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이 밝힌 '인간 김종민', 유지태, 주드로(인터뷰②)

KBS 2TV 일일드라마 '오늘부터 사랑해' 정윤호 역 고윤 인터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5.08.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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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윤 /사진=이정호 인턴기자


(인터뷰①)에서 계속

'인간 고윤'의 사랑을 이야기할 때다.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미국에서 다녔는데 산골이었어요. 가령 3개월을 사귄다 치면 전화로 반, 편지로 반 이렇게 사귄 경험 밖에 없어요. 정말 완전한 산골이었어요. 고등학교 때도 한인이나 아시아인이 운영하는 슈퍼마켓 같은 게 아예 없었어요."

어린 시절 미국에서 살았던 이야기가 이어졌다. 지금의 진중한 고윤이 만들어진 시절이다.

"제가 중학교 3학년 때 미국으로 갔어요. 중학생 때는 정말 까불거렸죠(웃음). 한국에서 도시에서 살다가 중3 때 산골로 가 통제 받는 삶을 사니까 혼란이 많이 왔어요. 밤 10시만 되면 불이 다 꺼지고 인터넷도 꺼지는 곳이었거든요. 두발 제한에 옷도 넥타이까지 해야 되고. 저도 모르게 확 바뀌었죠.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거든요."


소년 고윤은 산골에서 외로웠지만 거기는 미국이었다. 문화적인 성숙을 가능케 했다.

"문화적인 부분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가령 자동차를 예로 들면 한국인들은 무채색을 많이 좋아하잖아요. 미국에서는 정말 보라색, 연두색, 노란색 차들도 흔해요. 이게 뭐냐면 어떤 하나만 쫓아가지 않아도 된다는 거예요. 다양성을 인정하는 거죠. 이에 연기할 때도 많이 도움이 돼요. 조금 달리 보게 되는 거죠. 수업 방식도 제 스스로 많이 생각하게 하는 수업들이 많았어요. 가령 미술 전시회를 간 뒤 그에 관련한 자신의 생각을 담은 에세이를 쓰게 해요. 고교 시절엔 에세이의 연속이었던 것 같아요. 글을 쓰고 또 쓰면서 생각의 폭이 많이 넓어졌어요."

고윤은 대학(리하이대학교)에서는 회계학을 전공했다. 지금은 휴학 중이다.

"회계학은 CPA 자격증도 따고 그래야 해서 너무 힘든 공부에요. 전 연구하기보다는 표현하는 직업을 갖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림도 많이 그리고 연기도 해보고 했죠. 연기는 공식을 따라 답을 찾기보다는 열려 있는 답을 찾아가는 거잖아요. 그 과정이 계절마다 다르고 해마다 다른 것 같아요. '오늘부터 사랑해'에서 윤승혜와 정윤호가 벤치에 앉아 있는 신이 있었는데 되게 진지한 신이었어요. 왜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는 거죠. 윤호가 이렇게 얘기해야했으니까요. 그날따라 공원의 날씨가 너무 좋았어요. 풀도 흔들리고. 그 대사는 누구나 다 승혜에게 진지하게 해야 하는 신인데, 저도 모르게 콧노래를 부르며 다리를 떨면서 했어요. 감독님이요? 너무 좋아하셨어요. 윤호처럼 가볍게 하니까 더 그 감정이 사는 것 같다고요. 그게 연기의 재미인 것 같아요. 남들이 생각하는 특정 연기톤이 아니고 설령 틀리더라도 시도를 해볼 수 있으니까요."

그는 "성격이 기분파냐"는 물음에 "약간 그렇다"면서 "어떤 날은 밝다가 또 어떤 날은 혼자 조용히 있고는 한다"고 말하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고윤은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다 2008년에 귀국해 입대했다.

