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희, 韓최초 베를린 여우주연상..10년만의 여왕 탄생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02.1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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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


"너무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어주신 홍상수 감독님께 감사드립니다."

배우 김민희(35)가 한국 배우 최초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8일(현지시간) 오후 독일 베를린의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홍상수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 열연을 펼친 김민희가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눈물을 글썽이며 무대에 오른 김민희는 "누군가에게는 이 영화가 가슴에 깊은 울림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너무 자랑스럽다"며 "오늘 별처럼 빛나는 환희를 선물받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오늘 받는 이 기쁨은 모두 홍상수 감독님 덕분"이라며 "존경하고 사랑합니다"라고 의미심장한 수상소감을 마무리했다.

한국 여배우의 세계 3대 영화제 수상은 딱 10년 만이다. 2007년 전도연이 이창동 감독의 '밀양'으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아 '칸의 여왕'으로 거듭났다. 30년 전인 1987년에는 강수연이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로 베니스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한국 배우 최초로 3대영화제에서 수상했다. 그리고 김민희가 그 바통을 물려받은 셈이다.


지난해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 매혹적인 연기로 호평받았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던 김민희로서도 해외 영화제에서 타는 첫 연기상이다. 동시에 김민희는 또한 두 선배 여배우들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여배우로 그 위상을 단단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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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와 황금곰상 수상자 일디코 엔예디 감독 /AFPBBNews=뉴스1


한국영화계로서도 경사다. 특히 베를린의 장편 경쟁부문에서는 2007년 박찬욱 감독이 '친절한 금자씨'로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수상한 이래 10년 만에 수상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홍상수 감독으로서도 '밤과 낮'(2008),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3)에 이어 베를린 경쟁부문에 초청된 지 3번 만에 주요 상을 수상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의 19번째 장편영화인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통해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 이후 2번째 인연을 맺었다. 유부남 영화감독과 사랑에 빠져 모든 것을 잃은 한 여배우의 이야기를 다룬 이번 작품에서 김민희는 주인공 여배우 영희 역을 맡았다. 독일 함부그크와 강릉을 배경으로 진실된 사랑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심사위원인 멕시코 배우 겸 감독 디에고 루나는 김민희에게 상을 전달하며 "연기의 새로운 패러다임", "눈을 뗄 수 없다"며 호평을 쏟아냈다.

지난해 6월 불륜설에 휘말렸던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개인사를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인데다, 홍 감독과 김민희 모두 불륜설 이후 처음으로 이번 영화제에 처음으로 동반 참석해 영화 외적으로도 관심이 높다.

한편 올해 베를린영화제 최고상인 황금곰상은 헝가리 출신 여성감독 일리코 엔예디가 도축장을 배경으로 그려낸 독특한 러브스토리 '온 바디 앤드 소울(On Body and Soul)'에 돌아갔다. 감독상은 '행복의 다른 면'(THE OTHER SIDE OF HOPE)을 연출한 핀란드의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이 받았다. 남우주연상은 독일 토마스 아르슬란 감독의 '환한 밤들'(BRIGHT NIGHTS)의 게오르그 프레드리히가 수상했다.

이밖에 어린 린포체와 노스승의 동행을 아름다운 풍경 속에 담은 문창용 감독의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 '앙뚜'가 제67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Kplus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해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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