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신, 3838일만 데뷔 첫 홈런에 호수비까지...'난세영웅' 떴다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8.10.04 22:01 / 조회 : 4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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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루 홈런을 폭발시킨 유재신.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가 대포의 힘을 앞세워 '홈런 군단' SK 와이번스를 잡았다. 중심에 유재신(31)이 섰다. 데뷔 첫 홈런을 그랜드 슬램으로 장식했다. 호수비까지 선보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KIA는 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정규시즌 SK전에서 유재신의 만루 홈런을 앞세워 7-3의 승리를 따냈다.

이날 전까지 2연패를 기록하고 있던 KIA다. 5위 수성전이 다소 안정적으로 가는 듯했으나, 위기가 엄습하는 분위기. 양현종과 이명기의 부상이라는 초대형 악재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 승리를 통해 분위기를 바꿨다. 타선이 시원하게 터졌다. 홈런만 4방을 터뜨리며 승리를 가져왔다.

핵심은 유재신이다. 유재신은 이날 8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만루 홈런을 폭발시키며 1안타 4타점을 올렸다. 팀이 0-1로 뒤진 2회초 무사 만루에서 김광현을 상대로 좌월 그랜드 슬램을 쏘아 올렸다.

이는 유재신 자신의 시즌 첫 홈런이었고, 데뷔 첫 홈런이었다. 1군 데뷔 후 첫 홈런까지 3838일이 걸렸다. 지난 2006년 현대에 지명된 유재신은 2008년 우리 히어로즈(현 넥센 히어로즈)에서 1군에 데뷔했다. 4월 1일 한화전이었고, 1타수 무안타 1삼진이었다.

이후 우리-히어로즈-넥센에서 대주자로 주로 활약했던 유재신은 지난해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옮겼고, 올 시즌도 백업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이날 전까지 38경기에서 25타수 17안타, 타율 0.480을 만들고 있었다. 3일 삼성전에서는 이명기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2회말 투입됐고, 첫 타석에서 2타점 2루타를 치기도 했다.

이날 4일 SK전에서는 선발로 나섰다. 그리고 무려 만루 홈런을 때려냈다. 자신의 데뷔 첫 홈런이었다. 1군 데뷔전인 2008년 4월 1일을 기준으로 하면 무려 3838일 만에 만든 홈런이다. 심지어 만루 홈런이었다.

역대 KBO 리그에서 데뷔 첫 홈런을 만루 홈런으로 장식한 선수는 총 17명이 있었고, 유재신이 18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또 다른 진기록도 있다. 데뷔 첫 홈런을 만루 홈런으로 장식한 선수 가운데, 1군 데뷔 후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기존 최주환이 2191일 만에 데뷔 첫 홈런을 만루 홈런으로 때린 바 있다(2006년 6월 15일 데뷔전-2012년 6월 14일 만루 홈런).

하지만 유재신은 3838일이 걸렸다. 훌쩍 넘는 기록이다. 단순 '데뷔 첫 홈런'으로 봐도 3838일은 기존 삼성 김인철(1991년 5월 1일 데뷔-2000년 5월 7일 첫 홈런, 3295일)을 넘는 기록이 된다. 유재신에게 얼마나 값진 홈런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또 있다. 유재신은 롯데에서 활약하며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던 故 유두열 전 코치의 아들이다. 유두열 전 코치도 현역 시절 네 차례 만루 홈런을 터뜨린 바 있다. 아들 유재신도 그랜드 슬램을 쐈다. '부자 만루 홈런'이라는 진기록까지 만들어냈다.

홈런만이 아니다. 이날 유재신은 수비로도 활약했다. KIA는 4회말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1사 만루에 몰렸다. 여기서 이재원이 우중간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장타성 타구였다.

유재신이 나섰다. 유재신은 전력으로 타구에 따라붙었고, 점프 후 펜스에 몸을 부딪히면서 포구에 성공했다. 희생플라이 1실점. 하지만 2타점 이상이 가능한 장타를 희생플라이로 둔갑시킨 호수비였다.

KIA는 이날 어느 때보다 승리가 필요했고, 실제로 승리를 가져왔다. 해줄 선수들이 해주기는 했다. 하지만 유재신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임팩트도 만점이었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 했다. 유재신이 그 영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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