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가은 감독이 말하는 영화 '우리들'의 이야기(인터뷰①)

영화 '우리들' 각본·연출 윤가은 감독 인터뷰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6.06.1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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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가은 감독 /사진=김창현 기자


배우 김혜수는 근래 개봉을 앞둔 영화 '굿바이 싱글'을 통해 첫 상업영화를 준비한 김태곤 신인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 "참신함과 패기가 있다"고 칭찬했다. 신선한 도전과 식지 않은 열정을 높이 산다는 의미다. 이러한 표현에 걸맞는 또 한 명의 신선하고 걸출한 신인 감독이 있다. 바로 영화 '우리들'의 윤가은(34) 감독이다.

단편 '손님'으로 지난 2011년 단편 영화계의 칸영화제라 불리는 끌레르몽페랑 국제단편영화제의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이름을 알린 윤 감독은 단연 주목받는 신인 감독 중 한 명이다.


오는 16일 개봉하는 그의 장편 데뷔작 '우리들'은 소녀들의 감정을 깊이 있고 섬세하게 그려낸 올해의 수작으로 꼽히고 있다.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해외 유수 영화제의 러브콜을 받으며 높은 관심을 얻었다. 제6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18회 우디네극동영화제, 제19회 상하이국제영화제 등 총 9개 이상의 전 세계 영화제에 초청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13일 서울 동작구의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윤 감독은 "아이들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는 영화라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이 됐다"며 "주위 반응이 나쁘지 않아 안도했지만, 아직 기대 반, 긴장 반"이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들'은 혼자가 되고 싶지 않은 외톨이 선(최수인 분)과 비밀을 가진 전학생 지아(설혜인 분)의 복잡 미묘한 관계를 그린 작품. 각 영화제에 먼저 소개된 후 최수인, 설혜인 등 아역 배우들의 눈부신 열연과 윤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이 감동과 공감을 전달한다는 평을 얻었다.

특히 제6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 상영 당시, 800여 석의 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에게 국적과 언어를 초월하는 공감을 선사했다는 후문.

"(베를린에선) 어린이와 청소년 관객이 90% 이상이었어요. 해외 어린 친구들의 반응을 더욱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어 좋았어요. 웃길 때 같이 웃고, 슬플 때 같이 아파하는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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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가은 감독 /사진=김창현 기자


11살 소녀들의 가슴 아픈 갈등을 그린 '우리들'은 어쩌면 삶에 지친 어른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랑받고 싶은 선, 미움받기 싫은 지아, 가진 것을 뺏기고 싶지 않은 보라(이서연 분) 등 얽히고 설킨 아이들의 세계를 통해 어른들이 망각하고 있던 문제들을 담백하면서 깊이 있게 풀어냈다.

"밖에서 보면 별일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안에서는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어요. 아이들이 느끼는 갈등과 여전히 그런 가운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들을 떠올렸죠. 주인공이 어린 친구들이라 어른 관객들에게 감정이입이 될까 걱정했는데, 보신 분들이 '지금 우리 이야기인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완전 동떨어지게 만든 것은 아니구나' 생각에 안도했습니다."

'우리들'은 CJ E&M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이 함께 하는 산학 협력의 일환으로 제작된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밀양', '시' 등을 연출한 이창동 감독이 기획 총괄로 힘을 보탰다.

작업 내내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리얼함'이었다. 애초 윤 감독이 이창동 감독에게 건넨 트리트먼트는 스릴러 장르에 가까웠다. 윤 감독은 이 감독이 그런 자신에게 '이게 진짜니?"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졌다고 했다.

"처음에 생각했던 구조는 누군가 실종되거나 죽거나 하는 등 큰 사건들이 포함돼 있었어요. 뭔가 장편은 이래야 한다는 강박 같은 게 있었죠. 뉴스에서 볼만한 자극적인 사건을 풀어가는 구조였는데, 다 갈아엎고 새로 썼죠. 오히려 정말 아무 일도 안 일어날 것 같은 일상에서 내부자들끼리 큰 파동을 느끼는 사건을 그리려 했어요. 그래서 감정의 깊이에 더 신경을 썼죠."

-인터뷰②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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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 유닛에서 방송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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