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의 쏙쏙골프] '겁없는 신인' 최혜진에게 배울점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입력 : 2017.09.04 10:41 / 조회 : 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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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골프칼럼리스트
지난 3일 끝난 KLPGA 메이저대회인 한화 클래식. 프로 데뷔전을 치른 '겁없는 신인' 최혜진(18, 학산여고 3년)은 무한한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최혜진은 1~3라운드에서 71-73-73타로 부진했지만 마지막날 코스 레코드인 7언더파를 치며 합계 6언더파를 기록, 공동 5위로 수직 상승했습니다.

그런데 1~3라운드는 왜 맥을 못췄을까요? 최혜진은 대회를 앞두고 "프로 진출에 대한 부담은 전혀없다. 긴장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여고 3년생의 철없이 빗나간 예상이었습니다.

최혜진은 프로 데뷔전을 앞두고 컨디션을 해칠 여러 걸림돌을 넘었습니다. 그 첫 번째가 대회 시작 사흘 전에 가진 스폰서(롯데)와의 입단 계약식이었습니다. 훈련시간도 좀 까먹었지만, 역대 최고 신인 계약금(12억원)을 받은 최혜진이 흥분하거나 설레지 않을 수 있었습니까. 거기에다 두 세 가지 행사가 더 있었으니 사전 준비가 소홀했죠.

또 올해 아마추어로서 프로 대회에 8번 나가 우승 2차례, 톱7 5차례에 US여자오픈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부담없는 아마추어의 신분이었습니다. 홀가분하게 경기를 가졌으니 성적이 좋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프로는 긴장감이 몇배 많죠. 쉽게 이야기해서 고3때의 모의고사와 대입 수능에 임하는 수험 자세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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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진 / 사진=뉴스1


한화클래식의 우승 상금은 역대 최고인 3억 50000만원이어서 내심 욕심이 많이 났을겁니다. 왜냐하면 올해 프로대회에서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받지 못한 상금이 7억여원인데, 이를 차지하지 못한 아쉬움으로 '우승+돈' 욕심이 자신도 모르게 생겼을 겁니다.

거물 신인의 등장으로 매스컴의 집중적인 관심과 취재 열기, 집요한 카메라 취재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지 않았을겁니다. 수많은 갤러리들의 시선도 부담이 됐을거고요.

말이 국내대회이지, LPGA와 일본 프로무대의 유명 선수까지 참가해 국제대회나 다름없었습니다. 거기에다 기존 프로선수들의 늠름하고 당당한 플레이에 주눅이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악조건들로 인해 최혜진의 1~3라운드 부진은 충분히 예상됐습니다. 그런데, 왜 4라운드에서 갑자기 대분발을 했을까요. 최혜진만의 비결은 충분한 수면에 있습니다. 아직 사춘기인 18세는 누우면 바로 잠들 나이 아닙니까? 최혜진은 대회 기간 내내 8~9시간 수면으로 긴장감과 피로를 날렸으니 마지막날 눈부신 플레이를 펼칠수 있었습니다.

최혜진에 대해 다소 긴 배경 설명을 한 것은 잠이 스코어에 커다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아마추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만 생각해보십시오.

라운드 전날 술을 많이 마시거나 괜히 설레어서 잠을 설친 탓에 플레이를 망친 경우가 많죠? 잠은 개인차가 많으므로, 수면을 잘 취하는 법을 강구해서 컨디션 유지를 잘해야겠습니다.

또 하나 최혜진에게서 배울 것은 과감한 플레이입니다. 한화 클래식이 열린 춘천 제이드CC 10번홀(파4)은 302m로 짧은 데다 약간 내리막이어서 원 온을 노릴만 합니다. 하지만 그린 앞에 2m짜리 벙커가 있어서 대부분 프로들은 페어웨이 우드로 레이업을 해서 투온을 겨냥합니다.

최혜진은 과감하게 원온을 노린 게 눈에 띄었습니다. 아마추어들이 꼭 배울 건 아니지만, 때론 최혜진의 적극적인 공략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특히 파3홀에서는 벙커나 워터 해저드가 그린 근처에 있다 하더라도 핀을 직접 겨냥해 버디를 노려 보십시오. 버디를 달성했을 때의 짜릿함은 소극적인 플레이어는 절대로 느낄 수 없습니다. 벙커나 워터 해저드를 피하려다 오히려 파를 놓칠 우려가 많으니 적극적인 공격이 나을 수가 있습니다.

최혜진은 빠른 시일 내 첫 우승을 차지할 공산이 큽니다. 최혜진 프로에게서 꼭 배울 두가지, 충분한 수면으로 인한 베스트 컨디션 유지와 과감한 핀 공략을 머릿속에 단단히 외워 둡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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