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1] 수비-주루-팀 배팅.. KIA가 '작은 부분'서 이겼다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16.10.10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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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에서 탄탄한 모습을 보인 KIA 타이거즈.





"타격전보다는, 수비와 작은 실수에서 승부가 갈릴 것 같다. 수비와 베이스러닝 등 작은 부분을 준비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이 미디어데이에서 남긴 말이다. 이 말은 와일드카드전에서 현실이 됐다. 수비와 주루 등 작은 부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KIA의 승리를 안겼다.

KIA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포스트시즌' LG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투타 및 수비에서 LG에 우위를 보이며 4-2로 승리했다.

짜릿한 승리였다. 이날 패하면 끝인 상황이었고,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선수단이 응답했다. 선발 헥터가 눈부신 호투를 펼쳤고, 타선도 필요할 때 꼬박꼬박 점수를 뽑아냈다.


선발 헥터는 7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1회에만 30개의 공을 던지며 흔들렸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7회까지 호투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타선은 많은 안타를 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천금같은 안타들이 많았다. 2번으로 나선 브렛 필이 2안타 2득점으로 활약했고, 나지완이 1안타 1타점을, 노수광이 1안타 1득점을 더했다.

그리고 진짜는 수비였다. 이날 KIA는 단단한 수비를 펼치며 승리를 가져왔다. 김선빈은 2회초와 4회초 결정적인 슬라이딩 캐치를 선보이며 병살을 이끌어냈고, LG의 흐름을 끊었다. LG의 공격이 김선빈 한 명에게 막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여기에 중견수 김호령과 우익수 노수광도 철벽의 모습을 보였다.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하는 두 선수 답게, 뜬공이 나오면 즉각적으로 반응했고, 무리 없이 아웃을 만들어냈다.

주루도 있었다. 4회초가 돋보였다. 4회초 필의 중전안타와 나지완의 우측 2루타로 만든 2사 2,3루에서 안치홍이 유격수 땅볼을 쳤다. 이때 나지완이 타구와 LG 유격수 오지환 사이에 위치하고 있었다.

나지완은 잠시 주춤하며 오지환의 시야를 가린 뒤 3루로 향했다. 오지환이 포구 실책을 범하며 공이 뒤로 흘렀고, 3루 주자 필에 이어 나지완도 홈을 밟았다. 순간적인 나지완의 움직임이 돋보였다.

6회초 추가점 상황에서는 베테랑 김주찬의 팀 배팅이 좋았다. 필의 2루타로 무사 2루가 됐고, 김주찬이 타석에 들어섰다. 김주찬은 3구째 바깥쪽 높이 들어온 공을 의도적으로 밀어쳐 1루 땅볼을 만들어냈다.

영리한 팀 배팅이었다. 이에 필이 3루에 안전하게 들어갔고, 이후 나지완의 희생플라이 때 필이 홈을 밟아 4-0이 됐다. 쐐기점이었다. 타점은 나지완이었지만, 적잖은 지분이 김주찬에게 있었다.

큰 경기일수록 작은 부분이 중요하다. 좋은 투수들이 대거 포진하기에, 화끈한 타격전 양상을 보는 것이 쉽지 않다. 이에 수비와 주루 등 다른 부분이 중요해진다. 이날 KIA가 이 부분에서 강했다.

그리고 이는 승리로 이어졌다. 꼭 필요한 순간 KIA가 힘을 내면서 승리를 가져왔다. 와일드카드 2차전을 만든 최대의 원동력이 '작은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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