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 연봉 제한보다는 보유 한도를 늘려야 [천일평의 야구장 가는 길]

천일평 대기자 / 입력 : 2018.11.30 08:20 / 조회 : 3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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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쿠에바스. /사진=KT 위즈
KT 위즈가 지난 29일 윌리엄 쿠에바스(28)와 연봉 총액 67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KT는 라울 알칸타라와 쿠에바스로 외국인 투수진을 구성했습니다. 알칸타라와 쿠에바스는 모두 시속 150㎞ 이상의 강속구를 던지는 우완입니다.


이들은 FA 자격을 얻고 협상에 나서는 좌완 금민철, 루키 이대은 등과 함께 다음 시즌 KT 선발로 나설 것입니다. 올해 정규시즌 9위로 1군 진입 4년 만에 최하위를 벗어난 KT는 이강철 신임 감독과 함께 2019시즌 더 좋은 성적을 위해 도약을 꿈꿉니다.

KT는 그동안 스카우트한 외국인 투수들이 미흡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필 어윈과 앤디 시스코, 슈가 레이 마리몬, 요한 피노, 돈 로치 등은 모두 좋지 않은 성적으로 퇴출됐습니다.

다른 팀을 거쳐 KT에 입단했던 더스틴 니퍼트, 라이언 피어밴드, 크리스 옥스프링 등이 조금은 나았습니다. 국내 무대에서 장기간 던진 니퍼트와 피어밴드는 나이가 적지 않아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그동안 KBO리그에서 국내 타자들에게 잘 알려진 공을 던져 포기했습니다. 알칸타라와 쿠에바스가 이들보다 나은 투구를 해줘야 합니다.

이에 비해 외국인 타자들은 좋았습니다. 조니 모넬을 제외하고 고(故) 앤디 마르테, 댄 블랙, 멜 로하스 주니어 등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29일까지 10개 구단에서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친 팀은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 등 2개 구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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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서폴드(왼쪽)-벨. /AFPBBNews=뉴스1
한화는 지난 해 말 키버스 샘슨(27. 투수. 70만 달러), 제이슨 휠러(28. 투수. 57만5000달러), 제러드 호잉(29. 타자. 70만 달러) 등을 데려왔습니다. 이들 중 호잉과는 100% 인상된 140만 달러에 재계약하고 서폴드(투수·100만 달러), 채드 벨(투수·60만 달러)을 새로 영입했습니다.

넥센은 올 시즌 중반 한화 에이스였던 에스밀 로저스(150만 달러)를 영입했으나 부상으로 돌아갔습니다. 대신 NC 다이노스에서 던졌던 에릭 해커(20만 달러)를 데려왔고 제이크 브리검(투수. 65만 달러)을, 마이클 초이스(60만 달러)는 샌즈(외야수. 9만 달러)로 대체했습니다. 최근 넥센은 브리검과 90만 달러에 재계약하고 요키시와는 50만 달러에 새로 계약했습니다.

SK는 작년 말 투수 앙헬 산체스(110만 달러)를 비롯해 기존의 메릴 켈리와 90만 달러 인상된 175만 달러에, 제이미 로맥은 55만 달러 오른 85만 달러에 재계약했습니다. 이들 3명 모두 기대만큼 잘해주었는데 SK는 떠나간 켈리 대신 다익손(70만 달러)를 영입하고 나머지 두 명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해 말 7년간 함께 있었던 더스틴 니퍼트와 결별하고 마이클 보우덴도 떠나 보냈습니다. 그리고 롯데에 있었던 린드블럼(30. 145만 달러)를 전격적으로 영입하고 새 외인 세스 후랭코프(85만 달러), 타자 지미 파레디스(80만 달러)와 계약했습니다. 하지만 파레디스가 기대에 떨어지자 퇴출시키고 외인 타자 없이 시즌을 치렀습니다.

