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내 뒤에 테리우스'..소지섭의 멜로는 다르다!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8.11.02 13:27 / 조회 :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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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MBC


사람마다 표현방식 혹은 표현의 정도가 다르다. 어떤 감정을 느낄 때 다 드러내놓고 크게 표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겉으로 티를 내지 않아서 속마음을 잘 안 들키는 사람도 있다. 이건 뭐가 더 낫다, 아니다, 라고 판단할 수 없는 문제이다. 그저 개인차니까. 그리고 누가 하느냐에 따라서 같은 표현도 매우 다르게 느껴지기도 하니까.

이런 표현은 배우 소지섭을 볼 때마다 절로 든다. 자, 일단 그는 누구인가. 온몸에서 간지가 차고도 넘쳐 ‘소간지’라 불리는 남자다. 그윽하면서 깊은 눈매, 시원하고 오똑한 콧날, 반듯하게 각진 턱선을 지닌 조각같은 얼굴과 수영선수 출신답게 ‘어깨깡패’에, 곧게 뻗은 늘씬한 다리가 황금비율을 이루는 큰 키, 군살 없이 균형 잡힌 몸매까지 어느 곳 하나 ‘간지’가 빠지는 데가 없다. 아니 너무나 충만하여 슥, 하고 스쳐 지나가도 다시 뒤돌아 볼만큼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러다보니 소지섭은 뭘 해도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이리도 충만한 간지를 지닌 그가 오히려 연기에선 절제 노선을 취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이것이 그의 간지를 더욱 부각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MBC 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에서 테리우스인 그는 김본이라는 국가 비밀요원 역할을 맡고 있다. 극 중 그는 알 수 없는 음모로 인해 국가정보원에서 도망쳐 나와 비밀스럽게 살아가던 중 앞집에 사는 평범한 아줌마와 첩보전쟁에 휘말리면서 자신의 정체를 조금씩 드러내게 된다. 여기서 그는 크게 두 가지 모습으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비밀요원으로서 적(?)과 쫓고 쫓기며, 적을 때려눕히기며 남성미를 한껏 표출하는 모습, 다른 하나는 평범한 아줌마인 정인선(고애린 역)과 호감을 주고받는 로맨틱 가이로서의 모습이다. 남성미와 로맨틱, 극과 극의 모습이 모두 녹아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두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있어 ‘절제’를 선택했다. 달리고, 쏘고, 잡고, 때리는 액션에서도 절제를, 정인선에게 호감을 표현하는 데에도 절제를 취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앞서 얘기했듯, 소지섭이 어떠한가? 바로 소간지 아니던가. 그러다보니 절제를 택한 것이 오히려 ‘절제미(美)’로 승화되었다. 왜? 바로 간지 넘치는 외모 때문이다. 다시 말해, 워낙 눈에 띄는 외모를 가졌기 때문에 액션이든 로맨스든 힘을 주는 순간 오히려 느끼하거나 오버액션이라는 역효과를 유발시킬 수 있다. 하지만 살짝 무심한 듯한 연기가 화려한 외모와 적절히 섞이면서 시크하고 츤데레한 매력을 배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로맨틱한 장면에서 더욱 그렇다. 드러내놓고 ‘나 당신에게 관심 있어요.’가 아니라 보일락 말락 희미한 미소, 오글거리지 않는 정도의 꿀 떨어지는 눈빛이 간질간질한 설렘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연애할 때 ‘나 너 좋아해.’라는 직설적인 고백보다 묘한 기운으로 호감을 표시할 때 더욱 설레는 것처럼 정인선에게 보내는 사랑의 신호들이 시청자들과 썸을 타고 있는 듯하다. 이것이 바로 소간지가 로맨스를 절제하며 표현한 효과 아닐까. 마음을 드러내지만 절대로 노골적이지 않은 절제된 연기가 여심을 자극하며 훨씬 더 로맨틱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썸 탈 때나 연애 초반의 달콤 쌉싸르한 설렘을 일으키는 그의 멜로, 그래서 간질간질한 여운이 더욱 오래 가는 게 아닐까.

‘내 뒤에 테리우스’ 소지섭의 달달함이 중독같은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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