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함들의 충돌' ALCS 전망... 휴스턴, 4승2패로 보스턴 꺾는다 [댄 김의 MLB 산책]

댄 김 재미 저널리스트 / 입력 : 2018.10.1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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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애스트로스 선수들 /AFPBBNews=뉴스1
미국 메이저리그의 ‘파이널 4’가 13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밀러 파크에서 벌어지는 LA 다저스와 밀워키 브루어스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1차전으로 막을 올린다. 보스턴 레드삭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격돌하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는 하루 뒤인 14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시작된다. ALCS와 NLCS 모두 정말 큰 기대를 자아내는 빅매치업이지만 한국팬들에겐 류현진이 소속된 다저스가 밀워키와 대결하는 NLCS쪽에 더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보스턴과 휴스턴이 충돌하는 ALCS는 사실 야구팬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정말 오랜만에 보는 '거함들의 충돌'(Clash of Titans)이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가장 많은 108승을 올린 보스턴과 2위인 103승을 거둔 휴스턴의 대결은 그 자체만으로 메이저리그 기록 하나를 세우고 들어간다. 양팀의 승수합계인 211승은 메이저리그 플레이오프 매치업 역사상 최고 타이기록이다. 지난 2001년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을 수립한 시애틀 매리너스(116승)가 뉴욕 양키스(95승)와 ALCS에서 만났을 때 세워진 합계 211승 메이저리그 기록을 매치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ALCS의 승자가 월드시리즈에서 NL 챔피언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의 도박사들도 포스트시즌이 4강으로 압축된 현재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을 휴스턴-보스턴-LA-밀워키 순으로 나열하고 있다. 두 시리즈에서 모두 1번 시드(보스턴, 밀워키)가 2번 시드(휴스턴, LA)에 열세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실 보통의 경우라면 정규시즌 108승으로 압도적인 승률 1위에 오르며 100% 홈필드 어드밴티지를 보유한 보스턴이 월드시리즈 우승후보 0순위가 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그런 공식이 적용되지 않는다. 103승의 휴스턴은 모든 면에서 보스턴에 전혀 밀리지 않을 뿐 아니라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프리미엄까지 안고 있다. 지난해 우승을 차지할 때 이미 보스턴을 디비전시리즈에서 꺾은 기억도 있다. 구단 역사상 시즌 최다승 기록을 수립하며 전체 톱시드를 차지한 보스턴이지만 이번 ALCS에서는 엄연히 도전자 입장이다.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불리는 이번 ALCS에 나서는 양팀의 전력을 비교하고 시리즈를 전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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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벌랜더 /AFPBBNews=뉴스1
■선발투수진


양팀을 합쳐 이번 시리즈에 나서는 투수들 가운데 역대 사이영상 수상자 수가 무려 4명이다. 보스턴은 데이빗 프라이스와 릭 포셀로, 휴스턴은 저스틴 벌랜더와 달라스 카이클이 집에 사이영상 트로피를 보관하고 있다. 그리고 시리즈 1차전에서 보스턴 선빌로 나설 크리스 세일은 올해 사이영상의 유력한 수상후보다. 그야말로 별들로 가득찬 마운드 전쟁이다.

보스턴은 라이벌 뉴욕 양키스와 디비전시리즈에서 세일과 프라이스, 네이선 에볼디, 포셀로가 차례로 선발 등판해 이 중 프라이스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최소한 5이닝을 버티며 2실점 이하로 막아냈다. 특히 어깨통증으로 지난 8월과 9월 두 달 동안 단 17이닝밖에 던지지 않았던 에이스 세일이 완전히 제 컨디션을 찾은 모습을 보여준 것이 고무적이다. 세일은 양키스전에서 5⅓이닝 동안 삼진 8개를 뽑아내며 5안타 2실점으로 호투한 것은 물론 경기 내내 빠른 볼 구속이 시속 90마일대 중반을 유지해 보스턴 팬들을 안도하게 했다.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시리즈를 마무리한 4차전에서는 8회 구원 등판해 1이닝을 퍼펙트로 막기도 했다.

