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 만점, 스피드 골프~ [김수인의 쏙쏙골프]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입력 : 2018.11.26 08:55 / 조회 :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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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무슨 번갯불에 콩 볶아 먹는 것도 아니고, 18홀을 도는 데 단 31분?!?

이 스릴 넘치는 ‘31분짜리 라운드’를 소개하기 전에 ‘스피드 골프’에 대해 먼저 알아보죠.

영국의 이언 폴터(42)가 지난 19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주메이라 골프장(파72)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2018시즌 최종전 DP월드투어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나 홀로 라운드’를 펼쳤습니다(프로는 2인1조의 대회일 경우, 홀수가 아닌 짝수로 컷 통과가 되면 한 명은 1인 라운드를 갖습니다). 그런데 2시간 22분 만에 18홀을 마쳐 화제가 됐죠. 일반적으로 2인 1조로 플레이하면 4시간, 3인 1조는 5시간이 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지루한 골프경기를 좀 더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탄생한 게 스피드 골프입니다. 말 그대로 뛰어다니며 샷을 해 18홀을 완주하는 종목입니다.

지난달 16일 미국 뉴욕의 셰네도아 골프클럽에서 열린 2018 세계스피드골프 챔피언십에서 뉴질랜드 체육교사 출신의 제이미 레어드는 18홀 완주에 불과 47분 30초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스피드도 스피드이지만 그의 스코어는 무려 79타여서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하지만 레어드는 1초 차로 준우승에 머물렀습니다. 미국의 한 프로골퍼가 55분 29초로 레어드보다 8분 가까이 늦었지만 71타를 챙겨 우승했습니다. 스피드 골프는 18홀을 돌면서 기록한 타수에 소요시간을 더한 총점으로 순위를 가립니다. 레어드는 합계 126.30으로 1위(126.29)에 불과 1초 뒤졌죠.

세계 최단 시간 기록은 2015년 8월 호주 스피드 골프 오픈에서 크리스토퍼 스미스가 18홀을 31분에 주파하면서 77타를 쳐 얻은 108점입니다. 스피드 골프 규칙은 영국왕실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의 규칙을 기반으로 해당 골프장의 로컬룰을 적용합니다. 일반 골프와 같은데 캐디는 동반할 수 없지만, 페이스 유지를 위한 ‘페이스 메이커’ 동반은 허용됩니다.

선수들에겐 최대 7개의 클럽만을 허용하지만 대개 무게를 줄이기 위해 5개만 넣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골프백 없이 손으로 클럽을 들고 다녀도 되고 시간 절약을 위해 그린에서 퍼팅할 때 핀을 뽑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20년 전 스피드 골프를 경험했습니다. 한여름에, 아마 동트기 직전인 오전 5시 30~40분에 티오프했는데, 당연히 첫 팀이었죠. 티오프 직전 동반자들이 “우리는 3시간 내에 라운드를 끝내는 게 목표다. 샷하고 무조건 뛰어야 한다”고 하질 않겠습니까.

알고 보니, 세 사람이 모두 개업의사였는데 오전 9시30분 병원 문 여는 시간에 맞추기 위해 이처럼 라운드를 서둔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18홀 도는 데 3시간이 걸렸는데, 의사들은 샤워도 하지 않고 병원엘 가서 샌드위치를 간단히 먹고 첫 환자를 맞이한다고 했습니다. ‘스피드 골프’였지만 모두 경험이 많아 그런지, 80대 중반의 스코어를 기록했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3시간 라운드에 도전해 보십시오. 단 조건은 첫 팀이어야 하니, 겨울엔 좀 그렇고 새 시즌이 오면 시도해야겠죠. 스피드 골프를 즐기려면 체력이 좋아야 하니 이번 겨울 상하체 고루 근육을 키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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