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톱스타-파티 사라진 21회 BIFF..시험대 올랐다 ④

[BIFF 중간결산]

부산=전형화 기자 / 입력 : 2016.10.10 07:00 / 조회 :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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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정경/사진=이동훈 기자


지난 6일 개막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지난해보다 화려함이 크게 줄었다. 2년간 이어졌던 부산시와의 갈등이 고스란히 영화제 운영에 영향을 미쳤다.


6일 부산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개막선언과 불꽃이 사라졌다. 레드카펫에 선 스타급 배우들도 크게 줄었다. 이는 표현의 자유와 영화제 자율성 확보를 위해 2년여 간 지속된 갈등 때문이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개막식을 찾지 않았다. 부산시장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을 찾지 않은 건, 21년만에 처음이다. 부산시장이 당연직 조직위원장을 맡아 오던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 정관 개정과 함께 민간 사단법인 이사회 체제로 다시 태어났다.

그간 부산국제영화제에선 부산시장이 개막선언을 했다. 부산시장이 불참한다는 뜻을 전하자, 부산영화제 측은 올해 아예 개막선언을 없앴다. 개막 선언과 함께 밤 하늘을 수 놓았던 불꽃놀이도 올해는 사라졌다.

개막식 레드카펫에 톱스타들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은 건, 한국영화 보이콧 여파 탓이다. 2014년 부산시의 '다이빙벨' 상영 취소 요구 이후 영화제 흔들기가 이어진 가운데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해촉, 이후 정관 개정과 김동호 현 초대 이사장 취임 등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진통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전국영화산업노조 등 4개 영화단체는 아직까지 부산영화제 보이콧을 풀지 않았다.


그 때문에 올 화제를 모았던 한국영화들이 대거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하지 않았다. 그런 탓에 주연급 배우들도 영화제를 찾지 않았다. 유명 감독들도 대거 불참했다. 전도연처럼 영화제를 찾았지만 공식 행사에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배우도 있다.

배우들과 톱스타들의 대거 불참은, 영화제 활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관객들이 들이차기 마련인 배우와 감독이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 행사가 크게 줄었다. 그 여파로 관객이 예년에 비해 다소 줄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개막식 하루 전 들이닥친 태풍으로 해운대 백사장에 설치한 비프빌리지가 무너졌다. 비프빌리지에서 예정된 행사들은,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 광장으로 옮겨 진행됐긴 했지만, 백사장을 가득 메웠던 시민들의 참여는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영화제 보이콧에 부정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 금지에 관한 법(김영란법) 시행으로 대형 배급사들의 파티들이 죄다 사라진 것도 영화제 활기를 크게 줄였다. 국내외 영화인들이 교류하던 파티들이 사라지자, 활기차게 진행되던 각종 영화 관련 미팅도 크게 줄었다. NEW는 아예 해외영화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파티를 열었다. 영진위가 연 한국영화의 밤 행사도 김영란법을 고려해 조촐하게 진행됐다. 해외 영화 관계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마케팅이 상대적으로 쉬운 대형 배급사와는 별도로, 독립영화들의 밤 행사마저 없어지자, 독립영화를 국내외에 알릴 길이 크게 줄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사드 배치 결정 여파도 영향을 미쳤다. 8일 개막한 아시안필름마켓에서 중국 바이어들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올해 마켓 참여 배치 신청은 1270여건으로, 지난해 1572건에서 300여 건 가량 줄었다. 마켓에서 상영하는 스크리닝도 지난해 84번에서 올해 65번으로 줄었다. 이처럼 해외 영화 관계자들 참여가 큰 폭으로 줄어든 건, 중국쪽 참여가 저조한 탓이라는 후문. 아시안필름마켓 측은 "중국에서 예년과 달리 참여하는 바이어들의 비자 발급을 엄격하게 하면서 중국사람들이 훅 빠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많은 것들이 사라졌지만, 그럼에도 수많은 관객들이 영화제를 찾고 있는 게 위안이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본연으로 돌아가 관객들에게 평가받겠다"고 말했다.

시험대에 오른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얼마나 많은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을지, 영화제는 15일 폐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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