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서른이지만' 스태프 사망에 "장시간 노동 개선해라"(전문 포함)

이성봉 기자 / 입력 : 2018.08.02 17:13 / 조회 :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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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SBS 월화 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스태프의 갑작스러운 사망을 두고 과로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 측이 "드라마 제작 현장의 장시간 노동 개선 대책을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언론노조는 2일 성명을 내고 "지난 1일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제작 노동자 A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며 "사인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평소 지병도 없었던 30세의 건강한 노동자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원인으로 드라마 현장의 악명 높은 장시간 노동 문제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SBS는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스태프 A씨가 지난 1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2일 밝혔다. 일각에서는 폭염 속에 드라마 촬영이 강행된 가운데 온열질환이나 과로로 사망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언론노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달 25일부터 29일까지 닷새 동안 야외에서 76시간에 달하는 노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의 만성 과로 인정 노동시간은 주 60시간이다.

언론노조는 "드라마 제작은 늘 쫓기며 일이 진행되고 많은 대기 시간과 제대로 몸을 기대 쉴 수 있는 공간조차 마련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며 "살인적인 초과노동 중단, 점심시간과 휴게 시간 보장, 야간촬영 종료 시 교통비와 숙박비 지급, 불공정한 도급계약 관행 타파, 근로계약서 작성 등이 방송 제작 현장 노동자들의 주된 요구다"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지난 달 최대 근무가 주 52시간으로 바뀐 것을 언급하며 "현장에서는 버젓이 노동시간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게다가 정부는 노동 시간 단축과 관련해 6개월간 단속이나 처벌을 하지 않기로 했다. 정상은 유예되고 예외만 지속 되고 있다. 정부는 하루빨리 유예를 철회하고 주 52시간 노동시간 준수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언론노조는 "방송사는 외주제작사의 노동 실태를 파악하고, 제작현장 근로자 보호를 위해 폭염 등 무리한 야외 노동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고 감독해야 한다"며 "또한 미온적인 노동시간 단축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 자사와 외주사 모두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방송사는 방송 제작 현장의 장시간 노동 개선 대책을 즉각 발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는 답하라. 지난 2월 전국언론노동조합이 함께 한 드라마TF의 요구에 따라 실시한 드라마 제작 현장 특별 근로감독 결과를 하루빨리 발표하라"며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사고가 빈번한 방송 제작 환경 개선을 위해 나서야 한다. 방송 제작 환경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마라. 지금 이 시간에도 폭염 속에서 드라마 제작 현장 노동자들이 절규하고 있다"고 대책을 촉구했다.

한편 SBS 측은 A씨의 구체적인 사망 원인에 대해 경찰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언론노조 공식입장 전문

방송사는 제작 현장의 장시간 노동 개선 대책을 즉각 발표하라

지난 1일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 입니다' 제작 노동자 한 명이 자택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사망 원인이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평소에 특별한 지병도 없었던 30세의 건강한 노동자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원인으로 드라마 현장의 악명 높은 장시간 노동 문제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지난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5일 동안 야외에서 76시간에 달하는 노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의 만성 과로 인정 노동시간은 주 60시간이다.

드라마 제작은 늘 쫓기며 일이 진행되고, 많은 대기 시간과 제대로 몸을 기대 쉴 수 있는 공간조차 마련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위험한 구조물과 환경 속에서 제대로 된 안전장치도 없이 일하고 있다. 살인적인 초과노동 중단, 점심시간과 휴게 시간 보장, 야간촬영 종료시 교통비와 숙박비 지급, 불공정한 도급계약 관행 타파, 근로계약서 작성 등이 방송 제작 현장 노동자들의 주된 요구다.

연장근로를 포함해서 주 최대 68시간 동안 일할 수 있었던 법이 52시간으로 바뀐 것이 지난 달이다. 심지어 방송업은 특례업종에서 빠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시행시기가 1년 더 늦춰졌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버젓이 노동시간을 지키지 않고 있다. 언제까지 제작 현장은 예외여야 하는가. 게다가 정부는 노동 시간 단축과 관련해 6개월간 단속이나 처벌을 하지 않기로 했다. 정상은 유예되고 예외만 지속 되고 있다. 정부는 하루빨리 유예를 철회하고 주 52시간 노동시간 준수에 앞장서야 한다.

방송사는 외주제작사의 노동 실태를 파악하고, 제작현장 근로자 보호를 위해 폭염 등 무리한 야외 노동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고 감독해야 한다. 또한 미온적인 노동시간 단축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 자사와 외주사 모두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방송사는 방송 제작 현장의 장시간 노동 개선 대책을 즉각 발표하라.

마지막으로 고용노동부는 답하라. 지난 2월 전국언론노동조합이 함께 한 드라마TF의 요구에 따라 실시한 드라마 제작 현장 특별 근로감독 결과를 하루빨리 발표하라.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사고가 빈번한 방송 제작 환경 개선을 위해 나서야 한다. 방송 제작 환경 문제를 더이상 외면하지마라. 지금 이 시간에도 폭염 속에서 드라마 제작 현장 노동자들이 절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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