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칸영화제 수상불발..그래도 韓영화 자존심 세웠다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6.05.23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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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 '아가씨'의 칸 레드카펫 /AFPBBNews=뉴스1


한국영화로는 4년 만에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아쉽게도 수상의 기쁨은 누리지 못했다.

제69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이 22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칸의 빨레 드 페스티벌에서 열린 가운데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수상하지 못했다.


2004년 '올드보이'로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그랑프리)을,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각각 수상했던 박찬욱 감독은 올해 3번째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며 3번째 수상을 노렸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됐다.

'아가씨'는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를 배경으로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은 상속녀 아가씨와 그 재산을 노리는 사기꾼 백작과 짜고 하녀가 된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이 주연을 맡았다.

현지 데일리의 평점은 다소 엇갈렸으나 숨막히게 정교하고 아름다운 영화란 극찬을 받는 등 화제를 모으며 수상 기대감이 있었다. 주연을 맡은 김민희와 신예 김태리는 중심에서 극을 이끄는 한편 전라로 동성 베드신 등을 소화하는 파격으로 또한 주목받았다.


본상 수상에는 실패했으나 '아가씨'는 칸영화제 기간 중 수십개 국에 추가 판매, 총 176개국에 팔려나가며 역대 한국영화 가운데 가장 많은 국가에 수출된 영화가 되는 기록을 세웠다. 호평을 바탕으로 칸 필름마켓 바이어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던 점이 주효했다. 오는 6월 1일 한국에서 개봉하면 더욱 뜨거운 화제와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는 '아가씨'를 비롯해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나홍진 감독의 '곡성',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 등 한국영화들이 연이어 높은 평가를 받으며 세계무대 속 한국영화의 부활을 알렸다. 3년 연속 경쟁부문 초청작을 내지 못했던 지난 몇 년과는 전혀 다른 열기였다.

한편 올해 칸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켄 로치 감독의 '아이, 다니엘 블레이크'(I, Daniel Blake)에게 돌아갔다.

켄 로치 감독은 2006년 59회 영화제에서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지 10년 만에 2번째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는 영예를 안았다. 무려 18번째 칸국제영화제에 입성한 그는 '아이, 다니엘 블레이크'가 자신의 마지막 극영화라 선언해 또한 화제를 모았다.

2위에 해당하는 그랑프리(심사위원대상)는 캐나다 자비에 돌란 감독의 '단지 세상의 끝'이 수상했으며, 감독상은 '퍼스널 쇼퍼'(Personal Shopper)의 올리비에 아사야스(프랑스) 감독, '바칼로레아'(Bacalaureat)의 크리스티안 문주(루마니아) 감독이 공동 수상했다. 심사위원상은 영국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의 '아메리칸 하니'가 받았다.

남녀주연상은 이란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세일즈맨'(Forushande)의 주인공 샤하브 호세이니, 필리핀 브릴란테 멘도사 감독의 '마로사'(MA'ROSA)에서 열연을 펼친 필리핀 여배우 하클린 호세에게 각각 돌아갔다.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세일즈맨'은 각본상까지 추가 수상해 2관왕에 올랐다.

한편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은 호주 감독 조지 밀러가 심사위원장을 맡은 가운데 프랑스 감독 아르노 데스플레치, 헝가리 감독 라즐로 네메스, 프랑스 배우 겸 가수 바네사 파라디, 이란 프로듀서 파타윤 샤하비, 이탈리아 배우 겸 감독 발레리아 골리노, 미국 배우 커스틴 던스트, 캐나다 배우 도널드 서덜랜드, 덴마크 배우 매즈 미켈슨 등이 심사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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