 '꾸준함'이었다. 어느 위치에 있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게임도 없고 연습만 하던 3군 생활에서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한화는 김종민을 영입하면서 총 5명의 포수 자원을 갖게 됐다. 김종민에게는 신인들을 잘 이끌면서 최재훈과 지성준의 백업 역할도 해주기를 원하고 있다.

김종민은 "여기 와서 보니 신인들의 열정이 느껴진다. 내가 신인들에게 더 배운다"고 웃은 뒤 "포수라는 포지션이 체력소모가 많은 포지션이다. 재훈이와 성준이가 힘든 타이밍이 왔을 때 도와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며 "1군에서 단 몇 경기라도 승리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 1승, 2승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공교롭게도 김종민은 한화전에 강했다. 한화전 13경기에 출전해 타율 0.432(37타수 16안타) 10타점을 기록했다. 김종민은 "고향인 대전에 오기가 너무 미안했다"면서 "이제 한화에 왔으니 한화 선수로서 팬들에게 감동을 드릴 수 있는 경기를 보여드리겠다. 한화 팬분들의 열정에 보답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도 앞서 몸담았던 NC와 KT 팬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NC 팬분들께는 죄송한 마음뿐이다. 열심히 하겠다. 끝까지 응원 부탁 드린다"며 "KT는 내가 다시 프로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준 팀이라 고마움이 크다. NC 선수 시절 수원 경기를 갔을 때 1루 응원석 쪽에서 내 이름을 불러주셔서 너무 고마웠다. 당시 삼진을 당했는데 기분이 썩 나쁘지 않더라.(웃음) 계속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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