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행장애 극복' 엄태용, 포수 경쟁 불 지필까

심혜진 기자 / 입력 : 2018.02.01 06:00 / 조회 : 3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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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용./사진=한화이글스



한화 이글스가 본격적인 2018시즌 준비에 나섰다. 포수 엄태용(24)도 일본 오키나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포수 경쟁을 예고했다.

한화 선수단은 지난 1월 3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오키나와로 떠났다. 내달 1일부터 3월 9일까지 훈련을 진행한 후 3월 10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스프링캠프는 코칭스태프 14명, 선수단 46명 등 총 60명 규모로 구성했고, 포지션 별로는 투수 25명, 포수 4명, 내야수 9명, 외야수 8명, 2018 신인선수 중 투수 김진욱, 박주홍, 내야수 정은원 선수 등 3명이 포함됐다.

엄태용은 최재훈 정범모 지성준 등과 함께 포수진에 합류했다. 올 시즌 한화의 안방은 최재훈과 정범모가 번갈아 가며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엄태용과 지성준은 20대의 패기를 무기로 도전장에 나선다.

엄태용은 지난 2012년 6라운드 전체 59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2년차가 된 2013년 6월 처음으로 1군에 콜업됐다. 점차 출장 기회를 받았고, 39경기 타율 0.234, 5타점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2014시즌에는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사령탑이었던 김응용 감독이 그의 성장 가능성에 관심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기대를 부응하지 못하고 17경기 출장에 그친 채 시즌을 마감했다. 5월 이후 1군이 아닌 2군에서만 뛰었다.

그리고 절치부심하던 그에게 혈행장애라는 병이 찾아왔다. 병은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훈련 당시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엄태용은 "훈련하고 있는데 손가락이 이상했다. 오른손 중지 두 마디 쪽에 풍선이 터질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 그래서 바로 트레이너에게 보여드렸고, 반신욕, 파라핀 치료 등 할 수 있는 것을 해봤다. 이후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붓고 상태가 심해지더라. 손가락 끝 부분은 새파랗게 변하기 시작했다. 결국 중도 귀국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귀국 후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혈행장애 판정을 받았다. 엄태용은 "혈관조형 검사를 했더니 손가락부터 손바닥까지 혈관이 5군데 막혀 있는 것이 나왔다. 약물치료 외에는 쉬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상태가 호전되기까지 약 2년이 걸렸다. 그에게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 그 사이 우울증, 공황장애, 분노조절장애 등 정신적인 병도 한꺼번에 겪었고, 체중도 급격하게 불어났다. 엄태용은 "당시만 해도 별의별 생각을 다 했다. 정말 말도 안되는 극단적인 생각들이었다. 또 식은땀을 흘리다 갑자기 기절하기도 했다"고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다행스럽게도 조금씩 상태가 나아졌다. 외할머니의 극진한 보살핌이 있었고, 낚시, 볼링 등을 하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꾸준히 치료를 받은 결과였다. 그 이후부터는 잘 풀렸다. 재활군에서 육성군, 또 육성군에서 2군으로 금방 올라왔다. 하지만 완치 판정은 없다. 언제 재발 될지 몰라 평생 관리를 해줘야 한다. 그럼에도 엄태용은 웃었다. 야구를 다시 할 수 있다는 기쁨 때문이었다.

지난해 5월부터 퓨처스리그에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엄태용은 시즌을 마친 후 11월부터 진행된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도 참가했다. 강인권 배터리 코치로부터 많은 지도를 받았다. 엄태용은 "강 코치님은 빠르게 탁, 탁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신다. 강 코치님 지도 하에 공 잡는 자세를 좀 바꿨다. 아직 내 습관이 있어 바꾸긴 어렵지만 계속 바꾸려고 노력 중이다. 수비에서만큼은 물 흐르듯이 플레이하는 모습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스프링캠프에서 제대로 준비해서 와야 한다. 그의 올 시즌 목표는 1군 진입이다. 만약 올해 1군 무대에서 뛰게 되면 2014년 이후 4년 만이다. 엄태용은 "당장은 힘들 것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도 1군에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목표 달성이다. 2군에서 열심히 뛰다 보면 1군에 불러주지 않을까(웃음)"라고 밝혔다.

특히 엄태용은 돌아가신 외할머니를 위해서라도 꼭 잘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11월에 돌아가셨다. 크리스마스가 49재였다. 내가 아플 시기에 공주에서 같이 지냈다. 내가 어릴 때부터 외할머니 손에서 컸기 때문에 외할머니와 지내는 것이 더 편하다. 마음의 안정을 찾는 데 큰 힘이 됐다. 이제 다시 야구를 하게 됐으니 외할머니를 위해서라도 더 잘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엄태용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다행히 주변에서 좋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그래서 나 역시 올해 기대감이 크다.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잘하고 싶다"고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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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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