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의 한탄과 체념 "중국보다 못한 인프라, 한국축구 현실"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3.2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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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매일 이야기를 해도 나아지는 부분이 없으니, 이젠 더 이상 이야기를 하고 싶지가 않네요"


탄식을 넘어 체념했다. '한국 대표팀의 주장' 기성용(28,스완지시티)가 시리아전을 마친 뒤 한국 축구의 인프라에 대해 작심발언을 했다.

기성용은 2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시리아 대표팀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7차전에 주장으로 선발 출전, 풀타임 활약하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23일 중국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맹활약이었다. 한국 선수들 대부분이 제 모습을 보이지 못한 가운데, 기성용만 보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중국전에서는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때리며 중국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이번 시리아전에서도 날카로운 침투 패스와 넓은 시야 그리고 정확한 슈팅이 돋보였다. 그는 90분 내내 주장 완장을 찬 채로 동료들을 독려했다.

결국 대표팀은 좋지 않은 과정 속에서도 승점 3점 획득이라는 결과를 냈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기성용은 "승점 3점을 땄기 때문에 원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홈에서 원하는 경기를 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만족감과 아쉬운 마음을 동시에 드러냈다.

이어 기성용은 "앞으로 3경기가 남아 있다. 앞으로는 선수들이 대표팀에 들어왔을 때 좀 더 자기 자신이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개인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면서 자신 및 동료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이번 시리아전에서 한국은 전반 시작 4분 만에 홍정호가 선제골을 넣으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선제골 이후 이렇다 할 결정적인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막판에는 알 카티브의 슈팅이 한국의 크로스바를 강타, 가슴 철렁한 장면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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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를 시도하는 기성용.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기성용은 "바깥에서 다 보셨겠지만, 기본적으로 전술 같은 것들을 떠나서 볼 터치 등이 상당히 불안정했다. 공이 우리에게 넘어왔을 때 소유권을 너무 빨리 잃어버렸다. 그러면서 상대한테 기회를 줬다. 이런 건 전술이나 감독님의 지시와는 상관없는 것이다. 선수들이 기본적으로 경기장 내에서 보여줘야 할 부분이 있다. 그런 게 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반성했다.

이어 기성용은 "선수들과 경기 후 특별하게 이야기를 나눈 건 없었다. 선수들 스스로가 더 잘 알 것이다. 선수들이 잘해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면서 "이제는 매 경기가 결승전과 같은 상황이다. 내용보다는 결과를 얻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카타르전이 승부처가 될 수 있다. 결과를 얻는 경기력을 보여주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그를 향해 나온 질문은 바로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였다. 이날 역시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는 매우 좋지 못했다. 조금만 깊게 발을 내딛거나 급하게 방향을 꺾을 경우, 수시로 잔디가 파인 채 떨어져나갔다. 한국 선수들은 공을 트래핑하거나 드리블 또 돌아서는 동작을 취하는 데 있어 매번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대해 기성용은 작심한 듯 분을 삭이며 서울월드컵 잔디 상태에 대해 일갈했다. 그는 "잔디에 관해 늘 이야기를 하는데, 대표팀 경기장으로서 전혀 경기를 할 수 없는 경기장이다"고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이어 "이런 곳에서 경기를 한다는 게…. 당연히 제가 매일같이 이야기를 하지만 뭐, 전혀 나아지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이거에 대해 제가 이제 더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아예 체념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기성용은 "이게 곧 한국 축구의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이젠 중국보다도 모든 인프라나 이런 부분들이 못하기 때문에…"라면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더 이상 이야기를 하고 싶지가 않다"고 고개를 저으면서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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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경기 후 작심 발언을 하고 있는 기성용.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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