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박봉' 박병호, 미네소타 팀 내 경쟁 심화 예고?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5.12.02 10:48 / 조회 : 9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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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와 4년 1200만 달러에 계약한 박병호. /사진=뉴스1






'코리안 슬러거' 박병호(29)가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을 완료했다. 4년 1200만 달러 보장이다. 썩 만족스러운 금액은 아니다. 박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문제는 이로 인해 박병호가 험난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MLB.com, ESPN 등 현지 매체들은 2일(이하 한국시간) 일제히 박병호의 계약소식을 전했다. 4년 1200만 달러 계약이며, 5년 차에 650만 달러 구단 옵션이 포함된다. 바이아웃 금액(구단이 옵션을 포기할 경우 박병호에 지급해야 할 금액)은 50만 달러다. 즉, 박병호는 최대 5년간 1800만 달러(약 210억 원)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결코 많다고 보기는 어려운 금액이다.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선배격인 강정호(포스팅 500만 달러-연봉 보장액 1100만 달러)나 류현진(포스팅 2573만 달러-연봉 보장액 3600만 달러)과 비교해 포스팅 금액보다 적은 연봉(보장액 기준)을 받은 것은 박병호가 처음이다.

계약상 박병호는 연평균 연봉 287만5000달러짜리 선수다(정확히는 2016~2017년 연봉 275만 달러, 2018~2019년 300만 달러). 5년 차에 옵션이 붙어있기는 하지만, 옵션은 구단이 선택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바이아웃 50만 달러를 더해 보장액이 1200만 달러다.


박병호의 포지션은 1루수 혹은 지명타자다. 2015년 기준으로 메이저리그 1루수 평균연봉은 612만 달러였고, 지명타자 평균 연봉은 801만 달러였다(미국 스포트랙 기준). 범위를 더 넓히면 박병호의 연봉은 2015년 메이저리그 평균 연봉(개막전 기준)인 425만 달러에도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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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 구단이 트위터에 올린 박병호 사진. 미네소타 유니폼을 합성했다. /사진=미네소타 트윈스 트위터





더 큰 문제는 미네소타에 '터줏대감' 조 마우어(32)와 2015년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낸 미겔 사노(22)가 있다는 점이다. 마우어는 1루수이며, 사노는 지명타자로 주로 나섰다.

마우어는 올 시즌 아쉬움을 크게 남겼지만(타율 0.265, OPS 0.718), 2014년과 비교하면 분명 반등했다. 전 경기에 가까운 158경기를 뛰었고, 666타석을 소화하며 3년 만에 600타석을 돌파했다.

특히 득점권에서 타율 0.352, OPS 0.922를 기록하며 찬스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마우어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230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박병호의 7배가 넘는다. 간판스타이자 프랜차이즈 스타다.

사노는 미네소타가 반드시 써야 하는 자원이라 할 수 있다. 2014년 팀 내 유망주 2위 출신으로 2015년 데뷔한 사노는 80경기에서 타율 0.269에 18홈런 52타점을 올렸다. OPS도 0.916에 달했다. 전체 일정의 절반 정도만 뛰고 만든 기록이다. 풀타임을 뛸 경우 40홈런도 바라볼 수 있는 수준이다.

문제는 수비다. 사노가 원래 포지션인 3루 수비에서 불안감을 남긴 것이다. 이에 2015년 시즌 사노는 거의 대부분을 지명타자로 나섰다. 3루수로 9경기, 1루수로 2경기에 출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병호가 미네소타에 추가됐다. 팀 내 최고 연봉자(마우어)와 팀 내 최고급 유망주(사노)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라인업과 수비 포지션에 변동이 생길 여지가 있다. 가장 이상적이라면 사노가 좌익수로 옮기고, 박병호가 지명타자로 나서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나마 나은 점을 꼽자면, 박병호의 2016년 연봉이 팀 내에서 11위권 정도라는 점이다(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연봉조정자격 보유자의 예상연봉치 포함). 메이저리그 전체로 봤을 때 '박봉'에 가깝지만, 미네소타 팀 내에서라면 적은 돈은 아니라는 얘기다. 적지 않은 기회가 부여될 수도 있다.

결국 박병호가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올리는 수밖에 없다. 야구만 잘하면 모든 문제는 해결된다. 1루수든, 지명타자든 자리는 알아서 나온다. 강정호도 최초 진출 시에는 물음표가 적잖이 붙었었지만, 당당히 실력으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박병호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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