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의 쏙쏙골프] 시즌중 함부로 바꾸면 안됩니다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입력 : 2017.09.18 08:13 / 조회 : 1222
  • 글자크기조절
image
85주간 1위였던 세계 랭킹은 최근 8위까지 떨어졌습니다. 올해 상금 랭킹과 평균 타수, '올해의 선수' 부문은 모두 20위를 오르내립니다. 드라이브샷 거리는 최하위권이고 아이언샷의 정확성을 볼 수 있는 그린 적중률은 70%에 불과합니다, 평균 퍼트 수는 29.1개 정도이니 우승은 고사하고 컷 통과도 쉽지 않은 데이터죠?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바로, 스무 살이 되기 전 14승을 거두며 골프 역사를 새로 쓴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0)입니다. 지난해 7월 마라톤 클래식 이후 우승이 없던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캐디와 스윙 코치, 클럽을 모두 바꿔 버렸습니다. 이름빼고 다 바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결과는 마술 지팡이를 잃은 마법사처럼 되고 말았습니다.

image
스무살 되기 전 14승을 올렸으나 지난해 7월 이후 추락한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 /AFPBBNews=뉴스1


여자 골프엔 믿기 힘들 정도로 수직 추락한 경우들이 더러 있죠. 109주간 세계 1위를 지키다 돌연 몰락한 청야니(28·대만)가 대표적입니다. 지난해 5승을 올리며 LPGA 투어를 집어삼킬 것 같았던 에리야 쭈타누깐(22·태국)도 올해 어깨 부상에 시달리며 2주 만에 세계 1위에서 내려왔습니다. 아버지의 탈세 사건으로 충격을 받아 연속 부진에 빠진 세계 1위 유소연(28)도 있습니다.무리한 변신을 시도한 리디아 고는 지난 17일 끝난 에비앙 챔피언십(메이저)에서 공동 3위에 오르며 부진 탈출의 기미를 보였습니다만, 그의 급격한 변화는 프로뿐 아니라 아마추어에게 던져주는 교훈이 많습니다.

골프는 경영과는 여러모로 다릅니다. 지난 1993년 6월, 이건희 회장은 삼성 그룹을 암환자로 비유하며 “처자식을 빼고 다 바꾸라”는 이른바 프랑크푸르트 선언으로 그룹의 급격한 변화와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하지만 골프라는 운동은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으로 연결돼 있고, 심리적 영향도 크므로 무조건 바꾸는 건 능사가 아닙니다


아마추어는 더욱 더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변화시키면 안됩니다. 가장 극단적인 예가, 라운드도중 고수(高手)로부터 원포인트 레슨을 받는 건데, 결점을 지적받았다고 바로 고쳐지든가요?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걸 볼수 있습니다.

왜냐 하면, 우리 뇌는 두가지 지적이 입력되면 혼란이 와 행동 지시에 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이죠. 시즌중 프로나 전문가들로부터 레슨을 받으면 제대로 학습효과를 볼수가 없습니다.

연습장에서 마스터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필드로 나가니 샷이 더 엉망이 되기 일쑤입니다.

헤드업이나 스윙시 몸이 급격히 일어나는 바디업같은 것은 연습장에서 2,3일 훈련으로 고쳐질수 있지만, 백스윙의 크기를 조절하거나 팔로 스로를 수정하는 정교한 기술은 쉽게 교정이 안됩니다.

그러니까, 시즌중에는 한두가지 결점을 고치는 데만 집중하시고, 시즌이 끝난뒤 겨울 훈련에서 확실한 변화를 주시길 바랍니다. 효과적인 겨울 훈련에 대해서는 11월중 다시 상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때까지 남은 30~40일은 자신의 샷을 다듬는데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