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 1군 제외, 정말 '휴식 차원' 배려일 뿐일까?

창원=김우종 기자 / 입력 : 2015.08.29 06:20 / 조회 : 3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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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로저스. /사진=OSEN



한화 외국인 투수 로저스가 국내 무대 데뷔 후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치열한 순위 싸움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팀 내 최고 에이스를 스스로 거둔 상황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 이글스는 28일 오후 창원 마산구장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 경기에서 8-5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에 앞서 한화는 투수 로저스와 내야수 신성현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대신 투수 구본범과 정대훈을 1군으로 콜업 했다.

다소 의외의 결정이다. 로저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에이스다. 로저스는 앞서 5차례 등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1.79를 기록했다. 2차례 완봉승과 1차례 완투승을 각각 따냈다. 앞으로 한화가 5강 싸움을 펼치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투수다.

이날 로저스의 1군 엔트리 제외에 대해 한화 구단 관계자는 "체력 안배 차원에서 말소됐다. 앞으로 1군과 동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특별한 이유에 대해서는 분명히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비단 체력 관리 차원의 이유뿐 아니라 여러 가지 복합적인 상황이 맞물린 기운데,1군 엔트리서 제외될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 한화 구단의 설명처럼 휴식 차원의 1군 엔트리 제외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로저스는 지난 6일 LG를 상대로 치른 데뷔전에서 완투승을 따냈다. 투구수는 116개. 이어 11일에는 kt를 상대로 108개의 공을 뿌린 채 완봉승을 거뒀다.

4일 휴식 후 나선 16일 삼성전에서는 7⅓이닝 동안 123개의 공을, 22일 KIA전 역시 123개의 투구 수를 기록한 채 완봉승을 장식했다. 그리고 28일 경기서는 자신의 KBO리그 한 경기 최다 투구수인 129개의 공을 던졌다. '116-108-123-123-129'. 로저스는 시차 적응도 채 되지 않은 가운데 데뷔전을 소화했다. 그런 로저스가 힘이 떨어졌다고 해도 충분히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로저스가 난폭한 행동을 한 뒤 1군 엔트리 제외라는 결정이 내려져 또 다른 추측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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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로저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로저스는 지난 27일 마산 NC전에서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에 크게 흥분하는 모습을 보인 채 스스로 무너졌다. 결국 6이닝 동안 4피안타 3볼넷 9탈삼진 3실점(3자책)을 기록하며 국내 무대 첫 패배를 떠안았다. 특히, 더그아웃에 들어간 뒤 글러브까지 내팽개치는 다혈직적인 기질도 보여줬다.

그리고 다음날인 28일 NC전을 앞두고 한화는 로저스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이제 로저스는 10일이 지난 뒤 1군 엔트리에 다시 등록할 수 있다. 다양한 추측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한화 김성근 감독은 28일 경기를 앞두고 통상적으로 진행하는 취재진과의 사전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김 감독 역시 심기가 불편하다는 것은 분명한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떠올릴 수 있는 것이 바로 '경고성 메시지'를 전하는 차원에서의 1군 엔트리 제외다. 로저스는 전날 6회에 심판 판정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며 정신적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또 4회 2사 후에는 NC 주장 이종욱을 상대로 9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이종욱을 쳐다보면서 히죽히죽 웃는 모습을 노출했다.

이에 대해 NC 주장 이종욱 역시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표현했다. 28일 경기를 앞두고 이종욱은 전날 상황에 대해 "우리 선수단 역시 경기 중 로저스가 했던 행동들을 전부 다 알고, 또 느끼고 있었다. 보기가 썩 좋지 않았다. 또 이는 한국 야구를 무시하는 것으로도 읽혀질 수 있다"면서 "하지만 문화 차이에서 나온 행동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점점 나아질 거라 본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의 머릿속에는 스타 플레이어나 신인급 선수나 모두 같다. 즉, 아무리 정근우라고 해도 1회 수비서 몇 차례 실수가 나오면 바로 문책성 교체 지시가 나온다. 또 공격 선봉 이용규 역시 특타를 소화할 때가 있다. 팀 분위기를 해치는 선수가 있으면 아무리 스타라고 해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앞서 탈보트는 지난 5월 10일 부산 롯데전에서 보크 판정을 받자 글러브를 던지며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결국 탈보트는 가차 없이 다음날 2군행 통보를 받았다. 더불어 오는 9월 1일 확대 엔트리(5명 추가) 제도가 시행되는데, 굳이 로저스를 제외했어야 했나하는 의문점도 남는다.

한화는 로저스가 절실한 상황서 오히려 1군 엔트리 제외라는 과감한 선택을 감행했다. 과연 이번 엔트리 제외로 로저스가 향후 더욱 큰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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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로저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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