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김의 MLB산책] 트라웃-베츠-라미레스..어마무시한 AL MVP 후보들

댄 김 재미 저널리스트 / 입력 : 2018.08.1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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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이 70% 시점을 지나가면서 주요 개인상 부문 레이스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시즌이 이제 종반으로 접어들었지만 대부분의 개인상 레이스는 아직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타이트하게 전개되고 있어 흥미를 더하고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아메리칸리그(AL) MVP 부문은 그야말로 역대 최고급의 불꽃 튀는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어 과연 이 레이스가 어느 쪽으로 기울지 주목된다.

현재 AL MVP 레이스는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무키 베츠(보스턴 레드삭스), 호세 라미레스(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톱3 후보로 꼽힌다. 이들 3명의 성적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모두 어마어마해 입이 딱 벌어진다. 이들 3명의 성적을 비교해가며 누가 더 MVP 자격이 있는지를 토론하는 것은 밤을 새도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도무지 범접불가로 여겨졌던 이들 ‘빅3’ 레이스에 끼어들 조짐을 보이는 후보들까지 나오고 있어 올해 AL MVP 레이스는 말 그대로 역대급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까지 주요 후보들의 성적을 살펴보고 각 후보별로 강점과 약점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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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는 마이크 트라웃. /AFPBBNews=뉴스1


■ 마이크 트라웃

타율/출루율/장타율 0.309/0.459/0.624, 197 OPS+, 30홈런, 21도루, 82득점, 60타점, 191 wRC+, 0.315 ISO, 7.8 bWAR, 7.6 fWAR



약점이 없는 선수. 가장 완벽한 야구선수로 꼽히는 트라웃이지만 그 역시 진짜 슈퍼맨은 아닌 모양이다. 지난 2일(한국시간) 이후 오른쪽 손목 통증으로 최근 일주일째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부상이 그리 심하지 않아 이번 주말에는 라인업에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그의 전열 이탈은 AL MVP를 놓고 치열한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경쟁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올 시즌 트라웃은 그가 올해뿐 아니라 현 세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이자 역대 최고급 선수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2012년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이후 한 번도 올스타를 놓친 적이 없고 AL MVP 투표에서 지난해 4위를 빼면 한 번도 톱2를 벗어난 적이 없는 그지만 올해 성적은 지난 6년간 한껏 높여놨던 그의 높은 스탠더드조차 뛰어넘을 기세다.

올해 그의 성적을 살펴보면 뭐하나 정상급이 아닌 것이 없다. 현재 그는 베이스볼 레퍼런스와 팬그래프 WAR에서 모두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라 있고 OPS, OPS+, 출루율, 볼넷, 출루 횟수, 고의 사구, wRC+와 wOBA에서 모두 ML 전체 1위에 올라있다. 타율, 장타율, ISO, 득점, 총 타수, 홈런, 도루성공률 등은 AL에서 모두 톱5내에 있다. 순수하게 숫자만으로 보면 트라웃을 능가하는 선수는 없다.

문제는 트라웃 개인의 탁월함이 팀의 성적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실상 승률 5할짜리 팀인 에인절스는 이미 포스트시즌 희망이 사라진 지 오래다. MVP의 기준을 팀 성적과 연계시켜 생각하는 경향이 있음을 감안하면 역대 최고 시즌도 수상을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올해처럼 그에 버금갈만한 막강한 경쟁자들이 있을 경우엔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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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레드삭스 무키 베츠 /AFPBBNews=뉴스1


■ 무키 베츠

타율/출루율/장타율 0.340/0.428/0.649, 183 OPS+, 26홈런, 22도루, 93득점, 58타점, 185 wRC+, 0.308 ISO, 7.1 bWAR, 6.7 fWAR


베츠의 시즌 성적은 WAR 수치를 빼면 트라웃에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더구나 많은 사람들은 베츠의 소속팀 보스턴이 메이저리그 최고승률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트라웃의 에인절스는 일찌감치 포스트시즌 경쟁에서 밀려난 것을 들어 베츠가 경쟁에서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에인절스에 비해 훨씬 막강한 라인업을 지난 보스턴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가 더 유리하다는 생각을 하는 투표자들도 있어 베츠가 꼭 유리하다고 단정하기도 쉽지 않다.

베츠는 지난 2016년 MVP 투표에서 트라웃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바 있는데 올해 그의 성적은 그때에 비해 압도적으로 뛰어나다. 현재 그의 페이스를 보면 생애 첫 30-30(홈런-도루) 시즌도 충분히 사정권 내에 있다. 더욱이 보스턴은 파죽지세의 기세로 리그 최고의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보스턴은 베츠가 없어도 충분히 플레이오프에 나갈 팀이지만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려면 베츠가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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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호세 라미레스. /AFPBBNews=뉴스1





■ 호세 라미레스

타율/출루율/장타율 0.298/0.409/0.622, 170 OPS+, 33홈런, 27도루, 78득점, 83타점, 172 wRC+, 0.324 ISO, 7.4 bWAR, 7.5 fWAR


클리블랜드의 3루수 라미레스는 33홈런으로 J.D. 마르티네스(보스턴, 34개)에 1개차로 메이저리그 홈런 2위에 올라있고 27도루는 AL 공동 1위며 장타부문은 1위다. 3개의 도루만 보태면 30-30 시즌을 달성한다. 그뿐 아니다. 만약 그가 마르티네스를 홈런에서 추월하고 장타와 도루에서 1위 자리를 지켜낸다면 AL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에 홈런왕과 도루왕, 장타왕을 휩쓰는 새 역사를 쓰게 된다.

그런 위업을 달성한다면 그를 MVP로 뽑지 않기가 극도로 힘들어지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의 WAR 수치는 트라웃의 턱밑까지 추격한 2위다. 더구나 그가 속한 클리블랜드는 비록 보스턴 수준의 승률은 아니지만 당당한 플레이오프 경쟁팀이다. 이런 추세가 기울어진다면 트라웃과 베츠 사이에서 고민하던 투표자들이 상당수 라미레스 쪽으로 기울 가능성도 충분하다.

■ 빅3를 위협하는 다크호스들

보스턴의 지명타자 J.D. 마르티네스는 MVP 레이스에서 다크호스라고 부르기도 미안할 선수다. 그는 현재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과 타점 선두이고 타율도 0.331로 팀메이트인 베츠(0.340)에 이어 2위다. 만약 그가 라미레스의 추격을 따돌리고 홈런 선두를 지켜내고 타율에서 베츠를 추월한다면 2012년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 이후 6년 만에 처음이자 통산 16번째 트리플 크라운 달성 선수로 등극하게 된다. 보스턴 선수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선수는 최후의 4할타자인 테드 윌리엄스와 칼 야스트렘스키 두 명 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경쟁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WAR(베이스볼 레퍼런스 4.8) 수치와 그의 주 포지션이 지명타자라는 사실은 마르티네스에게 불리한 요소다.

또 다른 다크호스 후보는 클리블랜드의 유격수 프란시스코 린도어다. 29홈런, 99타점, 17도루와 6.5 bWAR라는 그의 성적은 다른 해였다면 충분히 MVP 선두주자였을 수준이다. 불운하게도 올해는 그런 엄청난 성적으로도 MVP 투표에서 톱3 진입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아직 시즌은 마지막 30%가 남아있고 그가 마지막까지 이런 기세를 이어간다면 레이스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 여지는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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