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이번 WBC 대표팀 최약체, 오승환 필요"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6.12.30 06:05 / 조회 : 7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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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성근 감독.






김성근(74) 한화 이글스 감독이 오승환(34)의 WBC 대표팀 발탁을 제의했다.

내년 3월이면 또 한 번 대한민국이 야구로 들썩인다. 제 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가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다. 국제 야구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WBC가 한국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감독' 김인식(69) 감독은 '프리미어12' 우승의 기세를 이어 WBC에서도 좋은 성적으로 국민들의 응원에 보답하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선수 구성에서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국가대표팀은 최상의 전력으로 꾸려져야 마땅하다. 하지만 각종 부상과 수술, 사건·사고가 대표팀을 뒤덮고 있다. '영원한 대표팀의 에이스' 김광현(SK)은 팔꿈치 수술로 못 뛴다. 이용찬(두산)도 마찬가지로 팔꿈치 수술을 받아 심창민(삼성)이 대체 선수로 선발됐다.

여기에 강정호(피츠버그)는 최근 음주사고로 물의를 일으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강정호는 지난 11월 엔트리 발표 당시, 김재호(두산)와 나란히 유격수 포지션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제 그를 대체할 선수를 빨리 결정해야 하는 상황. 현재 유격수 예비 엔트리(50인)에는 김하성(넥센)이 올라 있다. 소속팀의 협조가 필요한 김현수(볼티모어)와 추신수(텍사스)의 합류 역시 모든 게 불투명하다.


날이 갈수록 '역대 최약체'라는 전망 속에 우려와 걱정만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오승환의 전력 이탈을 가장 아쉬워하고 있다. 오승환은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지난 1월 1천만원 벌금형을 받았다. KBO는 그에게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임창용과 같은 수준의 징계였다. 임창용은 징계를 이행해 이번 대표팀에 선발됐다. 그러나 아직 메이저리그서 뛰고 있는 오승환은 징계를 이행하지 못했다. 국내 무대 복귀 시, 징계를 달게 받을 예정이다.

이런 오승환을 두고 대회일자가 다가올 수록 김인식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1월 엔트리 발표 당시에는 비난 여론을 수용했지만, 국민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는 현 전력이 불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성근 감독 역시 신중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오승환의 대표팀 합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김성근 감독은 29일 스타뉴스와의 통화에서 "강정호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오승환은 여러 가지 상황이 있지만, 만약 WBC 선발 기준에 문제가 없다면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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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 2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암 병동을 찾아 환우들을 응원했다. /사진=뉴스1


김성근 감독은 "출장 정지 징계의 경우 국내 무대로 복귀할 때에는 물론 문제가 되겠지만, WBC는 다른 쪽에서 생각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가. 국제대회 출전 금지라고 못 박은 징계가 없다면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임창용은 징계를 다 이행했기 때문에 뽑힌 사실을 안다"고 전했다.

'여론이 차갑다'는 말에 김성근 감독은 "알고 있지만, 지금 마무리 투수가 없다. 오승환이 합류해서 임창용과 이현승, 박희수 정도가 중간으로 가면 김인식 감독도 계산이 설 것이다. 그러나 오승환이 없다면 계산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한 뒤 "김현수와 추신수도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것 아닌가. 만약 강정호를 비롯해 김현수와 추신수까지 빠지면 큰 손실"이라고 연신 한숨을 쉬었다.

끝으로 김성근 감독은 "여러 가지 상황이 있는 것을 물론 알지만, 나라를 대표해 나가 싸우는 걸 생각해 볼 때 '이 힘든 시기에 국민들에게 승리로서 기쁨을 드리느냐' 혹은 '형편없는 경기력 속에 패배로 좌절감만 안겨드리는가'하는 문제는 생각해봐야 할 듯하다. 이번 4회 대표팀이 투타에서 가장 약한 게 아닌가 싶다. 잡념을 없애서 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에 큰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카드임은 분명하다. 오승환 본인은 KBO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근 김응룡 감독 역시 그의 발탁을 지지한 가운데, 야구 원로들의 생각은 대체로 비슷한 듯하다. 내년 1월 4일 김인식 감독과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대표팀 엔트리를 놓고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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