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이방원=유동근' 공식 깨볼까④

[★리포트] 유아인 분석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5.11.19 10:50 / 조회 : 7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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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아인/사진=SBS '육룡이 나르샤' 공식 홈페이지


배우에게 사극은 어렵고 영광스러운 작품이다.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인물이 곧 배우가 되기 때문이다. 자신보다 앞서 같은 캐릭터를 맡았던 배우가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 후발 주자들은 이를 뛰어넘기가 참으로 어렵다. 하지만 유아인은 달랐다.

유아인은 지난 10월 5일 방송을 시작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박상연, 연출 신경수)에 이방원 역으로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육룡이 나르샤' 속 이방원은 고려라는 거악(巨惡)에 대항하여 고려를 끝장내기 위해 몸을 일으킨 여섯 용 중 한 명이다. 조선을 건국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자 '철혈군주'로 불리며 조선의 왕권을 강화, 조선의 밑그림을 완성한 왕이다.

유아인이 맡은 이방원은 그간 드라마, 영화 등에서 많은 배우들이 표현한 실존 인물이다. 안방극장에서 이방원으로 시청자들 앞에 선 대표적인 배우로는 유동근(KBS 1TV '용의 눈물'), 안재모(KBS 1TV '정도전'), 김영철(KBS 2TV '대왕세종'), 백윤식(SBS '뿌리깊은 나무'), 최태준(SBS '대풍수') 등을 손꼽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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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동근/사진=이기범 기자


이중 유동근이 '용의 눈물'에서 표현한 이방원은 '이방원=유동근'으로 불릴 정도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역대 이방원을 연기한 배우들 중 '으뜸'으로 불릴 정도였다. 유동근이 그린 이방원은 왕권 강화를 위해 강력한 군주, 피의 숙청도 마다하지지 않던 왕이었다.

유동근은 특유의 묵직함과 카리스마, 남들 시선을 피해 고뇌하는 모습은 왕도 한 인간의 감성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저 무섭고 피하고 싶은 왕으로 여겼던 태종 이방원을 유동근은 때로 연민을 느끼게 했다. 덕분에 그 이후 이방원을 맡은 배우들은 유동근과 비교 대상이 되어야 했다. 심지어 지난해 화제작 '정도전'에서 유동근이 이성계 역을 맡았음에도 불구, 이방원 역의 안재모와 비교 대상이 됐다.

누구도 깰 수 없을 것 같던 '유동근=이방원'이라는 공식에 유아인이 흔들고 있다. 그는 유동근과 같은 첫눈에 봐도 위압감이 느껴지는 카리스마는 없다. 또 자신에게 도전하는 세력들을 축출해야 하는 비장함도 아직까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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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아인(사진 왼쪽)과 신세경/사진=SBS '육룡이 나르샤' 공식 홈페이지


유아인이 유동근이 만든 이방원과 느낌은 다르지만 시청자들은 그에게 빠져들고 있다. 이는 강인함보다 부드러움, 불의에 항거하는 성격이 도드라져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성격을 가지기보다 인간적인 모습이 부각되면서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신세경(분이 역)과 유아인이 만들어 가는 좌충우돌 사랑이야기는 '이방원도 여리고 순수함이 있었을 수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하고, 이들의 관계에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망가질 상황에서는 과감히 자신을 내려놓는 코믹함은 극적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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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아인(사진 왼쪽)과 신세경/사진=SBS '육룡이 나르샤' 공식 홈페이지


이방원에게 느끼는 연민, 공감의 감정은 유아인의 연기에서 시작되고 끝을 맺고 있다. 넉살, 능청스러운 모습을 보이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으로 시청자들을 압도하는 기운을 내뿜고 있다. 웃고 있으면서도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수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모습은 '왕의 자질'을 가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유아인이 앞으로 보여줘야 할 이방원의 또 다른 모습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육룡이 나르샤'를 통해 '이방원=유아인'이라는 공식이 만들어진 순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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