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3'... 클리퍼스·멤피스 '돌풍', 보스턴 '고전' [댄 김의 NBA산책]

댄 김 재미 저널리스트 / 입력 : 2018.11.27 13:25 / 조회 : 2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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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LA 클리퍼스 다닐로 갈리나리(왼쪽)와 토비아스 해리스 /AFPBBNews=뉴스1
미국프로농구(NBA)는 지난 2017~2018시즌부터 개막을 2주 정도 앞당겼다. 프리시즌 기간과 시범경기 수를 줄여 원래 10월 말이던 시즌 출발을 10월 중순으로 앞당겼다. 이틀 연속으로 경기하는 백투백 경기 수를 줄이고 경기 사이에 휴식할 시간을 늘리는 등 빡빡한 스케줄에 다소 여유를 불어넣기 위한 것이었다.


이로 인해 예년 같았으면 이제 막 시즌 첫 1개월을 마쳤을 시점인 11월 말에 많은 팀들은 이미 시즌 스케줄의 4분의 1인 20경기 이상을 소화하는 등 시즌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그런데 시즌 초반 진행 상황을 살펴보면 당초 개막 전 예상됐던 것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으로 시즌이 전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아직도 초반이지만 지금까지 진행 상황을 보면 이번 시즌의 판도를 예측하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우선 서부 콘퍼런스에선 15개 팀 가운데 11개 팀이 승률 5할 이상을 기록하고 있고 꼴찌인 피닉스 선스(4승 15패)를 제외한 14개 팀은 승차가 4.5게임에 불과할 정도로 팽팽한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피닉스를 제외하면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춘추전국시대 같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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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상태를 점검하는 스테판 커리 /AFPBBNews=뉴스1
사실 디펜딩 챔피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14승7패)가 10승 1패라는 뜨거운 스타트로 절대 강자로 군림할 듯했으나 이후 에이스 스테판 커리의 부상 악재가 나오면서 다음 8경기에서 6패를 기록하는 슬럼프에 빠졌다. 그리고 이 틈에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LA 클리퍼스(13승 6패)가 승차 없이 승률에서 골든스테이트를 추월, 서부 1위로 올라서는 깜짝 이변이 나왔다.


여기에 역시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덴버 너기츠(13승 7패)가 골든스테이트에 반 게임 차로 추격하며 3위로 나섰고 지난 시즌 22승(60패)에 그쳤던 멤피스 그리즐리스(12승 7패)가 선두에 1경기 차 4위, LA 레이커스(11승 8패)가 선두에 2경기 차 7위를 달리는 등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했던 4개 팀이 서부 상위권으로 올라서는 반전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지난 시즌 65승으로 승률 1위였던 휴스턴 로키츠는 9승 9패로 반타작에 그치며 출발이 신통치 않고 만년 우승후보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아예 9승 10패로 승률 5할 아래에 머무는 낯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는 누가 진짜 우승후보이고, 누가 가짜 우승후보인지 구분하기가 힘들다. 현재 하위권에 있는 휴스턴과 샌안토니오가 모두의 예상대로 시즌이 진행되면서 앞으로 치고 나온다면 시즌 종반엔 플레이오프 경쟁구도가 과연 어떻게 형성될지 현재로선 짐작하기도 쉽지 않다. 사실 하위권이라고 하지만 격차가 워낙 타이트해 일주일이면 판도가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동부 쪽은 이미 시즌 개막 한 달여 만에 플레이오프에 갈 팀과 로터리로 갈 팀들 사이의 구분이 뚜렷해지고 있다. 시즌 초반 돌풍의 팀으로 떠오른 토론토 랩터스(17승 4패)가 앞으로 쭉 치고 나온 가운데 밀워키 벅스(14승 5패)와 필라델피아 76ers(14승 8패)가 우승경쟁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보스턴 셀틱스(10승 10패)는 웬일인지 좀처럼 제 모습을 보이지 못하며 승률 5할선에 멈춰 서 있다. 르브론 제임스가 레이커스로 떠나간 디펜딩 동부 챔피언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4승 14패)의 고전은 예상했던 바이지만 그래도 리그 전체 꼴찌를 다투는 위치까지 떨어질 것이라곤 생각하기 힘들었다.

동부는 특히 플레이오프에 나가는 8위까지와 9위 이하가 선명하게 분리되고 있다. 현재 8위 샬롯 호네츠(9승 10패)와 9위 브룩클린 네츠(7승 12패)는 두 경기 차이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전력으로 볼 때 9위 이하 팀이 승률 5할선 위로 올라설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오히려 시즌이 진행될수록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현재 양대 리그에서 최고의 서프라이즈 팀을 꼽으라면 클리퍼스와 멤피스, 그리고 보스턴을 꼽지 않을 수 없다. 한때 크리스 폴-블레이크 그리핀-디안드레 조던 ‘빅3’가 위력을 떨쳤던 클리퍼스는 그들이 모두 떠나간 뒤 이젠 골수 팬들이 아니라면 스타팅5조차 낯설게 느껴지는 라인업을 출전시키면서도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클리퍼스의 닥 리버스 감독은 "우리는 누구도 이길 수 있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질 수 있다"고 현재 클리퍼스의 모습을 표현했다. 슈퍼스타들이 모여 '슈퍼팀'을 만들고 이들이 리그를 지배하는 요즘 NBA 판도에서 단 한 명의 슈퍼스타도 없는 클리퍼스의 돌풍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관심거리다.

한편 또 다른 돌풍의 팀 멤피스는 이미 시즌 한 달 만에 지난 시즌 거둔 승수(22승)에 10승 앞으로 다가섰다. NBA에서 가장 천천히 공격하는 팀인 멤피스는 경기당 득점이 103.0으로 리그 30개 팀 가운데 가장 적은 30등이다. NBA 전체 1위인 밀워키(121.7득점)에 비하면 경기당 무려 18.7점이나 낮다.

하지만 경기당 실점(100.9)도 가장 적다. 거의 모든 경기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피 말리는 버저비터 승부를 하고 있는 멤피스 역시 이번 시즌 끝까지 무시할 수 없는 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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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워하는 보스턴 카이리 어빙 /AFPBBNews=뉴스1
클리퍼스와 멤피스가 기대를 뛰어넘고 있는 팀이라면 보스턴은 그 반대다. 지난 시즌 동부결승에서 안방 7차전을 패해 NBA 파이널스 진출권을 놓친 보스턴은 이번 시즌 고든 헤이워드와 카이리 어빙이 부상에서 돌아와 확실한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혔으나 정작 시즌이 시작되자 극도로 기복이 심한 모습으로 승률 5할선에 턱걸이를 하고 있다. 보스턴이 이처럼 고전하는 이유는 오펜스가 전혀 리듬을 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보스턴은 경기당 106.3득점으로 리그 27위에 그치고 있다.

물론 동부 2위(104.2실점)인 디펜스로 인해 보스턴은 충분히 제 모습을 찾을 여지가 있다. 하지만 한시라도 빨리 오펜스에서 본래의 리듬을 되찾지 못하면 토론토와 밀워키를 따라잡기는 힘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그만큼 토론토와 밀워키의 기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카와이 레너드의 가세로 완전히 팀 컬러가 달라진 토론토는 28일(한국시간) 멤피스와 원정경기에 이어 30일엔 골든스테이트와 홈경기를 치른다. 경기당 117득점을 올리는 토론토와 100점 정도만 내주는 멤피스의 창-방패 대결도 흥미롭고 골든스테이트와의 한 판 대결은 잠재적인 NBA 파이널스 매치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 경기에는 커리가 돌아올 가능성이 있어 더욱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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