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MLB산책] ML의 가을야구, 그 판도는?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 입력 : 2015.10.06 07:28 / 조회 : 2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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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의 계절이 왔다. 메이저리그가 6개월이 넘는 ‘마라톤’ 정규시즌을 거쳐 10개 팀을 가려내고 ‘제2의 시즌’ 플레이오프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파란만장했던 시즌을 거치면서 나온 가장 큰 이변은 프리시즌 월드시리즈 우승후보 0순위로 꼽혔던 워싱턴 내셔널스가 포스트시즌에도 오르지 못한 것이었고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에이스와 넘버 2 선발투수를 각각 프리시즌과 시즌 2차전에 잃었던 텍사스 레인저스와 젊은 선수들이 주축으로 내년 시즌부터나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됐던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각각 디비전 챔피언과 와일드카드로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낸 것도 예상을 뒤엎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피츠버그 파이리츠, 시카고 컵스, LA 다저스(이상 내셔널리그)와 캔자스시티 로열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뉴욕 양키스 등은 예상대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이름을 올렸다. 포스트시즌 매치업을 기준으로 가을야구 시즌의 판도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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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가 와일드카드로 내셔널리그의 가을야구에 동참했다. 사진은 스탈링 마르테(오른쪽). /AFPBBNews=뉴스1





■내셔널리그(NL)


플레이오프 시드

1. 세인트루이스 (100승62패)- 중부 챔피언

2. LA 다저스 (92승70패)- 서부 챔피언

3. 뉴욕 메츠 (90승72패)- 동부 챔피언

4. 피츠버그 파이리츠 (98승64패)- 와일드카드

5. 시카고 컵스 (97승65패)- 와일드카드

와일드카드 게임; 시카고 대 피츠버그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2등과 3등이 단판승부로 맞붙어 진 팀은 그대로 시즌이 끝난다. 진 팀에겐 정말 억울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아메리칸리그라면 톱시드로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었고 내셔널리그 다른 두 지구 우승팀보다 5~8승을 더 올렸을 만큼 강력한 월드시리즈 우승후보지만 줄을 잘못 선 탓에 둘 중 하나는 단판승부 후 보따리를 싸야 하는 처지다.

피츠버그는 정규시즌 마지막 날 신시내티 레즈를 꺾은 덕에, 파죽의 8연승으로 시즌을 마친 컵스를 한 게임차로 뿌리치고 힘겹게 홈필드 권리를 지켜냈다. 벼랑 끝 단판승부가 홈경기라는게 위안거리이긴 하지만 지난해 경험을 생각한다면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지난해 NL 와일드카드 게임에서 피츠버그는 ‘매디슨 범가너’라는 걸출한 에이스를 내세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안방에서 0-8로 완패해 시즌을 마감했다. 당시 완투한 범가너는 탈삼진 10개를 쓸어담으며 피츠버그 타선을 4안타와 볼넷 1개로 영봉시켰다.

그리고 이번 상대인 컵스는 범가너에 버금가는 또 한 명의 초특급 에이스를 마운드에 올린다. 올 시즌 NL 사이영상 유력한 후보인 우완투수 제이크 아리에타(22승6패, 방어율 1.77)는 이번 시즌 피츠버그를 상대로 5경기에 선발 등판, 3승1패, 방어율 0.75를 기록했다. 컵스는 아리에타가 선발로 나선 마지막 18경기에서 17승을 거둬 ‘아리에타=승리’라는 공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패한 유일한 경기는 지난 7월25일 당시 필라델피아 필리스 소속이던 콜 해멀스가 노히트 노런을 기록한 경기였다.

이에 맞서 피츠버그는 에이스 개릿 콜(19승8패, 방어율 2.60)을 선발로 내세웠다. 콜은 시즌 컵스를 상대로 4차례 선발 등판해 2승1패, 방어율 2.13을 기록, 호투했으나 아리에타의 기록엔 밀리는 느낌이다. 양팀간의 시즌 맞대결 전적도 컵스가 11승8패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피츠버그는 이 고비만 넘긴다면 충분히 월드시리즈 우승도 노려볼 만한 전력을 갖췄지만 과연 아리에타라는 높은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디비전 시리즈; 뉴욕 메츠 대 LA 다저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비싼 팀인 다저스는 사실 몸값만큼 기대를 충족시켰다고 할 수 없는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클레이튼 커쇼(16승7패, 2.33)와 잭 그레인키(19승3패, 1.66)라는 걸출한 선발 원투펀치를 보유하고 있어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도 이길 수 있는 팀이다. 이들을 제외하면 믿을만한 선발투수가 없다는 점이 아킬레스 건이지만 지난 2001년 랜디 존슨과 커트 쉴링이라는 초특급 투톱을 앞세워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생각하면 둘만으로도 충분할지 모른다.

상대인 메츠는 제이콥 디그롬(14-8, 2.60), 노아 신더가드(9-7, 3.24), 맷 하비(13-8, 2.71), 스티븐 매츠(4-0, 2.27)로 이어지는 탄탄한 선발진을 내세운다. 원투펀치 비교에선 다저스에 당할 수 없지만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로테이션이고 선수층에선 오히려 더 앞선다. 문제는 커쇼와 그레인키가 나서는 경기에서 최소한 1승, 어쩌면 2승을 따내야 한다는 것이다. 메츠로선 이들이 선발로 나서는 경기에서 승부를 불펜싸움으로 끌고 갈 수 있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시리즈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님은 분명하다.

