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14개 후보 '라라랜드' 어디까지 상탈까..관전포인트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01.25 10:59 / 조회 : 5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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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라라랜드' 포스터


'라라랜드'의 14개 후보 등극, 백인잔치 오명 벗기, '아가씨'의 아쉬운 탈락….

제 89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가 발표됐다. '라라랜드'의 독주 속에 의미있는 기록들이 쏟아졌다.

미국 아카데미 위원회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를 공식 발표했다. 다미엔 차젤레 감독의 '라라랜드'는 작품상과 감독상, 남녀주연상 등 무려 14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역대 최다 노미네이트 타이 기록이다. 앞서 '타이타닉'(1997), '이브의 모든 것'(1950)이 같은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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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로브 남녀주연상을 수상했던 '라라랜드'의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 /AFPBBNews=뉴스1


'라라랜드'는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녀주연상, 촬영상, 미술상, 편집상, 의상상, 음악상, 주제가상(오디션, 시티 오브 스타즈), 음향상, 음향편집상 등 13개 부분에서 14개 후보를 냈다. 지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7개 부문 후보에 올라 7개 트로피를 싹쓸이하며 74년 골든글로브 역사상 가장 많은 상을 받은 '라라랜드'가 아카데미에서도 기록 작성에 들어간 셈이다. '라라랜드'가 가장 많은 후보에 오른 영화에 이어 최다 수상작의 영예도 얻을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부문 대기록은 1960년 제3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12개 부문 후보에 올라 11개 상을 받은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벤허'(1959)가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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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러빙'의 루스 네가, '펜스'의 덴젤 워싱턴, '히든 피겨스'의 옥타비아 스펜서, '펜스'의 비올라 데이비스, '문라이트'의 마헤르샤라 알리 / 사진=스틸컷


총 20명이 오르는 배우 부문에선 7명의 유색인종 배우가 후보에 올라 바람을 일으켰다. 20명을 백인으로만 채우며 '백인잔치' 오명을 썼던 지난 2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펜스'의 덴젤 워싱턴, '러빙'의 루스 네가는 각각 남녀 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문라이트'의 마헤르샤라 알리와 '라이언'의 데브 파텔 모두가 유색인종 배우들. 여우조연상 부문에는 '펜스'의 비올라 데이비스, '문라이트'의 나오미 해리스, '히든 피겨스'의 옥타비아 스펜서 등 3명의 흑인 배우가 저력을 과시했다.

배우 부문 밖에서도 다양성 확보에 고심한 아카데미의 선택을 감지할 수 있다. 성소수자인 흑인 소년을 통해 미국 사회를 통렬히 꼬집은 '문라이트'가 8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호주로 입양된 인도 소년의 이야기 '라이언'이 6개, 덴젤 워싱턴이 직접 연출과 주연을 맡은 왕년의 야구스타 이야기 '펜스'가 4개, 나사에서 활약한 세 흑인 여성의 활약상을 담은 '히든 피겨스'가 3개 부문 후보에 각각 올라 지난해와는 다른 오스카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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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 스트립 /AFPBBNews=뉴스1


돋보이는 후보들도 있다. 지난 골든글로브에서 잊지 못할 공로상 수상소감으로 화제가 됐던 메릴 스트립은 '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무려 20번째 아카데미 후보가 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그는 앞서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로 여우조연상, '소피의 선택'과 '철의 여인'으로 각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후보지명 소식이 알려진 직후 메릴 스트립은 SNS에 춤추는 '움짤'을 공개했다. 하지만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은 '엘르'의 이자벨 위페르, '라라랜드'의 엠마 스톤 등 처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경쟁자들이 강력하다.

팝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도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의 후보다. 그는 작곡 작사에 참여한 애니메이션 '트롤'의 주제가 '캔트 스탑 더 필링'이 주제가상 후보에 올라 처음으로 아카데미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SNS를 통해 격한 감사를 전했다.

한편 유수 외신을 통해 아카데미 미술상 후보에 오를 만 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의 아카데미 입성은 결국 불발됐다. 외국어영화상 부문이었다면 가능성이 훨씬 높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 결과. 어쨌든 한국영화의 아카데미 입성은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됐다.

한편 올해 제 89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2월 26일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2017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부문 후보 명단.

▶작품상

컨택트, 펜스, 핵소 고지, 로스트 인 더스트, 세븐 피겨스, 라라랜드, 라이언, 맨체스터 바이 더 시, 문라이트

▶감독상

드니 빌뇌브(컨택트), 멜 깁슨(핵소 고지), 다미엔 차젤레(라라랜드), 케네스 로너건(맨체스터 바이 더 시), 배리 젠킨스(문라이트)

▶남우주연상

케이시 애플렉(맨체스터 바이 더 시), 앤드류 가필드(핵소 고지), 라이언 고슬링(라라랜드), 비고 모텐슨(캡틴 판타스틱), 덴젤 워싱턴(펜스)

▶여우주연상

이자벨 위페르(엘르), 루스 네가(러빙), 나탈리 포트만(재키), 엠마 스톤(라라랜드), 메릴 스트립(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

▶남우조연상

마헤르샤라 알리(문라이트), 제프 브리지스(로스트 인 더스트), 루카스 헤지스(맨체스터 바이 더 시), 데브 파텔(라이언), 마이클 섀넌(녹터널 애니멀스)

▶여우조연상

비올라 데이비스(펜스), 나오미 해리스(문라이트), 니콜 키드먼(라이언), 옥타비아 스펜서(히든 피겨스), 미셸 윌리엄스(맨체스터 바이 더 시)

▶장편애니메이션상

쿠보와 이상한 악기, 모아나, 내 이름은 꾸제트, 붉은 거북, 주토피아

▶외국어영화상

랜드 오브 마인(덴마크), 오베라는 남자(스웨덴), 세일즈맨(이란), 타나:지상 최고의 사랑(호주), 토니 에드만(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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