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병헌 "8차원 캐릭터 연기도 도전하고파"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8.02.02 17:00 / 조회 : 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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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병헌


지난 2017년 7월 이후 7개월 만에 다시 병헌(25)을 만났다. 병헌은 아이돌그룹 활동을 멈추고 신인 배우로 첫 발을 뗀 지도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연극과 뮤지컬 무대를 오가며 벌써 6개 작품이나 소화했다. 비중도 작지 않았다. 분명 의미 있는 성과라 해도 될 법했다.


병헌은 일찌감치 배우 활동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병헌이라는 이름이 아닌 엘조로 활동했을 때도 SBS '딴따라', tvN '꽃할배수사대', OCN '실종느와르M', 영화 '절벽 위의 트럼펫' 등의 작품에서 작은 역할을 맡아 경험을 조금씩 쌓아갔었다. 시간이 흘러 병헌은 이제 배우로 완전히 전향하고 오로지 연기에만 집중하며 장르를 오가며 관객들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2017년 7월 만났을 당시 병헌은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배우 김수현이 연기한 원류환 역을 뮤지컬 버전 작품에서 소화하고 있었다. 이 작품에 앞서 코믹 스릴러 '공장장 봉작가', 코믹 로맨스 '스페셜 라이어'를 잘 마쳤고,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후로는 연극 'S 다이어리'와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에서 각각 비중 있는 연기로 시선을 모았다. 이 작품의 장르만 해도 코믹부터 스릴러까지 다양했다.

그리고 사극이었다. 병헌은 지난 13일부터 공연이 시작된 연극 '여도'에서 단종 역으로 출연해 비극적이면서도 암울한 캐릭터를 선사했다.

'여도'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세조, 이성, 단종 등 여러 인물을 둘러싼 이야기를 담은 사극. 단종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스릴러 장르가 더해졌다.


'여도'에는 병헌을 비롯해 블락비 비범, FT아일랜드 송승현, B.A.P 힘찬, B1A4 바로 여동생이기도 한 가수 차윤지 등 아이돌 스타들이 각 역할에 더블 캐스팅됐으며 김준, 백승헌, 공현주, 박정학 등 베테랑 연기자들도 합류, 캐스팅 조화를 이뤘다.

병헌은 "처음에는 감이 잘 안 오기도 했다.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것은 늘 흥미로웠다"며 '여도'에 합류하게 된 감회를 전했다. 이어 "'여도' 이외에 다른 사극을 마주한 적이 없어서 공연 전까지는 연습실을 나가기가 무서울 정도로 사극 작품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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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병헌


병헌이 연기하게 된 단종은 조선 6대 임금이자 세조의 조카로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 불안정한 정세 속에 살아가는 인물. 역사적으로도 어린 나이에 폐위를 당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기에 당시를 살아가며 느꼈을 복잡하고도 불안한 감정이 이번 '여도'에서의 연기 포인트가 됐을 법 했다.

"극 중 비중으로만 따지면 2시간 중 20~30분 정도 신에 참여했던 것 같아요. 단종은 어리지만 신념이 강했고 자신보다 남들을 더 위하고 살았던 인물이에요. 단종을 연기하면서 많이 울었어요. 화나서 울었고 슬퍼서 울었어요. 얼마나 삶이 외로웠을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죠. 매 신이 거의 슬픈 장면이 대부분이었고 웃는 연기는 딱 한 장면밖에 없었어요. 그 장면은 혜빈 정씨와의 사랑을 주고받는 장면이었는데 당시 나이로는 14세에 불과했지만 나름대로 풋풋한 모습이었다고 생각해요."

병헌은 자신의 연기자로서 입지에 대해 "아직은 잘 모르겠다. 공연 위주로 활동을 해서 그런가 내 인지도가 높아졌는지 여부는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이어 "그래도 팬들이 부모님처럼 묵묵하게 응원해주시는 편"이라고 밝혔다.

'여도'는 오는 25일까지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여도'까지 병헌은 총 6개 작품을 쉬지 않고 소화했다. 배우로 전향한 이후 오로지 연기에만 올인했고 숨은 가빠왔다. 병헌은 "돈만을 생각했다면 결코 대학로에서 연극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연기 하나만 생각하고 달렸다"며 "며칠 동안 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였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이한 지도 채 1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이도 어느덧 2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었다. 여러 생각이 들 법도 했다. 병헌은 그저 자신의 연기에 대해 좋은 반응을 보여주는 관객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연 보러 오시는 분들이 제게 '연기 잘 했다'라고 해주시니 더 힘이 났어요. 심지어 제 연기를 보고 눈물도 흘렸다고 하신 관객들은 제게 정말 소중하죠. 소소하지만 뿌듯한 마음도 들어요. 다양한 장르도 도전했고 '스페셜 라이어'에서는 사실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기분도 들 정도여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의미가 있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다음 작품에선 8차원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요즘 방영되고 있는 SBS 드라마 '리턴'에서의 봉태규 선배님이 선보이는 연기처럼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매력이 있는 캐릭터를 관객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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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근 |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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