디비전 시리즈; 피츠버그 or 시카고 대 세인트루이스

올 시즌 유일한 100승 팀인 세인트루이스는 시즌 내내 최고의 팀이었지만 9월1일 이후엔 15승16패로 승률이 5할에도 못 미쳤다. 더구나 팀의 핵심선수인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가 9월 중순에 엄지손가락 인대가 부분 손상되는 부상을 당해 정규시즌 마지막 2주동안 뛰지 못한 상태다. 몰리나는 플레이오프에선 돌아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돌아오더라도 100%가 아닌 몸 상태로 나선다면 카디널스로선 상당한 전력 손실이 불가피하다.

한 가지 세인트루이스에게 유리한 상황은 피츠버그나 시카고가 모두 에이스 콜과 아리에타를 와일드카드 경기에 내보내기에 5전3선승 시리즈인 디비전 시리즈에선 이들을 한 번만 상대하면 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누가 올라오든 지금 세인트루이스로선 결코 쉽지 않은 매치업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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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의 텍사스가 지구우승을 달성했다. /AFPBBNews=뉴스1





■아메리칸리그(AL)

플레이오프 시드

1. 캔자스시티 로열스 (95승67패)- 중부 챔피언

2. 토론토 블루제이스 (93승69패)- 동부 챔피언

3. 텍사스 레인저스 (88승74패)-서부 챔피언

4. 뉴욕 양키스 (87승75패)- 와일드카드

5. 휴스턴 애스트로스 (86승76패)- 와일드카드

와일드카드 게임; 휴스턴 대 뉴욕

휴스턴은 정규시즌 마지막 날 애리조나에 패하는 바람에 와일드카드 게임을 안방에서 치를 기회를 날려버리고 말았다. 휴스턴은 정규시즌 홈에선 53승28패로 토론토와 함께 AL 최고의 홈팀이었지만 원정경기에선 33승48패로 모든 플레이오프 팀들 가운데 가장 성적이 나빴다. 또 이날 경기에 선발로 나서는 에이스 달라스 카이클(20승8패, 2.48)도 사정이 비슷하다. 홈에선 15-0, 방어율 1.46의 철벽 투구를 보였지만 원정경기에선 5승8패, 3.77로 평범한 투수였다. 피안타율도 홈에선 0.186, 원정에선 0.253으로 차이가 크다. 이 경기 승부의 향방을 결정짓기에 충분한 위력을 지닌 수치들이다.

하지만 카이클은 올 시즌 양키스를 상대로 두 차례 선발등판, 완봉승 1회 포함, 16이닝 무실점의 눈부신 성적을 남겼다. 지난 8월25일엔 양키스타디움에서 7이닝동안 볼넷없이 삼진 9개를 솎아내며 3안타 무실점 역투로 승리를 챙겼고 6월25일엔 홈에서 9이닝을 완투하며 삼진 12개를 쓸어담고 6안타와 볼넷 1개만 내주고 완봉승을 거뒀다.

한편 양키스는 일본인 에이스 다나카 마사히로(12승7패, 3.51)를 진작부터 이 경기 선발로 점찍고 준비를 해왔지만 정작 다나카는 올해 휴스턴을 상대로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딱 한 차례 선발 등판해 승패는 기록하지 않았으나 5이닝동안 홈런 3방 포함, 7안타로 6실점해 방어율 10.80의 부진을 보였다. 과연 양키스의 홈필드 어드밴티지가 선발투수의 약세를 상쇄할 지가 궁금하다.

디비전 시리즈; 텍사스 대 토론토

두 팀은 지난 7월말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각각 콜 해멀스(텍사스)와 데이빗 프라이스(토론토)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그 것이 적중해 포스트시즌에 골인하는데 성공했다. 8월1일 이후 전적에서 토론토는 40승18패로 AL 1위, 텍사스는 38승22패로 2위다. 지난 두 달동안 AL에서 가장 뜨거웠던 두 팀이 맞붙는 시리즈다.

객관적 전력 비교에선 토론토가 확실히 앞선다. 토론토는 올 시즌 총 득점 891점으로 2위 양키스(764)를 127점차로 제치고 메이저리그 1위에 올랐을 뿐 아니라 홈런, 출루율, 장타율에서 모두 메이저리그 1위다. 텍사스는 751득점으로 3위에 오르긴 했으나 나머지 부문은 모두 중위권 정도다. 피칭에서도 토론토가 거의 모든 부문에서 우위를 보였다. 프라이스(18-5, 2.45), 마커스 스트로맨(4-0, 1.67), 마르코 에스트라다(13-8, 3.13), R.A. 딕키(11-11, 3.91)가 포진한 토론토의 선발진이 해멀스(13-8, 3.65), 데렉 홀랜드(4-3, 4.91), 콜비 루이스(17-9, 4.66), 요바니 가야르도(13-11, 3.42)가 나서는 텍사스보다 나아 보인다.

디비전 시리즈; 휴스턴 or 양키스 대 캔자스시티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을 노리는 캔자스시티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거의 굳어진 9월1일 이후 11승17패로 휘청거리면서 한때 토론토에 톱시드 위치를 빼앗겼다가 10월에 벌어진 마지막 4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는 것으로 정규시즌을 마감하며 톱시드를 되찾았다.

올해 캔자스시티는 휴스턴과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모두 2승4패로 열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AL 챔피언인 캔자스시티의 저력은 포스트시즌에선 다시 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최소한 ALCS 진출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양키스는 좌완 에이스 C.C. 사바티아가 알콜중독으로 재활원에 입소하게 돼 이번 포스트시즌에 아예 뛰지 못하게 되면서 가뜩이나 믿음직스럽지 못한 선발진이 더욱 취약해졌다. 또 다나카 역시 와일드카드 게임에 나서고 나면 디비전 시리즈에선 한 번 밖에 못 나온다. 그리고 그것은 휴스턴의 에이스 카이클도 마찬가지다. 캔자스시티로선 9월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면 ALCS 진출은 무난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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