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빈 회장 "카누·카약 메달수에 걸맞은 연맹위상 세우겠다"

[김재동의 만남]

김재동 기자 / 입력 : 2017.12.2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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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빈 대한카누연맹회장./사진= 이기범 기자


“공공서비스를 절차에 따라 나눠주는 공공기관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도전정신 충만한 벤처기업이라 생각합니다.”

지난 15일 취임한 제11대 대한카누연맹 김용빈 회장(45)이 연맹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처음 만난 그에게선 몸에 밴 겸손과 조화롭게 어우러진 젊은 패기가 전해졌다. 카누연맹 새 수장으로서의 각오를 묻는 질문에 열정적인 대꾸가 돌아온다.


“스포츠종목의 위상이란 것이 결국 올림픽 메달 숫자에 기반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에 비춰볼 때 카누·카약은 육상·수영·레슬링·사이클·체조 다음으로 여섯 번째로 많은 16개의 금메달이 걸려있습니다. IOC위원도 이례적으로 두 분이 배출돼 있구요. 슬라롬, 스프린터 외에 드래곤보트 5종목이 추가된 아시안게임에는 21개의 금메달이 걸려있고 전국체전에도 23개가 걸려있습니다. 저는 저희 연맹 역시 이같은 카누·카약의 위상에 걸맞게 성장해야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꼭 그렇게 성장시킬 겁니다.”

당장 내년 8월로 닥친 제 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관해 묻자 “금, 은, 동 각 2개씩의 메달이 목표”라고 답한다. 지난 인천아시안게임에선 금·은·동 각 1개씩에 그쳤지만 지난 1990년 북경아시안게임에선 금3, 은2, 동3을 따냈던 전력이 있음을 강조하며 금·은·동 각 2개씩은 충분히 실현가능한 목표임을 설파했다.

기존 종목외에도 아직 대표선발도 이루어지지않은 드래곤보트 종목에서의 메달 획득도 기대하고 있다.


‘대표선발도 이루어지지않은 드래곤보트에서 메달을 기대한다?’ 이에대해 김회장은 “드래곤보트는 전통적으로 필리핀·태국·러시아·영국·미국등이 잘하는데 그들 나라에서는 카누하는 선수들은 드래곤보트에 출전치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카누 선수들이 한 종목을 더 탈 의욕이 충만하므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5종목 메달중 하나는 건질것으로 예상합니다”고 답한다.

하지만 현재 드래곤보트에 대한 대한체육회 차원의 지원은 없다. 이와 관련 김회장은 “물론 안되면 제 돈으로라도 후보 포함 16명 자카르타 보낼 겁니다. 하지만 국가대표의 성격상 한사람의 5천만원보다 5천명의 1만원이 더 의미있다고 판단돼 드래곤보트 국가대표 후원행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고 밝힌다.

내년 봄(잠정적으로 5월1일 근로자의 날로 예정) 대한카누연맹은 대규모 한강 가로지르기 카누대회를 열고 여기에 드래곤보트 종목도 포함시켜 일반인의 후원을 독려할 계획이다.

한강 카누대회는 카누의 저변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용빈 회장은 “1천만 인구의 대도시에 한강같은 큰 강을 갖고 있다는 점은 카누에 최상의 조건”이라며 대회를 통해 한강을 카누로 가득 메우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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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빈 대한카누연맹회장./사진= 이기범 기자


연맹이 파악하고 있는 국내 동호인 규모는 최대 10만명 선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맹이 그동안 제대로 아우르는 역할을 못한 것 같아요. 앞으로 동호회 활동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모색하겠습니다. 일단 내년부터 카누·카약 관련 계간지를 창간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정기적으로 한강 가로지르기 대회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와 협의하여 한강 요소요소에 카누카약을 위한 스팟을 확대해나가겠습니다. 서울시측에서도 한강을 직접 활용하는 기획을 적극 환영하고 있습니다. 한강을 카누와 카약이 수놓게 되면 저변확대에 상당히 도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회장이 카누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개인적으로 친분있던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이 7대 카누연맹회장(2004년3월~2009년1월)을 맡던 무렵이었다. 이회장을 통해 카누를 소개받고 직접 타본 카누는 정말 매력있는 스포츠였다고 전한다. “딱 물위에 앉아있는 셈이잖아요. 반짝이는 물비늘을 같은 높이에서 완상하며 패들링을 하면 그 기분이란 것이 정말 대단합니다. 찰박찰박 물을 저어나가면서는 스스로 깨끗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힐링에는 최고라고 느꼈습니다.” 그런 인연이 더해져 기업인 인생 20년째를 맞아 대한카누연맹이란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나선 것이다.

김회장은 2002년 작고한 언론인 김택환씨 슬하 3형제중 차남이다. 고 김택환씨는 1973년부터1979년까지 KBS 9시뉴스 메인앵커로 활약했고 1980년 신군부에 의해 강제해직 당했었다. 일본 도쿄의 주오(中央)대학 법학부를 마친 후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대학원 다닐 때까지 김회장의 꿈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언론인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학원 재학중이던 1996년 초등학교 동창 2명의 제안을 받고 어떨결에 창업에 동참했다. 섬유 디자인 회사로 출발했지만 1년만에 IMF를 맞았다. 다행스럽게도 화의과정을 통해서 채권자로서 원청 패션회사를 인수해 살려낸 경험이 있다. 코스닥 상장회사 한국코퍼레이션(전MPC)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는 지난해 취임했다. 한국코퍼레이션은 ICT기반의 컨텍센터 전문기업으로 지난 11월8일 제43회 국가품질경영대회서 고객만족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지난 9월엔 일본 3대종합상사인 이토추상사 및 자회사 벨시스템24와 글로벌파트너십계약을 맺고 글로벌기업의 현지 콜센터 운영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20년전에 저 포함 직원 3명으로 출발했습니다. 지금 우리회사 정규직 사원만 4500명입니다. 사원수로만 따지면 1,500배 성장한 셈입니다. 20년전에 축구협회직원이 12명였다고 들었습니다. 지금은 거의 대한체육회만큼 성장한 조직이 되었습니다. 현재 카누연맹 스태프가 5명인데 제 바람은 축구협회만큼 키워내는 겁니다”

조곤조곤 차분한 목소리라서 그의 어마어마한 포부가 선뜻 와닿지는 않는다. 하지만 “카누는 그렇게 성장할만한 잠재력이 풍부한 종목입니다” 덧붙이며 눈을 반짝이는 젊은 회장의 열의에 찬 모습은 사뭇 로맨틱하게 와닿는다. 그는 그렇게 카누와 사랑에 빠진 남자였다. 카누와 김용빈 회장의 로맨스가 어떤 드라마를 써나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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