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의 쏙쏙골프] 펑샨샨에게서 배울 점, 안 배울점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입력 : 2017.11.20 08:35 / 조회 :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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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박성현(24)을 누르고 LPGA 세계 1위로 등극한 펑샨샨(28․중국). 그는 어떻게 보면 불가사의한 선수입니다.


팬더곰같이 생겼고, 배가 불룩 나오고, 걸음걸이도 뒤뚱뒤뚱합니다. 아무리 골프가 야구와 더불어 배 나온 선수도 할 수 있는 운동이라지만(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최준석과 이대호를 보십시오^^) 펑샨샨이 세계 1위로까지 올랐다는 건, 신기하기도 하고 정상적인 체격의 선수들이 크게 반성해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체격을 보시면 웬만큼 이해가 가시지만, 펑샨샨은 운동을 게을리하는 선수입니다. 저 육중한 몸은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건 거의 안한다는 징표입니다.

저와 친분이 있는 LPGA 선수가 있는데, 지난해와 올해 성적이 신통찮아 100위권밖으로 떨어졌습니다. 이제는 투어 출전 자격도 없어져 버렸습니다.

제가 하도 안타까워 ‘열심히 운동하라’는 충고의 이메일을 가끔 보냈는데, 그래도 성적이 오르지 않자 마지막으로 매몰찬 이메일을 보내려다가 꾹 참았습니다. “뚱보 평샨샨도 통산 9승을 올렸는데 지금 뭐하는 거냐. 정신 좀 차려라!”는 질책을 하려다 상대방이 엄청난 충격을 받을 것 같아 관뒀습니다. 하여간 모든 한국계 LPGA 선수들이 평샨샨의 성적에 자극을 받고 분발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프로뿐 아니라 아마추어들도 파이팅 해야 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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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샨샨./AFPBBNews=뉴스1





그건 그렇고, 평샨샨에게서 배울 점이 무엇일까요. 바로 낙천적 성격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자신과 상관이 없다며 태평천하랍니다. 악천후로 경기가 중단됐을 때 노심초사하는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클럽하우스에서 편하게 잡니다. 잘 먹고 잘 자면서 스테미너가 생기는 타입입니다.

늘 걱정이 많은 아마추어들은 꼭 배워야 할 성품입니다. 전날 저녁부터 걱정으로 잠을 설치고, 실전 라운드에서도 항상 잘 치려는 욕심을 부리지 않습니까? 이번 홀 못치면 다음 홀에서, 오늘 못치면 다음 라운드에서 잘 치면 되잖아요? 그리고, 내가 못치게 되면 동반자들 세명이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그리 실망할 일은 아닙니다.

연습량이 많지 않은 건 닮지 말아야겠습니다. 펑샨샨은 덩치가 크니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익혀 연습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경기 전에도 30분 남짓 하는 게 전부랍니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는 연습을 많이 해서 기량을 익혀야 되는 것이니, 펑샨샨 스타일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하루에 10~15분씩 스트레칭을 하고 가끔 연습장엘 가고, 라운드 전날은 술을 삼가고, 1번홀 티샷 전에는 연습 퍼팅도 빠뜨리지 않아야 타수를 줄이게 됩니다.

펑샨샨은 체구와 달리 퍼팅을 아주 잘하는데, 이건 매홀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온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이거 빠지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하기 보다 “넣을 수 있어!”라는 자신감으로 퍼팅에 임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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