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클릭비를 만나다③

박한빛누리 더스타 / 입력 : 2015.11.14 09:12 / 조회 : 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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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클릭비 /사진제공=더스타


2002년, '백전무패'로 승승장구하던 클릭비가 'To Be Continued' 앨범을 마지막으로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누군가는 자신의 음악을 하겠다며 떠났고, 또 누군가는 배우의 길로, 다른 누군가는 사업가로 변신했다. 그렇게 13년이 흘렀다. 떨어져 지내는 동안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던 그리움. 모두가 알고 있었다. 클릭비는 일곱 명일 때 가장 멋진 그룹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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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비 강후 /사진제공=더스타


강후, 클릭비의 영원한 리더

클릭비 활동이 잠정 휴식기에 들어가자 리더 김태형은 이름을 강후로 개명했다. 배우로 전향하겠다는 굳은 의지에서였다.

"쉽지 않았어요. 뮤지컬도 몇 작품 했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 힘들 때마다 '직업을 바꿀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정말 마지막으로 딱 한 번 도전하고 정리하자' 생각하던 찰나, 클릭비 재결합 이야기가 나왔다. 강후에겐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앞으로 크게 정해진 개인 활동 계획은 없어요. 각자 회사가 다르잖아요. 음원 발매 후 콘서트가 끝나면 그때 개인적인 일들을 타진해보려고 해요. 저도 이번 활동을 하면서 감을 찾아보려고요. 내공이 쌓이면 무대에 오르든 카메라 앞에 서든 예전보다 좀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요?"

강후는 생각보다 더 자유롭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었다. 어떤 틀에 자신을 가두기보다는 그때그때 유연하게 대처할 줄 아는 사람.

"이름을 바꿨다고 뭔가 인생이 뒤바뀔 만한 일이 생기는 건 아니더라고요. 그렇다고 딱히 속앓이할 만한 일도 없었어요. 근데 이름을 바꾸고 클릭비가 모였거든요? 왠지 앞으로 더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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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비 노민혁 /사진제공=더스타


노민혁, 바닥부터 다시 시작한 남자의 저력

13년의 시간 동안 노민혁은 '애쉬그레이'(Ashgray, 잿빛)였다고 표현했다.

"클릭비를 탈퇴한 뒤, 많이 방황했어요. 클릭비 내에서 인기가 상위권도 아니었고 노래를 했던 멤버도 아니었거든요."

인디 신으로 발길을 돌렸으나 쉽지 않았다. '아이돌은 진짜 음악을 못한다'는 편견을 이길 수가 없었다. 그렇게 그는 양쪽 모두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 무대가 없으니 지하철, 홍대 길거리 등에서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불렀다.

노민혁이 만든 밴드 '애쉬그레이'는 사실상 거리 공연 1세대였다. 실력이 출중하니 입소문은 빠르게 퍼져 나갔다. 하나둘씩 애쉬그레이를 따라 하는 이들이 생겼고, 이때부터 한국의 버스킹 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애쉬그레이의 첫 방송 출연은 음악 방송이 아니라 거리 문화를 소개하는 KBS2 '8시 뉴스'였다.

"'클릭비하다가 길에서 노래한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어요. 너무 서러웠지만 그래도 가끔씩 찾아와서 ‘클릭비’를 외쳐주는 팬이 있었고 몇 달에 한 번씩 모이는 클릭비 멤버들이 있어 정말 큰 힘이 됐답니다."

물론 지금은 '불후의 명곡'에 출연할 만큼 저력 있는 밴드로 성장했으니 과거의 아픈 기억은 모두 술자리 에피소드로 웃으며 흘려보내도 괜찮을 것 같다. 13년 만의 재결합. 이제 그는 정말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생각에 한껏 들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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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비 하현곤 /사진제공=더스타


하현곤, 드러머에서 싱어송라이터가 되기까지

'하현곤팩토리'라고 들어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현곤은 이 이름으로 매달 한 곡씩 음악을 발표한다. 벌써 4년이나 됐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내 시급보다 비싼 카라멜 마끼아또'. 한창 최저 시급이 이슈가 되면서 만든 노래다. 그의 음악에는 이렇게 솔직 담백한 매력이 있다. 물론 공백기 내내 하현곤이 음악에 집중한 것은 아니다. 그사이에는 부모님의 성화에 못 이겨 미용사가 되기 위해 미용 학원에 다닌 '웃픈' 사연도 있다. 물론 3개월도 못 버티고 도망쳤다. 그리고 군대를 다녀왔다.

우연히도 멤버 우연석이 기획사를 차린 것이 신호탄이 돼줬다. 그와 협력하여 솔로 앨범을 작업하기로 뜻을 모은 것이다. 이게 바로 하현곤팩토리의 탄생 배경이다. 드러머였던 그는 독학으로 기타를 배우고 지인에게 빌린 싸구려 기계로 미디를 만들었다. 건반을 치면서 기타 치고 녹음하고 가사 쓰고. 같은 일을 10여 년 하다 보니 이제는 제법 오선지를 볼 줄 아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사실 클릭비 활동을 접고 드럼을 놓은 지가 10년이 넘었어요. 이번 활동을 위해 다시 드럼 연습에 매진하고 있어요. 뭔가 너무 편안하다고 할까요? 진짜 예전 클릭비 하현곤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어요."

스타뉴스 더스타=박한빛누리 기자 today@mtstarnews.com / 사진 더스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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