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스트레인지' 헐거운 이야기 가리는 탁월한 3D와 유머 ①

[닥터 스트레인지] 리뷰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6.10.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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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의 새 슈퍼히어로다. 이번에 닥터 스트레인지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다. 이쯤 되면 팬들로선 개봉일을 기다리며 밤잠을 설칠 준비가 돼 있다. 공개된 '닥터 스트레인지'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닥터 스트레인지'(감독 스콧 데릭슨)는 자기밖에 모르던 천재 의사가 사고로 두 손을 제대로 쓸 수 없게 되면서 겪는 일을 그린다. 하늘에서 슈트를 입고 떨어져서 전신을 다친 사람은 치료 대상이 아니다. 성공할 수 있는 환자만 치료한다. 그렇게 부와 명성을 쌓았다.

그랬던 닥터 스트레인지는 절망에 빠진다. 손을 고치기 위해 물어물어 카트만두의 신비로운 사원 카마르-타지를 찾는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는 그곳에서 새로운 스승 에이전트 원을 만난다. 새로운 세계를 만난다. 그렇게 마법의 세계에 발을 내딛는다. 천부적인 재능으로 마법을 탐닉한다.

에이전트 원과 제자들은 사실 마법으로 세계를 지키고 있었다. 그랬던 그들은 위기를 맞았다. 에이전트 원의 제자인 케실리우스가 어둠의 힘을 현실 세계와 섞으려 하기 때문이다. 에이전트 원은 닥터 스트레인지가 케실리우스를 막을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닥터 스트레인지는 그저 손을 고쳐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을 뿐, 지구를 지키는 건 남의 일이라 여긴다. 그랬던 닥터 스트레인지지만 결국 케실리우스와 마주치고 말았다. 과연 닥터 스트레인지는 자기를 버리고 남을 위해 사는 슈퍼히어로가 될 수 있을까.

닥터 스트레인지는 마블 코믹스의 최강 슈퍼히어로다. 시간을 조종하고, 우주적인 존재에게서 힘을 빌린다. 차원 조작, 현실 조작, 차원이동, 유체이탈, 염력 등이 모두 가능하다. 어벤져스와 여러 번 힘을 합쳐 최악의 존재와 맞섰다. 그랬던 닥터 스트레인지인 만큼 새롭게 마블 영화세계에 들어온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팬들의 환호는 뜨거웠다. 더욱이 '셜록'의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닥터 스트레인지 역을 맡는다니 환호는 최고조에 달했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과거 한 차례 영화로 만들어지긴 했지만 팬들 사이에선 흑역사로 기억될 뿐이었다.

마침내 공개된 '닥터 스트레인지'는 오랜 기다림을 실망 시키지 않았다. '인셉션'에서 익히 봤던 시공간이 재조립되는 광경은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업그레이드됐다. 도시가 위아래로 접히고, 꺾이고, 재조립되는 광경은 새롭진 않지만 경이롭다. 천장이 바닥이 되고, 벽이 도로가 되는 광경 역시 '인셉션'에서 봤기에 새롭진 않지만 마법 대결의 바탕으로 적합하다.

결국 '닥터 스트레인지'는 새로운 건 없지만 마블의 노하우에 최첨단 영화기술이 적절하게 녹아든 결과물이다. 여기에 마블의 유머와 컴버비치의 위트가 절묘하게 결합했다.

이야기는 헐겁다. 방대한 코믹스를 압축한데다 마블 새 영화인 '토르: 라그나로크'와 '인티니티 워'에 닥터 스트레인지를 투입해야 하니, 닥터 스트레인지의 탄생부터 각성까지 후다닥 진행된다. 왜 자신만 알던 그가, 남을 위하게 됐는지, 설명 따윈 없다. 닥터 스트레인지와 에이전트 원의 결말도 코믹스와는 다르다.

그럼에도 '닥터 스트레인지'는 압도적인 볼거리와 유머로, 관객의 뇌를 붙들어 놓는다. 마블 코믹스의 세계관인 다차원 우주를, 마블 영화 세계에 성공적으로 그리고 우아하게 가져왔다.

특히 3D와 IMAX 궁합은 절묘하다. 3D 효과는 아주 탁월하다. 원근의 거리감을 닿을 듯 느껴지게 만든다. 사원을 카메라로 휘감는 오프닝은, '닥터 스트레인지'의 3D는 바로 이런 것이라고 선언하는 듯, 현실감이 넘친다. 이 3D의 현실감이 '닥터 스트레인지'의 마법을 현실로 받아들이도록 뇌를 속인다. 신의 한수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또 다른 신의 한수는 단연 베네딕트 컴버배치다. 그의 외모와 분위기, 그리고 유머는, 코믹스의 닥터 스트레인지와 닮았으며 또 다르다. 그만의 닥터 스트레인지를 만들어냈다. 마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코믹스와는 또 다른 아이언맨을 만들어낸 것과 닮았다.

마블 영화세계에서 이제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베네딕트 컴버배치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그 발표처럼 보인다. 다음 편을 예고하는 쿠키 영상마저 주인공은 컴버배치다.

마블이 영화세계를 다차원 우주로 넓히겠다고 선언한 만큼, 닥터 스트레인지는 너무 심각해진 아이언맨을 대신해 새로운 마블 영화세계를 이끌 주인공이 될 것 같다. 영화 곳곳에 마블 팬들이라면 반길 이스트 에그가 가득하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3기로 접어든 마블 영화세계의 성공적인 전환점이 될 것 같다. 코믹스에선 동양인인 에이전트 원을, 영화에선 백인인 틸다 스윈튼이 맡으면서 화이트워싱 논란이 있었다. 논란이 무색할 만큼 틸다 스윈튼은 너무나 적역이다.

10월26일 개봉. 115분. 12세 이상 관람가.

추신. 쿠키 영상은 두 개다. 하나는 끝나자마자 하나는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면 나온다.

추신2. 왜 아재개그에 사람들이 웃어주는지, 답이 나온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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