하지만 보스턴 선발진은 2차전 선발 프라이스로 가면 불안감이 증폭된다. 프라이스는 올 시즌 16승7패, 평균자책점 3.58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지만 커리어 포스트시즌 전적이 2승9패, 평균자책점 5.28이며 특히 선발로 나선 10경기에선 1승도 없이 9패를 기록하고 있을 만큼 포스트시즌에 약한 선수다. 그는 양키스와 디비전 시리즈에서도 2차전에 선발로 나와 단 1⅔이닝 만에 3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한 가지 기대를 안겨주는 것은 그가 올해 휴스턴을 상대로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3.65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ALCS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보스턴에도 희망이 있지만 과거의 프라이스로 돌아간다면 가뜩이나 밀리는 열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

상대적으로 휴스턴의 선발진은 훨씬 탄탄해 보인다. 벌랜더와 게릿 콜은 최고의 원투펀치이며 카이클은 2015년 사이영상 수상 때에 비해 위력이 반감되기는 했으나 클리블랜드와 디비전 시리즈에서 5이닝을 2실점으로 막는 등 아직도 충분히 포스트시즌에서 통할만한 선수임을 입증했다. <우세-휴스턴>

■불펜

보스턴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부분이다. 양키스와 디비전 시리즈는 그럭저럭 무사히 넘겼으나 그럼에도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했다. 17이닝 동안 양키스 타선을 7점으로 막기는 했지만 선발진에서 마무리인 크레이크 킴브럴로 가는 연결고리가 상당히 불안함을 다시 한 번 드러냈고 킴브럴조차도 시리즈 최종전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보스턴은 1차전에서 포셀로, 4차전에서 세일을 구원 등판시킨 것만 봐도 보스턴의 불펜 불안을 짐작할 수 있다.

반면 휴스턴 불펜은 평균자책점과 FIP에서 모두 메이저리그 랭킹 1위에 오른 철벽의 유닛이다. 얼마나 선수층이 두꺼운지 브래드 피칵, 헥터 론돈, 크리스 데빈스키 등 뛰어난 불펜요원들이 디비전시리즈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선발투수가 최소 6회를 버틴 뒤 필승조인 라이언 프레슬리,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 로베르토 오수나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뜨면 보통 뒤집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우세-휴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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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은 보스턴이 우위다. /AFPBBNews=뉴스1
■타격

홈필드 어드밴티지와 함께 보스턴이 이번 시리즈에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이유다. 리그 MVP 후보인 J.D. 마르티네스와 무키 베츠가 이끄는 보스턴의 타격은 메이저리그에서 득점, 티율, 출루율, 장타율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한다. 특히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 OPS가 0.817에 달한다. 문제는 휴스턴의 오른손 투수가 벌랜더와 콜이라는 사실이다. 마르티네스는 올해 휴스턴을 상대로 타율 0.192, OPS 0.423으로 완벽하게 눌렸다.

보스턴 타선이 오른손 투수에 강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휴스턴 타선은 왼손투수를 상대로 OPS 0.803으로 리그 1위에 올랐다. 타격 지표는 보스턴에 비해 떨어지지만 지난해 MVP 호세 알투베와 조지 스프링어, 알렉스 브레그먼, 율리 거리엘 등은 빅게임에서 더욱 강한 면을 보여온 선수들로 상대 투수진에 두려움을 안겨주기에 충분한 위협이다. <우세-보스턴>

■예상

지난해 휴스턴은 디비전시리즈에서 보스턴을 3승1패로 제압했다. 하지만 보스턴은 작년과 달리 올해는 홈필드 어드밴티지를 잡고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보스턴은 올 시즌 펜웨이파크에서 57승24패를 기록, 메이저리그 홈 승률 1위를 기록했다.

그런데 문제는 휴스턴의 원정경기 승률이다. 휴스턴의 올해 원정경기 성적은 57승24패. 바로 보스턴의 홈 성적과 똑같다. 보스턴이 믿는 홈필드 어드밴티지가 그리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물론 시즌 108승을 올린 팀의 저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103승을 올린 디펜딩 월드시리즈 챔피언을 무시하는 것은 더욱 힘들다. <예상-휴스턴 4승2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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