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맨' 이재우 "지옥훈련도 기꺼이 하련다" (일문일답)

스마트폰 너머로 들려오는 이재우(35)의 목소리는 늘 그렇듯이 씩씩했다. 그리고 '설렘'이 가득해 보였다.


한화는 2일 "전 두산 베어스 투수 이재우와 2016년 시즌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이재우는 2016 시즌 두산의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사실상의 방출 통보였다. 두산은 코치로 뛸 것을 제안했지만, 이재우는 현역으로 더 뛰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다. 결국 두산이 이재우를 놓아줬고, 한화와 입단 계약을 맺게 됐다.

이재우는 지난 1998년 2차 11라운드 8순위로 두산의 전신 OB 베어스에 지명된 이후 탐라대에 입학했다. 이어 2000년 두산에 배팅볼 투수로 입단, 2001년 정식 선수가 됐다. 2005년에는 76경기에 출전, 7승 5패 1세이브 28홀드 평균자책점 1.72의 성적을 거두며 홀드왕에 등극했다.

두산에서 12시즌을 뛰는 동안 342경기에 출전해 39승 20패 3세이브 68홀드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했다. 2015 시즌에는 37경기에 출전해 승리 없이 2패 9홀드 평균자책점 6.26을 마크했다.

두산 시절, 이재우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OSEN

다음은 한화 입단 발표 후 이재우와의 일문일답

- 방출이라는 위기 속에 한화와 인연을 맺게 됐다.

▶ 갑자기 여러 곳에서 전화가 많이 와 놀랍기도 하고 당황스럽다. 축하 인사를 많이 해주신다. 감사드린다. 김성근 감독님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계약 기사가 나자마자 김성근 감독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년 시즌 함께 잘해보자고 말씀하셨다.

- 김성근 감독과의 인연은 있는가.

▶ 두산에서 뛰던 시절, SK를 상대할 때 나는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는 인연 정도가 있을까(웃음). 감독님은 그냥 예전부터 내가 선수로 뛰면서 곁에서 뵌 분이다.

- 그럼 직접적인 인연은 없는 것인가.

▶ 그렇다.

- 두산에서 본 한화 이글스는 어땠나.

▶ 사실 지난해 김성근 감독님이 부임하고 한화가 많이 달라졌다. (김)태균이와 (정)근우를 중심으로 팀 분위기가 뭔가 밝고 되게 긍정적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해보자는 의욕 같은 게 느껴졌다. 시즌 막판에 투수진이 다소 무너졌지만 참 인상적이었다.

- 그렇게 투수진이 흔들렸던 한화에 불펜으로서 힘을 보태게 됐다.

▶ 사실 김성근 감독님이나 구단, 그리고 한화 팬들도 FA 선수들만큼의 활약상을 제게 기대하시진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저 역시 비록 그 선수들만큼은 아닐 지라도(침묵)…. 정말 최선을 다하겠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불태운다는 각오로 뛰겠다.

- 현재 몸 상태는.

▶ 아주 좋다. 수영도 하고 있고, 개인적으로 운동을 하면서 몸을 만들고 있다. 스프링캠프가 열리기 전까지 계속해서 몸을 만들 생각이다.

- 스프링캠프라면 그 유명한 한화의 '지옥훈련'이 기다리고 있을 텐데.

▶ 지옥 훈련이라…. 글쎄, 오히려 나는 기대가 된다. 정말 열심히 한번 해보고 싶다. 그런 훈련을 통해 더욱 강해지는 스타일이라 큰 걱정은 되지 않는다.

- 한화에 친한 선수들이 있는가.

▶ 이번에 한화로 간 장민석(2차 드래프트)이 있고, (심)수창이와는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했다. 또 (김) 태균이와 (정) 근우와는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시절에 함께한 인연이 있다.

- 베테랑으로서 쌓은 경험이 한화라는 팀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 아, 그렇지 않다. 나는 내가 해야 할 일만 잘할 수 있다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끝으로 한화 이글스 팬들에게 한 말씀.

▶ 내년에도 선수로 뛸 수 있도록 해준 구단과 김성근 감독님에게 감사드린다. 선수 생활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내년 시즌 최선을 다하겠다.

이재우가 한화 이글스에서 그려나갈 미래는. /사진=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