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의 쏙쏙골프] 계단 오르내리기로 하체 단련을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입력 : 2018.06.11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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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친구가 군 체력단련장(골프장)으로 초대를 했는데, 참으로 특이한 경험을 했습니다. 제가 간 곳은 용인 3군 사령부 영내에 있는 체력단련장이었습니다. 위병소를 통과하면서 예전 군생활이 생각났습니다.

필자가 현역 복무한 1970년대 중반만 해도 집에 편지를 보내면서 부대 위치를 알려주면 ‘서신 보안’에 걸려 영창을 갔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네비게이션에 군 체력단련장 위치가 나오고 버젓이 군 부대안에서 골프를 치니, 참 세상 많이 변했죠.


용인 선봉대 체력단련장(이하 체력단련장)은 서울 강남에서 35분 거리인게 강점이었습니다. 그게 또 함정이더군요. 근접성이 좋은 반면 18홀을 도는게 어찌나 힘이 들던지요. 그야말로 체력단련장이었습니다.

첫홀은 심한 오르막이었습니다. 50도 안팎의 경사? 스키장의 슬로프를 생각하면 됩니다. 골프장 형태에 대한 아무런 사전 지식없이 갔다가 몸이 덜풀린 첫홀부터 오르막을 맞이하니 샷이고 뭐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오죽하면 등산화를 신으라는 말이 인터넷 후기에 올라왔겠습니까. 9홀을 두 번 도는데 1,3,6번홀이 심한 오르막이고 평지인 9번홀을 빼고는 내리막이었습니다.

물론 오늘 말하려는 요지는 경사가 심한 군 골프장 소개가 아니죠. 후반 9홀 이야기를 하려는 것입니다. 전반 9홀을 마치고 그늘집(간이 휴게소)에서 막걸리를 한잔 하고 나니 몸도 풀리며 어느 정도 컨디션 회복이 되더군요. 전반전에 대한 적응력도 있고 하니 두시간 전에 돌았던 1번 홀이 그리 어렵지 않아 보였습니다.


첫홀 파, 2번 홀 버디, 3번 홀 파, 4번 홀 보기... 이렇게 해서 9홀 성적이 버디 2개 포함, 37타(1오버파)! 저 스스로도 뛰어난 성적이 신기해 원인을 분석해봤습니다(전반 스코어는 제대로 챙기지 않았음. 약 48타).

희한하게 그 원인은 아파트 엘리베이터 공사였습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가 지은지 25년이 되서 엘리베이터가 자주 고장날 정도로 주민들을 불편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엘리베이터 교체 공사를 했는데, 22일간의 공사 기간중 외출땐 제가 사는 8층에서 계단을 오르내려야 했죠(하루 평균 4회 왕복, 총 1000계단).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하체가 단련된 겁니다. 하체가 튼튼해지다보니 심한 오르막 코스에 금방 적응이 돼 샷이 안정을 되찾은 걸로 보입니다.

다리 힘이 좋아야 골프를 잘 친다는 건 이제 상식이 되다시피 됐고, 박세리와 신지애는 ‘무쇠다리’로 엄청난 기록을 일궈냈습니다. 특히 신지애는 중고교시절 아파트 10층에 살며 계단으로만 오르내린 게 샷 정확성을 이룬 원천이었다고 인터뷰에서 말한바 있습니다.

대부분 골퍼들이 하체 강화 훈련을 할 틈이 없으므로 아파트나 빌딩, 지하철 구내를 계단으로 오르내리면 ‘대체 효과’가 상당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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