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은 없었고 사도세자와 이방원만 있었다①

[★리포트] 유아인 분석

이정호 기자 / 입력 : 2015.11.19 10:50 / 조회 : 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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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아인/사진=임성균 기자


이방원과 사도세자. 조선의 500년 역사 중에서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인물 중 한명일 것이다. 수많은 스토리텔러가 두 사람의 일대기를 재해석해 이야기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방원과 사도세자는 매력적이다. 그리고 콘텐츠 파워가 확실하다. 반면 너무 많이 다뤄져서 신선한 맛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작품 속에 이방원과 사도세자가 있다면 이 역할을 누가 맡을지 대중의 관심은 늘 뜨겁다. 유아인은 올해 이방원과 사도세자를 모두 연기했다. 그것도 젊고 반항기 넘치는 유아인의 스타일로 해석해 두 인물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먼저 유아인은 영화 '사도'에서 아버지 영조 역을 맡은 송강호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사도는 어려서부터 다방면에서 총명한 기질을 발휘해 영조를 비롯한 궁궐 내 사람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다. 영조 또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아들을 최고의 왕으로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사도에게는 그런 아버지의 기대가 압박으로 다가왔고 결국 광기에 사로잡혀 각종 기행을 일삼는다.

영화 내내 송강호는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는데 유아인 또한 한 치의 물러섬이 없다. 사도가 뒤주에 갇혀 죽음에 이르는 8일이 그가 뒤주에 갇힐 수밖에 없었던 과거와 교차 되며 영화가 진행되는데 두 사람의 팽팽한 기싸움은 관객들을 압도한다.

'사도'를 보는 내내 영화 속에서 유아인은 보이지 않았다. 광기에 휩싸인 사도세자만 있을 뿐이다. 특히 아버지 영조를 향해 절을 하며 돌바닥에 머리를 박고 피를 흘리는 장면에서 배역과 하나가 된 유아인을 볼 수 있다.

후에 이준익 감독은 "유아인이 배역에 몰입하면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 그 장면은 유아인이 광기에 사로잡혀 진짜 돌바닥에 머리를 박아 이마가 찢어져 피가 솟구쳤다"라며 숨겨진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광기 어린 모습만 보였던 것은 아니었다. 후궁인 늙은 어머니의 생신잔치에서 기어이 중전에게만 한다는 4배를 올리게 한 뒤 울부짖으며 "물렀거라, 중전마마 행차시다"라며 소리를 지르는 대목에서는 가족만큼은 지키고 싶었던 사도의 사랑이 그대로 관객에게 전달된다.

그렇게 유아인은 '베테랑'에 이어 '사도'까지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가장 뜨거운 배우로 올라섰다. 그 정도 했으면 한발 물러서서 잠시 쉴 수도 있을 텐데 유아인은 바로 안방극장을 찾았다. 이방원으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는 고려 말기 조선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 이방원과 정도전, 이성계 등 실존 인물들이 그려내는 성공 스토리를 다룬 이 작품이다. 유아인은 역대 가장 젊은 모습의 이방원으로 등장했다.

많은 등장인물 중 파란만장했을 조선 건국 과정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이방원이다. 그만큼 유아인의 존재감도 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전작의 연이은 성공에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는 유아인에게 부담도 변해 다가왔을 것이다. 마치 사도세자처럼.

그리고 유아인은 사도세자처럼 미친 연기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감정 기복도 크고 늘 질문을 던지는 인물이며, 개구쟁이 같지만 군주로서의 자질도 보이는 이방원을 유아인은 자신이 가진 '반항아' 색깔을 입혀 전혀 새로운 이방원으로 재탄생시켰다. 김명민, 천호진, 최종원 등 엄청난 선배들 사이에서도 기죽기는커녕 훨훨 날아다니고 있다.

남들은 1년에 한 번도 힘든데 유아인은 3연타석 장외홈런을 날렸다. 그간 탄탄히 쌓아온 연기 내공이 좋은 작품과 배역을 만나 드디어 빛을 봤다. 그래도 그는 여전히 "나는 행운아"라며 겸손해 한다. 그러나 지금 이 자리를 만든 것은 실력과 연기에 임하는 그의 태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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