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의 쏙쏙골프] 캐디 팁 남발, 생각할 문제입니다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입력 : 2018.05.21 06:00 / 조회 :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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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사시는 애독자분의 요청으로 오늘은 특이한 내용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몇 달전부터 부산 지역에는 '캐디 팁 남발'로 인해 불편한 라운드가 이어지고 있답니다. 어떤 한팀에서 시작된 것이 입소문을 타고 여러 동호회와 단체로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게 무슨 말인고 하면, 누구든 버디를 기록할 경우 반드시 캐디에게 1만원의 팁을 주도록 분위기를 이끌어 간다는데요. 한 라운드에서 동반자들이 버디를 할 때 마다 팁을 1만원씩 캐디에게 건네는데 만약 한 사람이 버디를 세 개 했다면 3만원을 지불 해야 된답니다. 이렇게 되면 팁이 아니라 세금인 셈이네요. 팁이란, 오랜만에 기록을 세울 때나 서비스를 잘 받았다고 플레이어가 느낄 때 기쁜 마음으로 전하는 건데 이처럼 강제적으로 팁을 주게 되니, 팁 문화가 골프장에서 역주행하는 꼴입니다.

과도한 팁 문화가 얼마나 라운드 분위기를 망치느냐 하면, 어떤 한 사람이 팁 주기를 꺼려하면 나머지 사람들이 그를 매너없고 째째한 사람으로 취급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두 번째 버디를 했을 때 팁 1만원을 또 지갑에서 꺼내지 않으면 동반자 3명이 버디 두 번한 사람을 졸렬한 사람으로 내몬다는군요. 물론 아직은 부산 지역 대부분 골프장에서 그러는 게 아니고 일부에서 행해지고 있지만, 이런 잘못된 팁 문화는 더 확산이 되기 전에 바로 잡아야 합니다.

왜 그런가 하면, 첫째로 공정을 기하기 위해서입니다. 캐디 팁은 전국 어느 곳에서나 관례처럼 돼 있듯이 한팀에서 1만원, 많아야 2만원을 주는 게 옳습니다.

과공비례(過恭非禮)라는 말처럼 공대함이 지나치면 예의가 아닙니다. 물론 캐디 입장에서야 많이 받을수록 좋지만, 팁이 많아지다 보면 급기야 캐디가 적게 주는 사람을 업신여기게 되고 서비스도 나빠지게 됩니다. 팁을 많이 주는 건 불공정거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실력의 하향 평준화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골프를 치는 이유는 친선 도모와 함께 기량 향상을 꾀하는 것입니다. 1m짜리 쉬운 버디 퍼팅을 앞두고 "이걸 성공시키면 또 (서비스가 신통찮은) 캐디에게 팁을 줘야 돼? 내기에서 돈도 딸만큼 땄는데 슬쩍 못 미치게 쳐 파(PAR)나 하지 뭐..."하는 식이 되어서는 곤란하죠.

어떡하든지 버디를 성공시켜 전반적으로 기량의 상향 평준화를 이뤄야 하는데, 버디 팁 부담 때문에 버디를 기피한다면 우스운 일이 됩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는 속담, 그대로입니다.

"에이, 버디하면 동반자 세명으로부터 버디 값 1만원씩을 받는데, 팁 1만원을 아까워 해?"하는 분이 있겠지만, 이런 사실을 제보한 애독자분은 실제로 캐디 팁이 아까워 버디를 한 라운드당 달랑 하나만 하고 만답니다.

일상생활에서 돈이 많이 개입되면 좋던 사이가 나빠지고 좋던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집니다. 골프도 마찬가지죠. 캐디 팁 남발을 자제하시고, 내기도 소액으로 진행해 명랑한 라운드를 이어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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