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미스터션샤인' 이병헌, 그 어려운 연기를 해냅니다

이성봉 기자 / 입력 : 2018.07.3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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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병헌/사진=tvN


역시 이병헌은 이병헌이다. 그야말로 연기 장인. 9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이병헌은 유창한 영어, 일본어부터 상황에 따라 바뀌는 눈빛, 목소리까지 빈틈없는 연기로 안방극장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이병헌은 케이블 채널 tvN 주말드라마 '미스터션샤인'(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 제작 스튜디오 드래곤)에서 주인공 유진 초이 역을 맡았다. 유진 초이는 조선에서 노비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죽을 위기에 처하자 미국으로 떠난다. 이후 미국 해병대 장교 '캡틴 유진 초이'로 자신을 버린 조국 조선으로 돌아온다.


극 중 유진 초이는 조선 노비의 아들 출신이자 미국인이다. 이방인이지만 조선인의 피가 흐르고 조국에 대한 배신감을 가진 굴곡진 사연을 가진 인물로 그동안 드라마에서 흔히 접해왔던 캐릭터가 아니다. 국가 간의 갈등이 벌어질 때마다 복잡한 감정에 휩싸이기 때문에 섬세한 연기는 필수적이다.

그 어려운 걸 이병헌은 해낸다. 그는 단순히 외국어를 할 줄 아는 배우가 아니다. 외국어 연기는 해당 외국어와 그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어색하지 않다. 이미 다수의 할리우드 영화를 통해 검증받은 이병헌의 연기는 그가 왜 이 역할에 캐스팅되었는지를 짐작케 한다. 게다가 이번엔 일본어 연기까지 섭렵해 월드스타의 면모를 보인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코믹 연기다. '미스터 션샤인'은 신미양요(1871년) 때 미국에 떨어졌던 유진 초이가 성인이 되어 조선에 돌아온 1900년 전후 격변의 조선을 살아간 의병들의 삶을 담는다. 무거운 시대적 배경 속에 순간순간 보이는 이병헌의 코믹 연기는 유진을 더 입체적인 캐릭터로 만들어준다.


지난 4회분에서 춘식(배정남 분)의 그림솜씨를 칭찬하며 유진은 "뭐야, 너야? 그림 솜씨가 다빈치 급이었네"라고 다소 얼빠진 표정으로 농담을 한다. 3회에서는 고애신(김태리 분)이 자신을 뒤따라 다니냐고 불쾌한 표정을 짓자 유진은 어이없다는 말투로 "누가 봐도 그쪽이 내 뒤에 있소"라고 쏘아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러한 이병헌표 코미디는 영화 '광해'에서부터 빛났다. '광해'에서 가장 유쾌했던 광해가 매화틀에서 '큰 일'을 보는 장면은 이병헌의 애드리브로 알려졌다. 이후 권력자들의 비리와 복수를 다룬 '내부자들'에서 "모히또에서 몰디브 한 잔"으로 정점을 찍더니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마음먹고 망가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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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병헌/사진=영화 '광해', '내부자들', '그것만이 내 세상'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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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태리와 이병헌/사진제공=화앤담픽처스


연기를 통해 김태리와의 나이 차이도 무색케 했다. 애신이 "러브가 무엇이오"라고 묻는 장면은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이 찰떡처럼 맞았음을 증명했다. 특별한 제스처나 기교 없이 두 사람은 표정과 눈빛만으로 긴장감을 유발했다. 유진은 "헌데 러브는 혼자는 못 하오. 함께 할 상대가 있어야 해서"라며 "총 쏘는 거보다 더 어렵고 그보다 더 위험하고 그보다 더 뜨거워야 하오"라고 말한다. 다소 민망할 수 있는 김태리와 주고받는 이 대사를 그야말로 '심쿵' 대사로 만든 것은 이병헌의 연기력이라 해야 하지 않는가.

'미스터 션샤인'은 오는 8월 4일 9회 방송을 앞두고 있다. 앞서 8회에서는 유진은 애신과 포옹하며 서로의 감정을 확인했다. 또 자신의 부모가 노비였음을 대한제국 황제에게 고백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기구한 운명으로 갈수록 복잡한 감정에 휩싸이는 유진 초이로 분한 이병헌이 앞으로 펼쳐질 '미스터 션샤인'에서 또 어떤 연기로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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