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한컷] 나의 왕대륙시대..'입덕'을 부르는 남자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6.07.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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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인턴기자


대만 청춘스타 왕대륙(25)이 한국에 다시 왔습니다. 한국에서 개봉한 대만 영화 사상 최고 흥행작 '나의 소녀시대'의 주인공 쉬타이위 역을 맡아 문제아 불량학생이지만 순수하고 다정다감한 장난꾸러기 순정남으로 아시아의 여심을 흔든 바로 그 분입니다.

사실 한국에 왔다 돌아간 지 약 한 달 밖에 안 됐어요. 영화 흥행에 감사드린다며 불쑥 찾아와 1박2일 무대인사를 하고 떠나 아쉬웠는데, 이번엔 팬미팅을 하겠다며 찾아왔습니다. 팬 529명을 초대하는 무료 팬미팅 접수엔 6000여 명이 몰렸습니다. 10대 1 넘는 경쟁률을 물리친 행운의 팬들과 함께하는 대망의 팬미팅이 지난 13일 저녁 서울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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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대륙 / 사진=김휘선 인턴기자


낮에 열린 기자회견에 연한 핑크색 슈트 차림이었던 왕대륙은 빨간 슈트로 갈아입고 팬들 앞에 나섰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왕다루입니다"라고 열심히 연습했다는 한국말 인사를 했습니다만, 잘 안들렸습니다. 팬들의 환호성이 너무 커서요.

"전에 한국 팬들을 만나러 오겠다고 약속했잖아요. 얼마 전에 영화 촬영이 끝났는데 돌아가면 또 다른 촬영이 잡혀 있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왔습니다…. 듣자하니 '나의 소녀시대' 관객 수가 50만 명을 못 넘었다는데, 저 돌아갈게요."(곳곳에서 비명 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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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딩동과 왕대륙 / 사진=김휘선 인턴기자


이런 밀당쟁이에 센스쟁이 같으니. 시작부터 팬들을 들었다놨다 한 왕대륙은 팬미팅 내내 스스럼 없이 팬들과 어울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날 처음 만났다는 MC 딩동과도 호흡이 척척 맞았죠. 틈날 때마다 구석구석 팬들을 살피며 눈을 맞췄습니다. 근육을 자유자재로 쓰는 익살스런 표정은 더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문답 시간엔 짓궂은 요청과 질문이 이어졌지만 당황하는 법 없이 술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가장 길게 한 키스'를 묻는 질문에 "키스는 하고 싶을 때까지 하는 것 아니냐"고 상남자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지요.

그런데 이상형이 퍽 구체적입니다. 다리가 길고, 피부가 희고, 철도 들고, 효도도 하고, 무엇보다 물만두를 잘 끓여야 한다고 합니다. 왕대륙은 "국제결혼도 가능하다"며 팬들을 설레게 했고 여기저기 "나랑 하자"는 외침이 터졌습니다만 MC 딩동이 제동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다리도 길고 피부가 희고 효도도 하고 물만두도 잘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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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대륙 / 사진=김휘선 인턴기자


왕대륙은 매력 발산에도 열심이었는데요, 이날 '나의 소녀시대' 명장면을 재현하기도 하고 주제가도 팬과 함께 불렀습니다. 한국어로 준비한 윤미래의 '올웨이즈'(Always)는 혼자 불렀습니다. 완벽하진 않아도 정성들여 준비한 게 역력한 무대였습니다. 노래를 마친 뒤 한다는 말이 "이거 듣고 절 떠나시면 안된다"니, 그 사랑스러움에 팬들이 폭소했습니다. '나의 첫사랑'이라며 SNS에 사진까지 올렸던 박신혜가 보내온 팬미팅 축하영상에 본인이 말을 잇지 못하고 '오오오'를 연발했고요.

진솔한 자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나의 소녀시대'에서 매력적인 고등학생 연기를 펼쳤지만, 사실 왕대륙의 고교시절은 여느 학생들과 비슷하지 않았답니다. 10대에 배우로 일을 시작했기에 학창시절에 대한 아쉬움이 많다고요. 왕대륙은 "여러분은 정말 공부를 열심히 하셨으면 좋겠다"면서 "내가 공부를 열심히 안 해서 8년 만에 뜬 거다. 얼굴만 잘 생겨선 소용없다"고 털어놓기도 했지요.

따져보니 이날 왕대륙씨는 부모님 마음에도 쏙쏙 들만한 이야기를 꽤 남겼습니다. 한 팬이 제주도에서 왔다고 하자 "만약 제 딸이 이렇게 연예인을 쫓아다닌다면 다리몽둥이를 부러뜨리겠다(?)"고 했죠. "주량은 위스키 한 병"이란 답변에 '내가 사드리겠다'는 팬들이 속출하자 "아빠한테 혼난다"며 말렸습니다. 대만 여행 중 가볼 만한 곳으로 야시장을 추천했다가 '클럽은 어떠냐'는 이야기가 나오자 "클럽은 안된다, 공부 열심히 하라"고 단호히 고개를 저었습니다. 왕대륙씨, 이러다 팬들 부모님 마음까지 사로잡는 것 아닌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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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대륙 / 사진=김휘선 인턴기자


왕대륙의 첫 한국 팬미팅은 예정된 시간을 넘긴 것으로도 모자라 한참이 더 이어졌습니다. 팬들에게 깜짝 선물을 주고 싶다며 팬 한 명 한 명과 같이 사진을 촬영했거든요. 무려 529명과요. 대륙이라 불리는 대만남자의 화끈한 스케일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팬들 하나하나와 제각기 다른 포즈로 사진을 촬영하면서 왕대륙의 첫 팬미팅이 이렇게 마무리됐습니다.

그 날, 일하러 갔다가 왕대륙에게 '입덕'하신 분 여럿 만났습니다. ''나의 소녀시대' 속 쉬타이위'보다 '현실 왕대륙'이라면서요. 시원시원한 미소에, 아낌없는 팬서비스에, 멈출 줄 모르는 잔망스런 '비글미'에 빠지고 나니 출구가 없다네요. '나의 소녀시대'가 극장에서 내려도 '나의 왕대륙시대'는 왠지 더 이어질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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