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 이정재 저격수 허지원 "선배들 응원, 용기 얻었죠"(인터뷰)

영화 '암살' 명우 역 허지원 인터뷰

김소연 기자 / 입력 : 2015.08.21 08:25 / 조회 : 10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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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원/사진=이동훈 기자


이제 겨우 두번째 상업영화 조연. 하지만 허지원(27)의 존재감은 강렬했다. 전지현과 이정재의 곁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이정재의 저격수로서 마지막엔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했다. 스크린 데뷔는 지난해 개봉한 '신이 보낸 사람'이 처음이지만 10년 가까이 연극 무대와 독립영화, 단편 영화 등을 통해 기초를 닦은 내공이 '암살'에서 발휘된 것. 앞으로 허지원이라는 이름 석자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도 이 배우의 만만치않는 기량에 있다.

전지현과 이정재, 하정우, 오달수, 조진웅, 최덕문, 김해숙, 조승우 등 별들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별들이 총출동했던 '암살'에서 허지원은 경력으로도, 나이로도 막내였다. 허지원이 연기한 명우는 김구 임시정부의 막내이자 두 얼굴의 변절자 염석진(이정재 분)의 정체를 알게 된 후 죽을 뻔한 위험에 휩싸이는 인물이다. 이후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암살단 대장 안옥윤(전지현 분)과 함께 시원한 저격을 펼치며 관객들의 답답함을 풀어주는 캐릭터다.

하지만 허지원은 "긴장해서 잠도 제대로 못잤다"며 "선배들이 챙겨주신 덕분에 촬영을 잘 마칠 수 있었다"고 함께 연기한 선배들에게 모든 고마움을 전했다.

"마지막 엔딩 장면을 찍기 위해서 정말 많이 연습했어요. 워낙 중요한 장면이니까요. 수화도 농아학교가서 직접 배워오고요. 그런데도 긴장을 해서인지 잠도 안 오더라고요. 현장에서도 말도 안되게 NG도 자꾸 냈어요. 그때 이정재 선배가 '명우가 엔딩이라는 부담감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엔딩이라 생각하지 말고 편하게 해'라고 말해 주시더라고요. 그때부터 긴장이 풀렸어요. 정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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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선 짧게 지나가지만, 마지막 엔딩 장면을 찍기 위해서 꼬박 2일을 투자했다. 허지원 역시 2시간에 걸쳐 특수 분장을 한 채 오롯이 명우로 지냈다. 허지원은 "분장한 얼굴이 전혀 답답하지 않았다"며 "대기하는 시간들도 명우가 되기 위해 연습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염석진에게 공격을 받아 왼쪽 뺨이 함몰되고 그러면서 성대를 다치고 목소리를 잃어버렸다는 설정이었어요. 이런 명우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2시간 동안 특수분장을 한거죠. 입에 피스를 붙이고 있어서 밥 먹기도 힘들어서 촬영할 때엔 끼니를 걸렀던 것 같아요. 그래도 공들였던 만큼 잘 나온 것 같아서 좋더라고요.(웃음)"

허지원의 연기에 연출자인 최동훈 감독도 "다음에 또 같이 하자"고 말했다고. 허지원은 "감독님의 다음 작품도 꼭 출연하고 싶다"고 말하자 최동훈 감독도 "그래, 그러자"고 답했다는 것. 김윤석, 유해진, 최덕문 등 전작에서 조연으로 출연했던 배우들에게 더 큰 배역을 주며 매력을 끌어 내줬던 최동훈 감독이 다음엔 허지원의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간다.

"명우라는 역할이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이라는 설정이라 그 나이 또래 연기자들은 모두 오디션을 봤다고 하더라고요. 감독님께서는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이 좋으셨데요. 1차 오디션을 보고 2차 오디션을 봤는데, 명우의 모습이 보였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것만 해도 감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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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원/사진=이동훈 기자


허지원은 1시간여의 인터뷰 내내 "좋았다", "감사했다", "행복했다"는 말을 반복해서 했다. 단순히 자신의 작품이 출연한 작품이 잘됐다는 기쁨 외에 하고 오랫동안 하고 싶던 일의 첫 단추를 끼웠다는 점에서 더욱 격한 감정을 드러낸 것.

허지원은 중학교때까지만 해도 축구선수를 꿈꾸던 소년이었다. 2002년 월드컵으로 축구 열기가 극에 달했을 시점에 허지원은 무리한 운동으로 다리 부상이 심화 됐고, 결국 축구가 아닌 연기자로 진로를 바꿨다. 고등학교때부터 각종 청소년 연극제에 참가하며 차근차근 이력을 쌓았고, 오수와 팔수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는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연극원도 한 번에 붙었다.

"처음에 학교에 들어갔을 땐 전 제가 천재인 줄 알았어요.(웃음) 그런데 바로 깨달았죠. 이 세상엔 정말 잘난 사람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학교에서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요즘 한예종 출신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는데, 변요한 형, 임지연, 김고은 모두 학교 다닐 때부터 열심히 했던 사람들이라 잘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들의 모습을 보니 기분도 좋고, 저도 그런 방향성을 갖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죠."

그래서였을까. 학교생활을 하고, 연극을 했던 지난 10여 년이 시간에 대해서도 허지원은 "힘들지 않았다"며 "행복했던 순간들이었다"고 말했다.

"힘들었던 건 돈이 없다는 건데, 없으면 없는 대로 살면 되니까요.(웃음) 친구들이랑 술도 싼 데서 먹고요. 그래서 지금도 행복하고, 앞으로도 이렇게 열심히 하고 싶어요. 작품을 가리고 싶진 않지만, 작품을 보는 눈은 있는 배우였으면 해요. 작든 크든 좋은 작품에 많이 참여해서 성장하고, 언젠가는 긴 호흡으로 극을 이끌어보고 싶다는 마음은 있어요. 지금까진 해보고 싶은 것도 너무 많고요. 그래서 더 열심히 잘해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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