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택연, 군대 이야기마저 유쾌했던 바른청년(인터뷰)

영화 '시간위의 집' 옥택연 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04.04 09:34 / 조회 : 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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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위의 집' 옥택연 /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어서 오세요. 제가 카페 주인 같나요?"

봄기운이 완연한 4월의 첫 월요일, 일찌감치 인터뷰 장소에 도착한 옥택연(29)은 너스레를 떨며 취재진을 맞았다. 밝고 유쾌한 기운이 인터뷰 내내 넘쳤다. 굳이 무게를 잡으려 하지도, 있는 사실을 어물쩍 넘어가려 하지도 않았다. "성격이 밝기도 하거니와 숨긴다고 해서 숨겨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옥택연의 설명이었다.

남자 연예인들이 하나같이 언급하기 조심스러워 하는 군입대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 데 스스럼이 없었다. 알려졌다시피 옥택연은 허리 디스크로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았으면서도 2차례 수술 끝에 재검을 받아 현역복무를 앞뒀다. 그 과정에서 미국 영주권도 포기했다.

"약간의 조바심은 확실히 있어요. 하루하루 꽉 채워서 재미있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먼 길 떠나냐고요? 굉장히 먼 길 떠나는 거죠. 시간이 별로 없어요.(웃음)"

말투는 가벼웠지만 이유는 진지했다. 그가 수술에 재검까지 받아가며 현역을 고집한 건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떳떳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옥택연은 "제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했다. 다녀오면 마음이 뭔가 더 홀가분할 것 같았고, 피했다든지 하는 건 믿음직하지 않을 것 같았다"며 "이렇게 다녀와야 나중에 제 아이들에게도 이야기해 줄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사실 군입대가 늦은 감이 있죠. 어렸을 때 가면 달랐겠구나 생각은 하지만, 군생활도 잘하고 싶어요. 선배들이 전해준 꿀팁이요? 그런 건 없었어요. 그냥 '트와이스더러 꼭 면회 오라고 하라'고 하더라고요. 사인 씨디도 있지만 실제로 오는 게 가장 좋다고. 그래서 굉장히 잘 해주고 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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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위의 집' 옥택연 /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5일 개봉하는 신작 '시간위의 집'을 찍을 무렵은 올해 초 입대하게 되는 줄 알았던 시기. 그 역시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 될 거라 생각하며 촬영에 임했다. 그러나 옥택연은 "마지막이라 뭔가 확실하게 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며 "나는 항상 불태웠다. 어떤 작품이든 중요한 건 매한가지"라고 모범생다운 답변을 내놨다.

옥택연은 2008년 아이돌그룹 2PM 멤버로 데뷔, 가수로 활동하다 2010년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했다. 어엿한 8년차 연기자지만 영화는 2013년 '결혼전야'에 이어 '시간위의 집'이 2번째다.

남편과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수감된 주부 미희(김윤진 분)가 25년을 복역한 후 사건이 벌어졌던 집으로 돌아와 벌어지는 일을 그린 이 하우스 미스터리 스릴에서 옥택연은 미희를 유일하게 믿는 최신부 역을 맡았다. 평소 미스터리물을 즐겨 보지 않지만 흥미로운 이야기, 의미있는 작품에 작은 부분이나마 함께하고 싶어 참여했다.

옥택연은 "공포스러운 부분을 못 보는데 제가 안 찍은 부분에서는 소리를 좀 질렀다"며 "저도 모르게 윤진 선배 눈치를 봤다. 선배님은 표정이 온화하셨다"고 다시 깨방정 모드에 들어갔다.

"언론시사회 때 처음 영화를 보는데 제 연기만 보느라고 정신이 없었어요. (양 주먹을 꽉 쥐며) 내가 나오는데 '나 왜 저렇게 했지' 하면서. (양손 손톱을 세워 허벅지를 박박 긁으며) 좋게 봐주신 건 정말 감사드려요. 그런데 잘했다고 하시면 어색해요. 연기는 참 어려워요. 참 어려워요. 그런데 왜 도전하냐고요?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야망과 욕망이 있잖아요. 에베레스트를 왜 올라가겠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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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위의 집' 옥택연 / 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그는 김윤진에 대해서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옥택연은 "윤진 선배님은 너무 멋있으시다. 촬영할 때도 그렇고 촬영하지 않을 때도 그러시다"며 "디테일하고 섬세하신데 저도 여러 조언을 들었다. 궁금했던 미국 시스템에 대해서도 많은 걸 알려주셨다"고 털어놨다. 할리우드 역시 그가 욕심나는, 가 보지 못한 곳임에 분명하다. 오디션용 테이프를 보내본 적은 이미 몇 번 있다고. 옥택연은 "문을 두드려보는 것"이라며 "이제는 2년 뒤에 다시 이야기했으면 좋겠다"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한국과 아시아 무대에서 사랑받는 가수이자 한류스타, '짐승돌'이자 '찢택연'으로 불렸던 옥택연은 군입대와 함께 서른을 앞뒀다. 20대를 돌아보며 "정말 정신없이 달렸다"고 말했다.

"20대 때 바랐던 걸 다 이뤘다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19살 때 한국으로 돌아와 오디션을 보고 가수 활동을 하고 연기도 해보며 재미있는 일을 정말 많이 겪었어요. 10년이란 시간 속에서 한 사람으로서 느낄 수 있는 재미라면 재미, 행복이라면 행복을 다 느껴본 것 같아요. 20대는 정신도 없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굉장히 행복한 20대를 살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옥택연은 "30대가 되면 좀 더 여유있게 가지 않을까 한다"며 "제 인생의 목표가 저 앞에 있다면 20대는 정말 빨리 달렸다. 30대는 마라톤처럼 뛸 때는 뛰고 옆 풍경도 보면서 가게 되지 않을까 한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시야를 넓히고 행복을 찾아서 가게 되지 않을까. 물론 지금도 행복하다"는 단서도 잊지 않았다.

다만 연기에 대한 욕심은 더 커진다. 2014년 드라마 '참 좋은 시절'을 하며 만난 대선배 윤여정은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바라게 했던 배우다. 빼어난 연기는 물론이요, 먼저 스스럼없이 후배에게 다가와 맞춰보자 이야기를 해주던 선배의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 물론 예능이든 드라마든 선배와 함께하려면 "2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옥택연이 먼저 선수를 쳤다.

옥택연과의 이야기는 도돌이표처럼 '군대' 이야기로 돌아가곤 했지만 옥택연은 그마저도 즐기는 듯 "많은 게 거기랑 연관돼 있다"며 시원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부터 진중한 남자가 될 거라고 말한다고 해서 제가 아직 달라지지 않았는데 진중해 보이겠느냐"는 옥택연은 "갈수록 저도 변해갈 거다. 아직은 편하게, 가식 없이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2년 뒤 그가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진심으로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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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위의 집' 옥택연 /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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