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누구나 어려움 찾아와.. 두려움은 성장할 수 있는 계기"

밀레니엄서울힐튼=김동영 기자 / 입력 : 2016.11.06 13:12 / 조회 : 4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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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학생 장학금 전달식을 연 박찬호. /사진=김동영 기자






'코리안특급' 박찬호(43)가 올해도 '꿈나무 야구장학생 장학금 전달식'을 열었다. 19회째다. 총 18명의 야구꿈나무들이 장학금을 받았다. 그리고 박찬호는 후배들을 향해 애정어린 조언을 남겼다.

재단법인 박찬호 장학회는 6일 밀레니엄서울힐튼에서 '제19회 꿈나무 야구장학생 장학금 전달식'을 가졌다.

이날 전달식에는 유장희 이사장과 박찬호가 참여했고, 현역 메이저리거인 김현수도 행사장을 찾아 자리를 빛냈다. 장학생들은 큰 박수로 박찬호와 김현수를 맞이했다. 유장희 이사장과 박찬호는 선수 한 명, 한 명에게 장학증서와 기념품을 전달하며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학금 전달식이 끝난 후 박찬호와 김현수는 나란히 앉아 장학생들의 질문을 받았다. 장학생들은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고, 박찬호 역시 일일이 정성스럽게 답을 남겼다. 아래는 박찬호와 장학생들의 일문일답.


- 마운드에서 제구가 잘 안 될 때 어떻게 했는지?

▶ 일어나지 않은 상황에 대해 미리 겁을 먹어서 안 된다. 겁을 먹으니 제구가 안 된다. 불펜에서는 잘 되지 않나. 경기중 마운드에서도 그렇게 해야 한다. 어떤 공을 어디에 던질지 결정하면, 정확하게 던지는 것만 생각하면 된다. 걱정하지 말라. 걱정되면 마운드 밑으로 내려와서 심호흡하고, 파이팅 외치고 다시 올라가서 과감하게 던져보라.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집중하면 된다.

- 야구를 포기하고 싶을 때 어떻게 했는지?

▶ 결국 인내력이다. 누구나 어려움은 찾아온다.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려움은 당연한 것이다. 김현수도 스프링캠프의 부진을 이겨냈기에 시즌에서 잘 한 것이다. 캠프에서 너무 잘 나갔으면, 다른 투수들에게 장점 다 파악되고, 약점만 공략 당했을 것이다. 시즌이 어려웠을 수 있다.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고, 마운드에서 두려움을 겪고 있다면, 그것이 중요한 시기다.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다. 약한 팀과 붙어서 이기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강팀과 붙어서 부족한 것을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어려운 것은 좋은 것이다.

- 메이저리그에서 이단옆차기 날릴 때 어떤 마음이었는지?

▶ 당시에 우리가 지고 있었고, 화가 났다. 당시 상대 투수가 태그를 강하게 했다. '왜 이렇게 강하게 태그를 하느냐'고 했더니, 듣기 거북한 이야기를 하더라. 그래서 발이 나갔다. 잘한 것은 아니다. 굉장히 큰 어려움을 겪었다. 협박편지도 받았다. 야구장 가는 것이 두려웠다. 야구로 정정당당히 승부했어야 했다. 이단옆차기는 태권도장에서 해야 한다.

- 어렸을 때 목표는 무엇이었는지?

▶ 초등학교 5학년 쯤인 것 같다. 우리는 다락방에서 여섯 식구가 살았다. 열악했다. 새벽에 일어나서 소변을 보고 있는데, 어머니께서 빨래를 하고 계셨다. 내 유니폼을 빨고 계셨다. 어머니께서 힘들게 일하시고 난 뒤, 내 유니폼을 빨아주셨다. 잠도 못 주무시면서. 눈물이 계속나더라. 야구로 꼭 성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프로야구 선수가 되어서 세탁기를 사드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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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생들과 포즈를 취한 김현수와 박찬호. /사진=김동영 기자





- 야구를 정말 하기 싫을 때 어떻게 극복했는지?

▶ 미국 처음 갔을 때, 포기하고 싶었다. 그래도 꿈이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겠다는 꿈이 있었다. 부모님을 위해서 성공하고 싶었다. 모두가 꿈이 있을 것이다. 결국 꿈을 이룬 사람들은 간절한 사람 들이다. 꿈을 매일 매일 선명하게 그려야 한다. 꿈이 있어 극복할 수 있고, 절제할 수 있고, 노력할 수 있다.

- 후배들 중에 어떤 선수가 가장 자랑스러운지?

▶ 굉장히 쉬운 질문을 했다.(웃음) 김현수가 캠프 때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나는 걱정하지 않았다. 그 시련 덕분에 엄청난 선수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김현수에게도 전화해서 '걱정하지 마라. 오히려 더 잘 됐다. 다치지 않게, 조심해서 시즌에 임해라'라고 해줬다. 시련을 극복하면 엄청 나게 성장해 있을 것이라 봤다. 이제 경험과 노하우가 쌓여 있을 것이다. 대견하다.

- 어깨 아플 때 어떤 운동을 했는지?

▶ 안 아플 때 어떤 운동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아플 때는 운동하면 안 된다. 건강할 때 기초를 잘 만들어야 한다. 아플 때는, 절제를 해야한다. 아픈 것을 치료하는 것도 공부고, 훈련이다. 다시 아플 수도 있다.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나는 근력 강화를 위해 튜빙을 여러 개 묶어서 매일 몇 백개씩 당겼다. 고무줄 당기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근육이 강하면, 그것이 체력이 된다. 근력이 강한 사람은 더 많이 던질 수있다. 잘 먹는 것도 중요하다. 먹는 것이 나에게는 엄청난 도전이었다. 배불러도, 먹기 싫어도 먹었다. 대학 때는 너무 많이 먹어서 입원도 해봤다. 먹어야 에너지도 생긴다.

- 야구할 때 마음가짐이 어땠는지?

▶ 모든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를 잘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 맞게 무엇을 해야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메이저리거가 되겠다면, 그것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 꿈이 있다면, 그것을 이루는데 방해가 되는 것 을 하지 않아야 한다. 유혹을 이겨내야 한다.

- 원래 포지션이 투수였는지?

▶ 초등학교때는 1번 타자-3루수였다. 중학교 들어가서 투수를 시작했다. 형제가 3형제인데, 장난을 많이 쳤다. 아버지께서 주신 벌이 푸시업 100개, 오래 매달리기 등이었다. 형제들끼리 경쟁이 생겼다. 벌도 경기처럼 받았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근력이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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