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끝내고 즐겨달라" '옥자' 봉준호의 3번째 기자회견(종합)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06.14 12:42 / 조회 :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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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 사진=김창현 기자


"논란을 끝내고 영화를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봉준호 감독이 논란과 화제의 신작 '옥자'를 들고 3번째 기자회견에 나섰다. 14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영화 '옥자' 내한 기자회견이다. 칸에 가기 전 한국에서 열린 사전 간담회, 제70회 칸국제영화제의 공식 기자회견, 그리고 이 날이 한국 정식 개봉을 앞둔 3번째 기자회견. 틸다 스윈튼, 안서현, 변희봉, 스티븐 연,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다니엘 헨셜 등 든든한 다국적 출연진과 함께 한 그는 이번으로 종지부를 찍겠다는 듯 프랑스와 한국에서 이어진 '옥자' 논란에 대해 이야기를 쏟아냈다.

'옥자'는 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자 글로벌 스트리밍 기업 넷플릭스와 손잡은 오리지널 영화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넷플릭스 영화로는 최초로 지난 5월 열린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며 전세계적인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그러나 스크린이 아닌 브라운관 기반의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가 제작한 작품이라는 점 때문에 칸 진출 당시부터 프랑스 극장들의 반발을 불렀고, 이에 칸영화제 측이 극장 개봉작만 경쟁부문에 올 수 있게 뒤늦게 초청 기준을 변경하는 등 일대 소동이 일었다. 봉준호 감독의 고향이자 무제한 극장 개봉이 결정된 한국에서도 넷플리스 동시 개봉 방침에 반발한 멀티플렉스들과 갈등을 빚으며 상영관 확대에 난항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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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서운하지는 않느냐"는 첫 질문을 받은 봉준호 감독은 "가는 곳마다 논란을 만드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봉준호 감독은 "칸에서도 이후에 영화제 규칙이 생겼다. 우리 영화로 인해 변화가 생긴 것 같아 그것도 대단하다. 영화 외적으로도 기여할 수 있다면 그것도 이 영화가 타고난 복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칸 같은 경우는 초청되기 전에 법적으로 정리가 됐으면 좋았을텐데. 초청해 놓은 상태에서 자기들끼리 논란을 벌이니까 민망하더라. 불러놓기 전에 정리를 해야죠"고 이제서야 서운한 기색을 내비쳤다.

봉 감독은 함께 넷플릭스 영화로 올해 칸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노아 바움백 감독을 거론하며 "저나 그분이나 영화 만들기 정신없는 사람들인데 프랑스 국내법까지 공부하면서 영화를 만들 수 없지 않나. 국제영화제인데 왜 국내법을 적용시켜 논란을 만드는지"라고 일침했다.

그는 "영화제라는 것이 늘 이슈와 논란이 필요하지 않나. 올해는 (늘 논란의 작품을 선보여 온) 라스 폰 트리에 감독도 없고, 우리가 그런 역할을 맡아서 영화제 초반 분위기를 달구는 데 공헌을 한 게 아닌가 한다"며 "그것도 영화 역할이라 하면 재미있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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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그러나 넷플릭스와 멀티플렉스가 '동시상영' 방침을 두도 개립하고 있는 한국 상황에 대해서는 "한국은 조금 다르다"고 짚었다.

이에 봉준호 감독은 "멀티플렉스 측 입장은 이해가 된다. 최소 3주간의 홀드백을 원한다. 극장 업계에서 충분히 이해가 된다"면서 "반면 넷플릭스는 스트리밍과 극장 동시를 원한다. 그것도 이해가 된다. '옥자'는 넷플릭스 가입자들의 회비로 만들어진 영화인데 극장 가는 본들이 보는 동안 가입자는 기다리라고 우선권을 뺏을 수는 없다"고 양측 입장 모두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왜 이런 일이 생겼나. 저의 영화적 욕심 때문이 아닌가 한다"며 "이전에 넷플릭스 영화가 이런 일이 없다. 특이한 일이다. 원인제공자는 저다"라고 털어놨다.

봉준호 감독은 "다리우스 콘지(촬영감독)와 찍을 때부터 큰 화면에서부터 사람들이 보면 좋을텐데. 넷플릭스 영화지만 미국 영국 한국에서 큰 스크린에 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렇다보니 추진을 했고 배급사도 그에 공감하셨기에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봉준호 감독은 "칸 영화제도 지나고 나서 룰이 생기지 않았나. 이번 '옥자' 관련해서도 이후 업계 룰이 세부적으로 다듬어질 것 같다. 룰과 규칙 이전에 영화가 먼저 온 것 같다. 한국에서도 '옥자'가 규정이나 룰을 정비하는 데 신호탄이 된다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의 영화적 욕심 때문에 벌어진 일이고 이에 휘말려 피곤함을 겪을 분들에게 죄송하다. 둘 다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감독에게 있는 건 당연하다. 다행히 멀티플렉스는 아니지만 곳곳 도시의 여러 극장에서 상영한다"면서 극장 이름을 다 여기서 말하고 싶다고 눙쳤다.

봉준호 감독은 "전국 도시의 한동안 잊고 지냈던 극장을 찾아볼 기회다. 지금 상황이 만족스럽다. 작지만 길게 여러분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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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봉준호 감독이 답 이후 '옥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든든한 파트너 틸다 스윈튼, 새로운 히로인 안서현, 봉준호의 페르소나라 불러 손색없는 관록의 배우 변희봉, 영화와 삶 모두에서 경계에 있다는 스티븐 연, 그리고 열의외 기쁨을 감추지 않은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와 다니엘 헨셜까지. '옥자'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봉준호 감독 역시 적극적으로 궁금증에 답하는 모습이었다.

'옥자'는 돼지와 하마를 닮은 거대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소녀 미자(안서현 분)의 모험담을 그린 작품. 슈퍼돼지 프로젝트에 옥자를 활용하려는 거대기업, 옥자를 이용한 비밀 작전에 나선 동물보호단체 ALF, 그리고 옥자를 고향에 데려오려는 미자의 이야기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펼쳐진다. 소녀의 성장드라마와 모험담이 봉준호 감독 특유의 유머와 아이러니, 공장형 축산에 대한 날선 비판의식과 함께 리드미컬하게 그려졌다.

봉준호 감독은 "논란을 끝내고 영화를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3번째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드디어 '옥자'는 오는 29일 넷플릭스를 통해 서비스를 시작하며 동시에 한국 극장에서도 개봉한다. 서울 대한극장과 서울극장, 시네큐브, 파주 명필름 아트센터를 비롯한 지역 일부 극장 개봉이 확정됐다. 봉 감독의 바람대로 '옥자'가 논란 아닌 영화로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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