린드블럼이나 후랭코프는 재계약을 할 만하지만 아직 소식이 없어 3명의 외인 구성은 기다려봐야 합니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해 우승 뒤 헥터 노에시는 30만 달러 오른 200만 달러에, 팻 딘은 5만 달러 인상된 92만5000달러에, 로저 버나디나와는 25만 달러 오른 110만 달러에 각각 재계약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팀 성적이 5위로 떨어지고 외인들의 성적도 하락하자 새로운 외인 해즐베이커(외야수·70만 달러), 터너(투수·100만 달러)를 영입하고 헥터와는 협상 중입니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해 타점 1위였던 다린 러프와 40만 달러 인상된 150만 달러에 재계약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 팀 아델만과 총액 105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95만 달러)에, 리살베르토 보니야(70만 달러)와 계약했습니다. 러프는 다시 재계약할 예정이지만 연봉 액수 협상 중이고 투수는 헤일리(90만 달러)와 맥과이어(최대 95만 달러)를 영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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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헤일리. /사진=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는 브룩스 레일리(110만 달러)와 펠릭스 듀브론트(99만 달러), 두 투수가 기대에 떨어지는 성적을 올렸고 내야수 앤디 번즈(73만 달러) 역시 교체할 만한 선수가 있으면 고려 대상이나 세 자리 모두 아직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LG 트윈스는 최근 타자 토미 조셉과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70만 달러)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투수 헨리 소사(75만 달러)는 결별하고 타일러 윌슨과는 150만 달러에 재계약을, 켈리(투수·100만 달러)는 새로 영입했습니다.

NC는 대만 출신의 왼손 투수 왕웨이중(75만 달러)이 떠날 기미가 있으나 3명의 외인 모두 미정입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9월 11일 이사회에서 2019년 신규 외국인선수의 몸값을 최대 100만 달러로 제한하는 규정에 합의했습니다. 외국인 선수 계약 규정 위반 시엔 해당 계약을 무효로 하고, 선수에겐 참가활동정지 1년, 구단에는 신인 지명권 박탈과 제재금 10억 원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KBO는 최근 구단간 과열 경쟁으로 외국인 선수들의 몸값이 지나치게 폭등하고 있는 현상에 제동을 걸기 위하여 규약 개정을 추진했다고 합니다. 현행 외국인 선수 제도의 과도한 몸값 거품 현상을 개선하고 KBO 이적시장을 정상화하겠다는 의도이지만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상당합니다.

이번 KBO의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제는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인 것은 맞지만, 대부분의 팬들이나 야구인들은 외국인보다 오히려 국내 선수들의 몸값 '거품'이 더 심하다는 게 보편적인 생각입니다.

국내 선수들의 연봉이 너무 많다는 게 중론이지만 지금 와서 갑자기 제한하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그래서 국내 선수의 연봉이나 FA 계약금 상한제 대신 샐러리캡 또는 사치세 제도가 보다 실효성이 높을 것이라는 의견이 공감을 줍니다. 팀별 총 연봉에 대해 상한선을 매기거나 80억 원 이상의 계약이 발생할 경우 메이저리그처럼 사치세를 부과하는 규정입니다. 일종의 구단에 대한 과징금 제도입니다.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 제도보다는 외국인 선수를 팀당 3명 보유를 확대해 5명으로 늘리고 경기당 출전하는 선수는 3명으로 제한하는 제도로 바꾸자는 견해가 요즘 현장에서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외인을 늘려야 국내 선수와 야구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일본처럼 1군에 등록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 숫자 제한은 유지하되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늘려주면 무분별한 영입에 대한 위험부담을 줄이고 오히려 가능성 있는 젊은 외인 선수들을 조기에 스카우트해 국내 선수처럼 '육성'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일본은 외국인 선수를 무제한으로 보유할 수 있으며, 1군 엔트리에 단 4명만 등록(투수 또는 야수 4명 등록 불가)하도록 했습니다. 특급 선수는 물론 육성형 외국인 선수까지 데리고 있을 수 있는 게 일본입니다.

현재 메이저리그 선수의 연봉 하한선은 49만 달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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