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사남' 열린 결말,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자수첩]

판선영 기자 / 입력 : 2017.08.25 15:00 / 조회 :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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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죽어야 사는 남자' 방송화면 캡쳐


'죽어야 사는 남자'가 신개념 '열린 결말'로 종영했다. 이를 '신개념'이라고 해야할까, '황당 결말'이라고 해야할까.

지난 24일 오후 MBC '죽어야 사는 남자'(극복 김선희 연출 고동선)가 새로운 사건을 발생시키며 안방극장을 떠났다. 끝까지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는 평도 있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어이없는 결말"이라며 지적하고 있다.

이날 방송된 '죽어야 사는 남자'는 티격태격하던 알리 백작(최민수 분)과 딸 이지영A(강예원 분)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함께 미국행을 택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아빠인 알리 백작의 건강을 걱정하고 지켜주려는 모습, 이지영A가 할리우드 작가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남편 강호림(신성록 분)의 그림은 훈훈 그 자체였다. 이렇게 모든 갈등을 없애고 평화로운 결말을 얻을 때쯤 '알리 백작의 또 다른 아들'의 등장부터 '비행기 조난'까지 알 수 없는 엔딩 장면들이 펼쳐졌다.

물론 평범한 해피 엔딩으로 이어졌다면 다소 심심했을 수 있다. 하지만 '열린 결말'에도 시청자를 이해시킬 수 있는 개연성이 필요하다. 갑작스러운 알리 백작의 또 다른 핏줄 등장, 비행기 추락 사고는 결말을 기다려온 시청자들에게 찝찝하고 허탈한 마음을 줄 뿐이었다.

과거 또 다른 드라마에서도 당혹스런 '열린 결말'은 존재했다. 바로 지난 2010년 인기리에 종영한 MBC '지붕 뚫고 하이킥'. 이 작품은 3대가 모여 사는 가족의 일상을 코믹하게 다룬 시트콤으로 시트콤 소재로는 이례적인 새드 엔딩을 보여줬다. 극 중 세경(신세경 분)이 지훈(최다니엘 분)에게 짝사랑을 고백, 두 사람이 함께 차를 타고 가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것을 암시하는 황당한 결말을 냈다.

또한 지난 2009년 방송된 SBS '아내의 유혹'은 남편에게 배신당한 여자가 얼굴에 점을 찍고 다른 사람으로 나타나 복수한다는 설정으로 '막장 스토리'임에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복수로 인해 남편 정교빈(변우민 분)과 불륜을 저지른 여자 신애리(김서형 분)의 모습이 하늘 위로 떠오르는 장면으로 마무리됐다. 완벽한 복수도, 용서도 아닌 빈약한 결말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이처럼 드라마 속 황당한 결말은 시청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빈축을 샀다. '죽어야 사는 남자'도 그렇다. 시청자들은 드라마에 대한 애정이 컸던 만큼 엔딩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종영에 색다른 재미를 주는 것도 좋지만 시청자들을 이해시킬만한 명확한 개연성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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