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2연속 가을야구, '김태균 부활'에 달렸다 [천일평의 야구장 가는 길]

천일평 대기자 / 입력 : 2018.12.23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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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 /사진=뉴시스
2018년 한화 이글스는 정규시즌에서 3위를 차지해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습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경험 부족을 노출하며 넥센 히어로즈에 밀려 결국 탈락했으나 2연패 뒤 벼랑 끝에서 1승을 거두며 희망을 보여줬습니다.

한화는 정규시즌을 시작하면서 하위권을 점치던 대부분 전문가들의 예상을 빗나가게 했습니다. 지난 겨울 외부 FA 영입을 통한 전력 보강이 없었던 데다 초보 사령탑 한용덕 감독의 임기 첫 해로 큰 기대를 모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한화는 시즌 초반 4월 22일부터 중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한 끝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올해 한화의 최대 강점은 탄탄한 불펜이었습니다. 한화 불펜은 평균자책점 4.28,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749로 모두 리그 1위를 차지했습니다. 35세이브를 올리며 타이틀을 따낸 마무리 정우람을 중심으로 송은범, 이태양, 서균, 박상원, 김범수 등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이 신구 조화를 이루며 뒷문을 지켰습니다.

하지만 한화의 선발진은 불펜만큼의 무게감을 선보이지 못했습니다. 평균자책점 5.46, 피OPS는 0.803으로 나란히 리그 5위에 그쳤습니다.

공격력도 약했습니다. 팀 타율 0.275로 8위, 홈런 151개로 7위, OPS(출루율 + 장타율) 0.763으로 9위였습니다. 한화 타선은 리그 하위권에 그쳤고 김태균, 이용규 등 베테랑 타자들의 부진이 아쉬웠습니다.


전반기에 한화는 52승37패 승률 0.584로 2위였으나 후반기만 놓고 보면 25승30패 승률 0.455로 해당 기간 7위에 그치며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이로 인해 SK 와이번스에 2위를 내주는 바람에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얻지 못했습니다. 전반기부터 누적된 피로가 후반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19년 더 높은 성적을 위해 한용덕 감독은 마무리 훈련에서 선수들에게 체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화는 시즌 종료 뒤 비교적 잘 던진 외국인 선발 투수 샘슨과 헤일을 모두 물갈이하고 서폴드(100만 달러)와 채드 벨(60만 달러)을 영입했습니다. 확실한 국내 선발 투수가 팀 내에 없어 긴 이닝을 소화하는 외국인 투수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70만 달러에 사인했던 외야수 호잉은 내년 시즌 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옵션 30만 달러를 포함해 최대 140만 달러를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몸값이 1년 새 두 배로 뛰어올랐습니다.

한화 타선은 타고투저의 흐름 속에서 리그에 역행하는 팀 컬러를 보였습니다. 타선이 경기 초중반에 터져 대량 득점하고 선발 투수가 틀어막아 초반에 승부를 갈라 쉽게 이기는 경기는 드물었습니다. 거의 매 경기 박빙 승부가 이어져 불펜에 부담이 돌아갔습니다.

올 겨울 한화는 외국인 투수 2명 교체 외에는 전력 보강 요인이 없습니다. 외부 FA 영입은 올해도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습니다. 내부 FA인 3루수 송광민은 아직 협상 중이지만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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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한용덕(왼쪽 2번째)과 김태균. /사진=OSEN
특별한 전력 보강이 없는 한화가 2019년에도 가을야구를 하려면 무엇보다 타선이 강화돼야 합니다.

특히 아쉬운 것은 간판타자 김태균(36·연봉 14억원)의 잦은 부상과 부진이었습니다. 그는 올해 타율 0.315, 10홈런 34타점 OPS 0.834를 기록했습니다. 2000년대 이후 KBO리그를 대표하는 클러치 히터로 인정받는 그가 34타점에 그친 이유는 73경기 출장에 271타석 소화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2001년 프로 데뷔 이래 KBO리그에서 한 시즌 최소 경기 출전이었습니다.

김태균은 허벅지와 종아리 부상 등으로 인해 1군과 2군을 들락거려 1군 엔트리 등록일수가 합계 93일에 그쳤습니다. 볼넷과 삼진이 엇비슷한 비율이던 그는 올해는 볼넷 13개에 삼진은 56개나 됐습니다.

그는 2전 전패로 밀린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3-3으로 팽팽하던 9회초 1사 1루에서 초구를 공략해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때려 4-3 승리를 이끈 결승타로 빛났지만 후반기에 지속적으로 활약해주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한화 타선은 2019년을 특별한 보강 없이 맞이합니다. 올해도 외부 FA 영입 없이 내부 육성을 택했다면 내년 한화의 중심 타선은 호잉(올해 타율 0.306, 30홈런 110타점 OPS 0.942)과 이성열(타율 0.295, 34홈런 102타점 OPS 0.900), 그리고 김태균이 맡아야 합니다.

2018년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지 못한 기적에 가까웠습니다. 한화가 2년 연속 가을야구를 이뤄내려면 타선과 선발진의 분발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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