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갈 팀' LG, 'DTD'를 지운 양상문 감독

부산=한동훈 기자 / 입력 : 2016.10.07 06:00 / 조회 : 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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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양상문 감독. /사진=LG트윈스 제공



안녕 DTD.

LG가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지긋지긋한 DTD 꼬리표를 뗐다. DTD는 'Down team is down'의 약자다. 시즌 초반 반짝한 뒤 여름부터 추락했던 LG를 조롱하는, 야구팬들이 즐겨 쓰는 은어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LG의 팀 컬러는 180도 바뀌었다.

LG는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를 꺾고 페넌트레이스 4위를 확정했다. 7월 한 때 9위까지 쳐졌지만 뚜벅뚜벅 올라왔다. 승패마진 -14를 극복했다. 2014년에도 LG는 승패마진 -16을 복구하며 4위에 올랐다. 양 감독은 LG를 세 시즌 중 두 차례 포스트시즌에 올려놨다. 2014시즌은 다들 기적이라 입을 모았지만 이번에는 준비에 의한 결과라 평가한다.

외야진 물갈이와 마무리 임정우, 셋업맨 김지용의 발굴 등 세대교체가 LG의 주요 성공 요인으로 꼽히지만 양 감독의 최대 업적은 역시 10년 동안 달고 다닌 'DTD' 이미지를 청산했다는 것이다. 이는 양 감독이 시즌 초부터 강조한 체력 안배와 직결된다.

양 감독은 지치기 전에 미리 쉬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서두르지 않았다. 4월 중순 평균자책점 0의 신승현을 돌연 1군에서 제외해 5월을 대비했다. 8월초 상승세를 타던 시점에서는 중심타자 히메네스와 채은성을 쉬게 했다. 그러고도 9연승을 달렸다. 피 말리는 순위 싸움이 한창이던 8월 말에는 에이스 허프를 2주 가까이 뺐다. 팔뚝에 통증이 가벼웠던 터라 하루 이틀 정도는 앞당겨 복귀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등록 가능일이 지나고도 이틀을 더 주면서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기다렸다.

양 감독은 나름대로 확신을 가지고 시즌을 시작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 때부터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 젊은 선수들이 가진 능력이 있다는 걸 봤다"고 돌아봤다. 개인적으로 꼽은 고비도 최하위권으로 곤두박질쳤던 7월이 아니었다. 8월 30일, 31일 롯데전 2연패가 뼈아팠다고 했다. 이때는 이미 당시 4위 KIA를 0.5경기 차로 잡았을 시점이었다. 7월이 힘들지 않았다는 건 곧 올라간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리빌딩이라는 건 젊은 선수로 바꾸는 게 아니라 정신을 바꾸는 것이다. 악착같이 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경기장에 나와서 유니폼에 흙 한 번 묻히지 않고 돌아가는 선수가 있으면 안 된다. 그런 정신으로 바꾸는 게 첫 번째였다. 젊은 선수들이 생각보다 더 잘 따라왔다. 박용택, 정성훈, 손주인 등 고참급 선수들도 충분히 공감하고 충실했다. 주장 류제국을 중심으로 선수들 전체가 흔들리지 않았다. 그런 점들이 밑바탕이 됐다"고 양 감독은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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