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소녀 쯔위에게 누가 정치색을 입히나

[기자수첩]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6.01.1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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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 쯔위 / 사진=스타뉴스


걸그룹 트와이스(나연 정연 모모 사나 지효 미나 다현 쯔위 채영)의 멤버 쯔위가 정치적 논란에 휩싸였다.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인터넷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들었을 뿐인데 '대만독립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중국 내 반대 여론에 부딪혔다.

상황은 이렇다. 지난해 11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녹화에 트와이스의 외국인 멤버 미나, 사나, 모모, 쯔위가 참여했다. 미나와 사나 모모는 일본인 멤버이고 쯔위만 대만 출신이다.


이들은 자신의 출신 국가를 소개하며 국기를 들었다. 자연스럽게 미나 사나 모모는 중국 국기를, 쯔위는 대만 국기를 들었다. '마이리틀 텔레비전' 제작진이 준비한 소품이었다.

해당 방송은 당시 인터넷 생중계로 방송됐다. 하지만 이들이 국기를 들고 있는 장면은 TV 방송에서 편집됐다. 하지만 이 인터넷 방송에서 쯔위가 대만국기를 들고 있는 모습이 캡처돼 논란의 불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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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리텔' 캡처



대만은 오는 16일 총통 선거를 앞두고 있다. 현재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민진당의 차이잉원 후보의 압승이 점쳐지는 가운데 일부 대만 언론은 쯔위를 '애국자'로 포장했다. 한 방송에서 자신의 국적을 소개하는 용도로 국기를 들었을 뿐인데, "쯔위가 대만독립을 지지한다"라고 보도했다.

대만 독립 문제는 '하나의 중국'(대만은 중국 영토이다) 정책을 견지하는 중국과 독립을 요구하는 대만 사이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정치적 사안으로 양국 모두 민감한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대만 독립을 반대하는 대만 출신 중국인 가수 황안이 "쯔위가 (대만 국기를 흔들며) 대만 독립세력을 부추긴다"라고 거세게 비난해 상황이 악화됐다.

쯔위를 둘러싼 중국과 대만의 정치적 논란은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일부 대만 언론은 "쯔위가 대만 국기를 흔들어서 중국에서 불이익을 당했다"라고 보도하는 등 중국과 대만 양국에서 쯔위를 정치적인 사안과 엮어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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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트와이스 / 사진=스타뉴스


이런 가운데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공식입장을 내고 쯔위의 행동을 정치적으로 보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JYP측은 13일 중국 내 JYP 사이트를 통해 "JYP는 문화기업으로서 줄곧 한중 양국의 우호 문화 교류에 힘써 왔다"라며 "쯔위를 포함한 JYP는 중국 정치와 유관한 발언이나 행위를 하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당사자인 쯔위는 16세의 미성년자로 자신의 정치적인 관점을 형성하기 부족하다. 하지만 위에서 대만 국기와 관련된 루머로 인해 JYP의 중국 내 일상적인 업무가 영향을 받았으며 양호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오던 협력사에도 불편을 끼쳤다"라며 "상황을 고려해 JYP는 논란이 진정될 때까지 쯔위의 중국 활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사실 쯔위가 대만 국기를 든 것은 본인이 원해서 한 일이 아니라, 방송 녹화 중 자연스럽게 진행된 일이었다. 심지어 이 내용은 TV를 통해 방송되지도 않았지만 이같은 논란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이제 막 뜨기 시작한 트와이스 멤버 쯔위에게 정치색을 입힌 자들이 누구인가. 중국 대만 양국의 예민한 정치 싸움에 이용되는 듯한 16살 쯔위의 모습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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