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재, 사과는 했지만 자리는 보전 [천일평의 야구장 가는 길]

천일평 대기자 / 입력 : 2019.01.03 05:50 / 조회 : 3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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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KBO 총재. /사진=뉴스1
정운찬(72)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지난 해 12월 31일 신년사를 통해 “2019년은 KBO 리그 혁신의 해가 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정 총재는 “한국야구는 아시안게임 야구 3연패를 달성하고, KBO 리그는 3년 연속 800만 관중을 돌파하는 성과를 이뤘다”면서도 “안타깝게도 저부터 국민 여러분의 정서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고, 리그 안팎에서 여러 사건사고들이 계속 일어났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리고 “야구팬 여러분의 질책과 충고 역시 야구에 대한 깊은 사랑과 관심의 표현임을 깨달았다”며 “올 시즌 KBO 리그가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에 앞서 국가대표 선발 잡음, 사상 초유의 국가대표 감독 국정감사 출석 등 올 한 해 발생한 각종 논란에 대해서는 “제 부족함으로 국민 여러분에게 큰 실망감과 상처를 안겨드렸다”고 사과했습니다.

정 총재는 리그 혁신을 위한 과제로 클린 베이스볼 확립, 유소년·아마추어 야구 지원, 자유계약선수(FA)·드래프트 제도 개선을 꼽았습니다.

오는 11월 2020 도쿄올림픽 예선전을 겸하는 프리미어12 대회에 대해선 “한국야구의 미래를 가름할 중요한 대회다. 우승을 목표로 국민의 성원을 받을 수 있는 실력을 갖춘 대표팀을 구성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위임을 받아 프로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는 대표팀을 운영하는 KBO 사무국은 신년사 전날인 12월 30일 김시진(61)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을 기술위원장으로 선임하고 본격적으로 새 전임감독 선정에 나섰습니다.

KBO 사무국은 김 위원장을 비롯해 7명의 기술위원 임명을 늦어도 이달 중순엔 끝낼 계획입니다. 그래야 이달 말까지 새 감독을 뽑을 수 있습니다.

야구대표팀의 첫 전임 사령탑인 선동열(56) 전 감독이 지난해 11월 13일 전격 사퇴한 데 따른 조치입니다. 선 감독은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프로선수들로 구성되는 성인 대표팀의 감독을 맡기로 한 전임 감독입니다. 전임감독제는 야구계의 오랜 숙원이었고 2017년 7월 KBO는 겨우 초대 감독으로 선 감독을 선임한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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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전 대표팀 감독. /사진=뉴스1
선 감독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해 분투한 선수들의 자존심을 지켜주지 못해 참담했다. 선수를 보호하고 금메달의 명예를 되찾는 적절한 시점에 사퇴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그는 “2018 국회 국정감사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어느 국회의원이 말했습니다. '그 우승(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또한 저의 사퇴 결심을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국가대표 감독직을 떠나며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감독의 책임은 무한책임입니다. 저는 그 책임을 회피해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선수선발과 경기운영에 대한 감독의 권한은 독립적이되, 존중되어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정운찬 총재는 국감 증인으로 나가 "국제대회가 잦지 않거나 대표 상비군이 없다면 전임감독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전임제는 필요없다”고 어처구니없는 답변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정운찬 총재를 비롯한 KBO 사무국과 기술위원회는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신임 감독 적임자를 삼고초려로 찾을 계획입니다.

정 총재가 신년사에서 사과부터 하고 올해를 혁신의 해로 정한 것은 선동열 전 감독의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과정에 대한 팬들의 질타, 선 감독의 사상 초유 국회 국정감사 출석이 시발이 됐습니다.

선동열 감독은 자진사퇴를 발표하면서 깨끗이 물러났지만 대표팀 감독을 선정한 것은 정운찬 총재가 관장하는 KBO입니다. 자신이 직접 뽑지는 않았어도 대표팀 감독은 총재가 책임져야 할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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