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클리어링 중징계, '동업자·한식구 정신' 경종 울리길

김재동 기자 / 입력 : 2017.05.23 13:39 / 조회 : 3020
  • 글자크기조절
image
한화-삼성 벤치클리어링 모습.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프로야구계의 ‘동업자 정신’에 경종이 울렸다.


KBO는 23일 상벌위를 열고 지난 21일 벌어진 한화-삼성 경기의 벤치클리어링 가담자에 대해 ‘출장정지’를 포함한 중징계를 내렸다.

KBO 상벌위원회는 리그규정 벌칙내규 제 4항에 의거, 이날 경기에서 빈볼 또는 상대선수를 가격하여 주심으로부터 퇴장당한 삼성 윤성환과 한화 비야누에바에게 각각 출장정지 6경기, 한화 정현석에게 출장정지 5경기의 제재를 부과하였으며, 몸싸움을 벌인 삼성 페트릭에게도 제재금 200만원을 부과하였다.

또한 사후 경기영상 분석결과 상대선수를 가격한 것이 명확하게 확인된 삼성 김재걸, 강봉규 코치에게도 리그규정 벌칙내규 제 7항에 의거 출장정지 5경기와 3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하였으며, 선수단 관리감독의 책임을 물어 양 구단에도 리그규정 제24조 제4항 마호에 의거 제재금 500만원씩을 부과했다.

이날 벤치클리어링을 복기해보면 3회말 삼성이 0-1로 뒤진 2사 3루 상황에서 윤성환이 김태균을 상대로 몸쪽 속구를 던졌고, 몸에 맞는 공이 됐다. 윤성환과 김태균이 신경전을 벌였고 1차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다. 다시 윤성환이 다음 타자 로사리오에게 또 한 번의 몸에 맞는 공을 던지자 로사리오가 격분했고, 양 팀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오며 주먹이 오가는 난투극이 펼쳐졌다.


이 해프닝으로 삼성 윤성환과 페트릭, 한화 정현석과 비야누에바가 퇴장을 당했는데 양 팀 선발투수인 윤성환과 비야누에바가 동시 퇴장당한 것은 초유의 사건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선수들을 말려야할 본분이 있는 코치들까지 가세해 폭력을 행사했다는 점이다.

몸끼리 부닥치는 스포츠경기에서 서로 감정이 상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분명한건 그라운드는 그들이 나눠쓰는 직장이라는 사실이다. 죽기살기로 난타전을 벌인 격투기 선수들이 종료후 서로를 끌어안고 격려해주는 모습은 동업자에 대한 상호존중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그같은 동업자 정신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 있었다. 삼성 6회초 공격에서 볼넷을 골라 1루를 밟은 이승엽이 벤치클리어링의 당사자 로사리오의 어깨를 주물러 주며 다독이는 장면이 그것이었다. 그런 이승엽의 제스처에 로사리오 역시 이승엽을 따로 쳐다보지는 않았지만, 살짝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2016년 10월 16일 열린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보기좋은 장면이 있었던 기억이 있다. 넥센 타자 대니돈의 타격에 방망이가 부러지며 LG 투수 정찬헌에게 날아갔고 대니돈은 아웃되자마자 마운드의 정찬헌을 찾아 정중히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라운드의 모든 선수들은 경쟁자이다. 그리고 그 이전에 동업자이다. 또 프로야구라는 한솥밥에 같이 숟가락을 들이미는 한 식구다. 모쪼록 이번 KBO의 중징계조치가 경종을 울려 선수들의 동업자 정신, 한식구 정신이 되살아나길 기대해본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