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위해 반전 캐릭터 '영구' 된 이용규가 반가운 이유

김재동 기자 / 입력 : 2017.12.07 06:00 / 조회 : 1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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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한마당 '꽃길만 걷자'에서 여성팬과 꽁트를 선보인 이용규./한화이글스 페이스북 캡처


“우리가 아는 그 용규 맞음?” “용규 실화냐?” “원래 이런 캐릭터였나?”

한화 이글스 구단 페이스북이 요란하다. 지난 2일 대전대학교 맥센터에서 열린 한화팬 대상 ‘독수리 한마당 꽃길만 걷자’ 행사에 참여한 이용규(32)의 모습이 낯선 충격을 안겼기 때문이다.

이날 한 여성팬과 함께 꽁트를 연기한 이용규는 복슬복슬한 머리를 한 채 개구진 표정으로 여성팬을 따라 하며 놀리는 연기를 선보였다. 내용은 만화영화를 보겠다는 이용규와 여성팬의 채널 다툼. 왕년의 코미디캐릭터 맹구나 영구를 연상시키는 목소리로 “따라하지마”를 외치는 이용규의 모습에 팬들은 환호하고 있다.

이용규의 팬서비스가 큰 호응을 받고 있는 이유는 야구장에서 보여준 그의 진지한 모습과는 생뚱맞을 정도로 판이한 캐릭터 변신 때문이다. 야구판에 ‘용규놀이’ ‘커트신공’이란 용어를 정착시킨 상대투수와의 집요한 승부, 주루와 수비에서 보여주는 허슬플레이. 야구를 대할 때 야구선수 이용규는 언제나 진지했다.

이용규는 FA신청 마감일이었던 지난달 6일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 당시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올 시즌은 제가 보여야 할 경기력을 다 보여 드리지 못했다. 그 상황에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스스로 납득 할 수 없는 일이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내년에는 팀 승리에 공헌하는 선수가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용규는 시즌 전 팔꿈치염증에 시달렸고 지난 5월 2일 문학 SK전에서는 8회 스퀴즈번트를 시도한 뒤 1루를 잘못 밟아 넘어지면서 오른 손목 골절상을 당했다. 당시 이용규는 조기 복귀를 위해 수술을 받았고 7월 8일에서야 1군 복귀를 할 수 있었다. 올시즌 57경기 출장, 타율 2할6푼3리, 47안타, 12타점, 31득점, 10도루를 기록했다.

이용규의 FA 권리 유보에 대해 부실한 시즌 성적과 김현수, 민병헌, 손아섭, 김주찬, 정의윤, 이대형 등 대형 FA 외야수가 쏟아져나온 현실을 감안한 영리한 선택이라는 반응도 있지만 그렇더라도 “경기력을 제대로 못보인채 권리만 주장할 수는 없다”는 소회에 담긴 진정성은 야구에 대해 언제나 진지했던 이용규를 생각했을 때 믿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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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요청에 기꺼이 춤을 추는 이용규.


그리고 독수리 한마당에서 이미지 반전으로 쇼킹한 즐거움을 안겨준 이용규의 팬서비스에도 진정성이 읽힌다. 이용규는 지난 2016년 정초에도 훈훈한 미담을 팬들에게 전한 바 있다. 당시 아이가 아파 병원을 찾았던 이용규는 폐렴으로 인해 입원치료가 시급한 다섯 살 아이와 그 부모가 병실이 없어 애를 태우는 모습을 보고 트레이너를 통해 입원실을 수배해주는 성의를 보였고 당시 아이의 엄마가 야구 커뮤니티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팬을 위해 기꺼이 ‘영구’가 되었던 이용규, 보여준 게 없어 FA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는 이용규. 팬과 야구를 대하는 그의 진정성이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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