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의 쏙쏙골프] 골프의 가치는 정직과 에티켓에서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입력 : 2018.05.28 07:00 / 조회 :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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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라운드 경기를 펼칠 때 3라운드를 ‘무빙데이’라고 하는 데는 두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대회 주최측에서 1,3라운드때 핀을 어렵게 혹은 쉽게 꽂아(2,4라운드는 정반대) 선수들의 스코어가 들쑥날쑥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선수들의 컨디션이 오락가락하는 탓입니다.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은 긴장하기 마련이라 첫날, 이튿날 잠을 못자면 사흘째 되는 날에 샷이 무너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잠을 못잔 역효과는 바로 다음날이 아닌 48시간 이후에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물론 컨디션 관리를 잘하는 경우엔 3라운드부터 힘을 내므로 이 역시 ‘무빙데이’의 좋은 사례입니다만 스코어가 망가지는 선수가 그렇지 않은 선수보다 훨씬 많습니다.

지난 27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파72)에서 끝난 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 정한밀(27)은 2라운드에서 11언더파를 쳐 2위와 5타 앞선 단독 1위를 질주했습니다. 5타차이니 3,4라운드에서 큰 실수만 않으면 우승할 확률이 높았습니다.

그런데 3라운드에서 무려 8타를 잃고 3언더파를 기록, 4타차 4위로 급전직하했습니다. 1m~1.5m이내 퍼팅 5개를 놓치고 ‘벙커 홈런볼’로 더블보기까지 저질러 전형적인 무빙데이의 나쁜 케이스가 되고 말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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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밀 / 사진제공=KPGA


정한밀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아마 잠을 설친 게 가장 큰 이유일겁니다. 제네시스 챔피언십의 우승 상금은 3억원으로 국내 최다입니다. 우승을 따내기 위해 3,4라운드 전략을 어떻게 짤까, 우승해서 생전 처음 만지는 거금 3억원을 어디에다 쓸까, 라는 성급한 걱정과 기대로 잠을 제대로 잘수가 없었겠죠. 피곤하거나 긴장하면 젖산이 많이 나와 근육을 뒤틀리게 하는데, 정한밀이 짧은 퍼트를 5개나 놓치고 어이없는 벙커샷을 한건 수면 부족에서 연유됩니다.

정한밀은 2번홀선 오소(誤所)플레이로 2벌타를 잃었는데요. 티샷한 공이 카트 도로에 떨어져 한클럽이내 무벌타 드롭해야 하는데 정신을 잃어 두클럽을 잰후 드롭해 2벌타를 먹었습니다(캐디는 뭘 했는지). 경기위원은 드롭지점에서 40cm 정도만 벗어나 중대한 오소가 아니라는 판단으로 실격대신 2벌타를 적용한 것은 다행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많은 분들이 의문을 가질수 있습니다. “PGA나 LPGA에서는 카트 도로에 떨어져도 그대로 치던데 왜 우리는 구제를 받지?”라고 말입니다.

1834년 최초로 골프 룰이 제정될때, “볼은 놓여 있는 상태 그대로, 거리는 이익을 보지 않는다”는 두가지 원칙에서 출발해 지금은 두툼한 룰북으로 발전했습니다.

그래서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카트 도로에 공이 떨어져도 처음의 ‘룰 정신’을 존중해 그대로 진행을 시킵니다. 하지만 대회마다 로컬룰이 있어 구제되기도 하는데 미국, 유럽과 달리 국내 대회에서는 웬만하면 벌타없이 샷을 이어갑니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카트 도로에 있는 공은 예사로 페어웨이 한 가운데로 던져 다음 샷을 합니다. 이제부터는 가능한 1~2 클럽 이내 공을 놓고(드롭할 필요까지는 없음) 진행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골프의 가치는 정직(룰 지키기)과 에티켓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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