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김태형, '양김의 D의 전쟁'..아름다운 승부 시작

김재동 기자 / 입력 : 2017.10.17 13:00 / 조회 :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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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경문 감독(좌)과 두산 김태형 감독.


2016 한국시리즈에서 NC를 상대로 4연승을 거두며 통합우승을 확정 지은 두산 김태형 감독의 인터뷰는 당시 화제였고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상 깊다.


"기쁘면서도 착잡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당시 우승 감독의 착잡하단 소감은 당연히 다음 질문을 끌어냈다. "혹시 NC의 김경문 감독 때문에 그러신가요?" 갑자기 시선을 멈춘 김태형 감독, 한동안 애꿎은 턱을 긁기 시작했다. 이내 눈가를 훔치더니 모자를 벗어 얼굴을 가려보기도 했다.

그리곤 이내 갈라지는 목소리로 "감독이란 직업이.. 이제 2년 했지만 감독님 옆에서 친형같이 많이 배우고 그랬는데 항상 1등만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말을 이어가며 연신 흐르는 눈물을 훔치는 모습.

김경문 감독에게 어떤 말을 해주겠는가는 질문에 "제가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800승 감독님이신데.. 제가 감히 말씀드릴 위치도 아니고요. 하여튼 800승 감독이시니 우리나라 최고의 감독이십니다. 항상 건강 신경 쓰셨으면 좋겠어요"


당시까지 800승 감독이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선 9전 전승으로 한국 남자 구기종목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따낸 국민감독이었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은 단 한 번도 못해본 '형' 김경문의 한국시리즈 4번째 도전을 제 손으로 무산시킨 '동생' 김태형의 회한이 묻어나는 인터뷰였다.

이전 해인 2015시즌 플레이오프에서 NC를 주저앉혔던 기억까지 오버랩되면서 가장 좋아하는 형의 필생의 숙원을 연 이태 가로막을 수밖에 없는 운명의 아이러니가 가슴을 복받치게 한듯하다.

그리고 지난 16일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서 김태형 감독은 "감독으로 부임하고 3년째 김경문 감독님과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를 함께 하고 있는데 앞으로 한 10년 동안은 계속 함께하고 싶다"고 덕담을 담은 소감을 밝혔고, 이에 대해 김경문 감독은 "3년 연속 두산과 이렇게 만나게 돼 정말 기쁘다. 작년에 너무 허망하게 끝냈는데 올해는 조금 더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두 감독 모두 승부는 5차전까지 갈 것을 예견했다.

1년이 지나서 다시 만난 양김의 'D의 전쟁'. 서로에 대한 존중과 애정이 가득한 남자들의 승부라서 더욱 관심을 끈다. 과연 터프한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감수성 예민한 A형 남자 김태형 감독의 눈물을 다시 볼 수 있을까? '다시 한 번' 회한이든, '이번엔' 축복과 기원이든 그 눈물도 아름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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