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MLB급' KBO 비디오 판독센터, 직접 가서 보니…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4.0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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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비디오판독센터 내부 모습. 약 10평 남짓한 작은 방 하나에 모든 시설이 갖춰져 있다. /사진=뉴스1







KBO리그 비디오판독센터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야구위원회는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트루텍 빌딩에 위치한 KBO 비디오 판독센터를 취재진에 공개했다.

KBO는 올 시즌부터 공정한 경기 진행을 위해 외부에 따로 비디오 판독센터를 설치했다. 이곳에서 전국 5개 구장 경기의 비디오 판독을 실시한다. 경기 중 비디오 판독을 요청한 뒤 판독 엔지니어가 영상을 분석한 이후 인터컴 장비를 통해 심판에게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KBO는 이번 비디오 판독 센터 설립으로 "다양한 화면을 활용해 판독의 공정성을 확보할 것이다. 또 신속한 경기 결정(경기 스피드업)과 부정행위에 대한 모니터링 감시 강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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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비디오 판독센터 입구.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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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KBO 비디오판독센터임을 알리는 팻말.


KBO는 비디오 판독 신청의 40% 이상 비율을 차지하는 1루 그리고 25% 정도의 비율을 차지하는 2루에 각각 자체 카메라 각각 2대 및 1대를 설치, 사각지대를 최소화했다. 비디오 판독센터에서는 기존 중계 카메라 7대와 KBO 설치 카메라 3대까지 총 10대를 동시에 체크한 뒤 가장 좋은 각도에서 찍은 화면을 확대해 판독 후 통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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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구장에 설치된 카메라 조감도. KBO가 설치한 카메라는 빨강색 네모 안 표기. /사진=김우종 기자


전국 5개 구장에는 판독요원 5명과 보조요원 5명(각 구장당 1명)이 경기 때마다 배치된다. 이들은 중계차 신호 연결과 KBO 카메라 관리, KBO 서버 관리, 인터컴 전달 등의 업무를 한다. KBO 비디오판독센터에는 판독관 3명과 판독 엔지니어 3명이 판독 시스템 관리 및 비디오 판독 운영을 맡는다.

비디오 판독 절차는 다음과 같다. '1. 비디오 판독 요청 → 2. 판독센터 판독 시스템 실행 → 현장 심판 대기 → 판독관 판독 → 현장 심판 콜사인' 순이다.

현장에서 상황이 벌어질 경우,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 센터에다가 '비디오 판독 요청'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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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잠실구장 한화-두산전. 6회 2사 후 심판들이 하주석의 몸에 맞는 볼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고 있다. 이 비디오 판독에는 개막 3연전 중 가장 긴 약 5분 정도가 소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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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판독위원들 3명은 이곳에 앉아 있으면서 야구 경기를 지켜본다.


전 심판위원장을 지낸 김호인 판독위원과 나머지 심판(로테이션) 두 명이 모니터 화면을 살펴본다. 이들은 평소에 엔지니어 뒤쪽 소파에 앉아 있으면서 경기를 계속 주시한다. 김호인 판독위원은 "우선 가운데 있는 3개의 모니터를 중점적으로 본다. 이어 양쪽에서 경기를 지켜볼 예정이다. 그러다 상황이 벌어질 경우, 세 명이 한 상황을 판독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심판 두 명의 의견이 서로 엇갈릴 경우에는 최종적으로 판독위원인 내가 결정을 내리게 된다. 또 동시에 2곳에서 비디오 판독 요청이 올 경우에는 먼저 온 곳을 중심으로 판독을 하게 된다. 단, 시차가 조금 있을 때에는 최대한 시간을 아낄 수 있도록 나머지 한 쪽에서는 미리 판독할 수 있는 장면을 찾아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판독위원은 또 "최대한 신속하고 정확하게 판독을 할 예정이다. 물론 신속성과 정확성 둘 중에 좀 더 신경을 쓸 부분은 정확성이라고 본다. 시간 때문에 한 번만 휙 보고 판독을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시간이 들더라도 최대한 정확하게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간 절약을 위해 심판진에게 전하는 멘트는 단순하다. "비디오 판독 결과, 아웃 (또는 세이프)으로 확인됐습니다"라고만 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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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판독 장비.





이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도 못한다. 언제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종완 시스템 엔지니어 팀장은 "KBO 판독위원들은 심판진과 마찬가지로 경기를 계속 주시한다. 화장실 가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판독을 위해 가장 좋은 화면을 찾는 일에는 함께 일하는 엔지니어들이 나선다. 기계는 터치식 스크린이다. 정금조 클린베이스볼센터장은 비용에 대해 "약 30억 원 정도가 소요됐다. 향후 운영비는 1년 동안 몇 억 원 정도 들 거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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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비디오 판독센터 엔지니어가 터치 스크린을 작동하고 있다.


정금조 센터장은 비디오 판독센터 설치로 '부정행위에 대한 모니터링 감시 강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지난해 승부 조작 사건의 경우 1회 첫 볼넷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이제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자료를 누적하면서 면밀하게 볼 것이다. 비정상적인 상황이 계속 벌어진다고 판단될 경우, 의심 가는 선수에 대해 구단 측과도 긴밀하게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정 센터장은 "지난 2015년 메이저리그 비디오 판독 센터를 방문했던 적이 있다. 메이저리그 역시 시설이 그렇게 크지 않다. 15개 경기를 보는데 그쪽은 원형 형태로 모니터가 배치돼 있다. 저희 역시 5개 구장밖에 보지는 않지만, 시스템과 장비 등은 메이저리그 등과 거의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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