"유학생 치고는 군대를 빨린 간 편이죠. 빨리 입대하고 싶었던 이유가 있었어요. 명확한 꿈이 없었거든요. 간절히 바라는 꿈이 없어서, 꿈을 빨리 찾고 싶어서, 그리고 생각을 많이 해보고 싶어서 입대를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생각은 많이 했냐"고 물으니 "군대 갔다 오신 분들은 알겠지만, 근무 서면서 정말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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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윤 /사진=이정호 인턴기자


제대 후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휴학을 했다. 영화 스태프로, 또 몇몇 영화에서 단역을 한 뒤 정식 배우 데뷔는 지난 2013년 KBS 2TV 드라마 '아이리스2'로 했다. 이후 MBC '호텔킹', '미스터백', 영화 '국제시장', '오늘의 연애'에 출연한 뒤 '오늘부터 사랑해'로 긴 호흡의 연기를 했다. 일일드라마는 배우들의 부모님이 좋아하는 장르다. 시청 연령대가 미니시리즈보다는 높고 방송 기간도 길다보니 주변 지인들의 반응이 뜨거운 경우가 많다.

"일단 부모님(그의 아버지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다) 모두 직업이 있으셔서 저녁 식사하고 들어오시면 제 방송이 끝나 있어요. 주말드라마는 챙겨보시는데 일일드라마는 거의 못 보세요(웃음). 딱히 식구들에게 제 연기에 대한 느낌을 물어본 적은 없어요. 언젠가 한번 줄거리를 물어보셔서 말씀드린 적은 있어요."

배우로서 로모델을 물으니 유지태, 이정재, 주드 로(Jude Law), 에단 호크(Ethan Hawke)를 들었다.

"유지태 선배님은 초등학교 때부터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하하하. 그 얘기를 듣다보니 관심이 가고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선배님은 단지 연기만하는 게 아니라 클래식을 좋아하고 연출도 하고 영화도 만들잖아요. 그 분과 저의 공통점을 찾아봤더니 생각보다 가치관이 닮았더라고요. 언젠가 파티를 갔는데 유지태 선배님이 김효진 선배님 하고 같이 오셨더라고요. 김효진 선배님이 저를 보더니 웃어요. 닮았다고. 선배님 닮았다고 해서 배우를 꿈꾸게 됐다고 말씀드렸죠. 유지태 선배님하고 샵(미용실)도 같이 다녔어요(웃음)."

이정재에 대한 이야기로 옮아갔다.

"이정재 선배님은 닮고 싶은 구석이 많죠. 쿨하면서 섹시하고 너무 댄디하고. 진짜 팔색조 같아요. 그 분의 청춘물을 많이 동경해요. 정우성 선배님하고 했던 '비트'. 그 영화도 너무 좋고, '공룡선생'도 좋아해요. 그 분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90년대 작품인데도 지금 봐도 세련됐어요."

할리우드 배우들은,

"주드 로는 예전에 고등학교 때 패션 잡지를 보다 반했죠. D광고였는데 주드 로가 머플러와 하늘색 재킷을 입고 있는데 너무 섹시하더라고요. 어떻게 저런 미니멀한 옷을 입고 있는데 저리 섹시할까, 감동했어요. 주드 로는 이 빠진 노인, 바람둥이, 양아치...그 연기의 범주가 너무 넓더라고요. '아메리칸 스나이퍼'에서는 저격을 하는데 눈빛 연기가 너무 깊어서 저렇게 눈으로 하는 연기를 나도 하고 싶다, 푹 빠진 적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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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윤 /사진=이정호 인턴기자


"에단 호크는 저와 닮아서 좋아했어요. 하하하. 동양인인데도 에단 호크와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죽은 시인의 사회'를 시작으로 '비포 선 라이즈'까지 출연작을 빼지 않고 봤죠. 당당하게 툭툭 던지는 연기, 정말 매력적이에요."

이제 갓 '배우'로서 발을 내딛은 고윤은 조급함은 없다고 했다.

"신기한 게 계속 궁금하기만 해요. 더 하고 싶고 그래요. 조급하지는 않아요. 차근차근 다 밝고 싶어요. 지금은 즐기고 싶습니다. 한 번에 기회가 올 거야, 한 번에 올라갈 거야 보다는요. 계단을 다 밟고 올라가면 내려올 때도 그 계단을 밟고 내려올 것 같아요."

배우로서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일까.

"연기 시작한지 얼마 안돼서 감히 제가 어떤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하고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단, 이미지나 이름으로 기억되는 연기자보다는 어떤 작품에서 어떤 장면을 연기했을 때 가슴에 전율을 줄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그게 제 목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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